일베, 국정원 버스를 타다

2013. 6. 1. 18: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21] 지난 5월24일 아침 8시께부터 서울역 광장 옆 파출소 앞에 사람들이 한두 명씩 모여들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대부분이었고, 또래 여성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10분쯤 뒤 짙은 검은색 창문의 국정원 버스가 경찰기동대 버스 뒤에 정차했다. 버스에서 국정원 직원들이 내려 주위를 경계하는 동안 파출소 앞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은 버스 앞에 줄을 섰다. 말쑥한 정장 차림의 직원이 손에 든 참가자 명단과 사람들이 내민 신분증을 일일이 확인한 뒤 가슴에 국정원 마크 스티커를 붙여 탑승시켰다.

최근 국정원이 극우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들이 포함된 누리꾼들을 대상으로 안보 특강을 열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국정원은 사회적 비판 여론에도 이날 행사를 강행했다.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픽업 시간과 장소도 바꾸지 않았다.

기자가 다가가 "국정원 버스가 맞냐"고 물었다. 질문을 받은 국정원 직원들은 탑승 절차를 중단한 뒤 버스 문을 닫고 급히 시동을 걸었다.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해 남영동 방향으로 향했던 버스는 20여 분 뒤 참가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파출소 앞으로 되돌아왔다. 이날 서울역 앞에선 일베 회원들이 포함된 누리꾼 30여 명이 국정원 버스를 탔다. 국정원 관계자는 모든 질문에 "모른다"고 했고, "아무것도 답해줄 수 없다"고 했다. 국정원 직원이 촬영을 막으면서 사진기자와 충돌을 빚기도 했다. 국정원은 이날 서초구 양재역 인근에서도 참가자들을 태워 내곡동 본원으로 이동했다.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글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21][한겨레신문]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Copyright © 한겨레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