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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 조교가 체벌·성희롱.. 공포의 수련회

입력 2013. 06. 05. 04:27 수정 2013. 06. 05.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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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쳤다고 새벽에 30분간 기합 허벅지 고통 호소에도 "꾀병"

[서울신문]서울 성북구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최모(14)군은 지난달 29일 충북 괴산군에 위치한 B수련원으로 수련회를 갔다가 조교의 과도한 체벌에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화장실에 가기 위해 새벽에 잠을 깬 최군은 장난을 치던 다른 친구들 8명과 함께 조교에게 불려나가 기합을 받았고 30분 동안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면서 두 번이나 쓰러졌다. 이 과정에서 허벅지와 무릎에 심한 통증을 느낀 최군은 고통을 호소했지만 조교는 "왜 너만 꾀병을 부리느냐"며 오히려 더욱 과도한 체벌을 줬다. 2박 3일의 수련회 기간 내내 다리에 심한 통증을 느낀 최군은 집으로 돌아온 뒤 피가 섞인 소변을 보는 등 상태가 더 악화됐다. 최군은 현재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최근 많은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심신 수련을 돕는다며 수련회를 떠나는 가운데 과도한 체벌과 기합에 멍드는 학생들의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청소년 수련원에서 활동하는 교사, 이른바 '조교'들은 청소년 지도자 자격증을 갖춰야 하지만 상당수 수련원에서는 이 같은 자격 조건을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군에게 과도한 체벌을 가한 조교도 청소년 지도사 자격증 없이 '청소년 지도사 보조원'이라는 직함으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도사 보조원은 말 그대로 학생들을 직접 지도할 수 있는 지도사를 돕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B수련원은 학생 지도와 체벌 등의 권한을 갖게 했다. 해당 조교는 "체벌이 과도했던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아이들이 규율을 위반해 통상적인 체벌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달에는 경기 가평군의 한 수련원에서 교관이 이곳을 찾은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휴대전화에 저장된 음란 사진을 들이밀었다가 경찰에 통신 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수백명의 학생이 숙식을 함께 하며 극기 훈련 등을 실시하는 청소년 수련원에서는 학생 지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지만 조교들의 자격에 대한 검증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강원 지역에 위치한 한 청소년 수련원 관계자는 "청소년 지도사나 레크리에이션 자격증을 딴 사람을 우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필수 조건은 아니다"라면서 "주로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이나 체육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단기로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온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들에 대한 체벌이 전면 금지된 상황에서 청소년 수련시설에 해당하는 수련원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수련원에서 학생 안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 시도교육청이 지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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