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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성추행 가해자를 런던특파원으로 내정

입력 2013. 06. 05. 17:03 수정 2013. 06. 0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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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비정규직 여사원들 상대로 성추행.."상식도 원칙도 없는 인사 조치 당장 철회하라"

[미디어오늘 조수경 기자]

MBC가 지난해 비정규직 여사원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저지른 기자를 런던특파원으로 내정해 내부 구성원들이 인사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런던특파원으로 내정된 김아무개 기자는 지난해 1월 31일 같은 부서의 비정규직 여사원 4명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음담패설과 강제로 껴안는 등 신체접촉을 이유로 내부 인사위원회에서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MBC가 이번에 김아무개 기자를 런던특파원으로 내정하자 반발이 나온 것이다. 방송사에서 특파원은 '승진'의 의미가 강하다.

MBC 여기자회는 5일 성명을 내고 "이런 기자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운 자를 특파원으로 내보내겠다는 회사의 결정은 '비상식'을 넘어 누가 봐도 기가 찰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자회는 김 기자에 대해 내려진 징계 수위와 이후 조치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여기자회는 "비정규직 신분의 어린 여사원이라는 약한 고리를 골라 성추행을 반복적으로 저지른 악질적인 범죄였다. 그런데도 파업 불참자에 대한 선심성 시혜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고작 정직 2개월이라는 경징계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김 기자는 당시 MBC 기자회의 제작거부에 참여하지 않았고, 제작거부가 이뤄지던 시기에 성추행을 저질렀다.

이어 "피해자들 중 일부는 여전히 여의도에서 근무하고 있다. 사건 당시 피해자들의 유일한 요구 사항은 '마주치지 않게만 해 달라'는 것이었다"면서 "그런데 회사는 피해자들의 요구를 '수차례' 무시해온 반면, 가해자인 김아무개에 대해서는 '선처'에 이어 특파원 발령이라는 '우대'까지 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MBC는 김 기자를 최근 여의도 본사로 복귀시켰다.

여기자회는 김 기자에 대한 인사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자회는 "본인도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기자라는 직종을 감당할 수 있는지부터 돌아보고 즉각 특파원 신청을 자진해서 철회해야 할 것"이라며 "상식도 원칙도 없는 인사 조치를 당장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한 MBC 여기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MBC라는 방송사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는데 어디까지 신뢰를 잃으려고 말도 안 되는 인사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런던특파원으로 내정된 김 기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일이 있어서 본사로 올 때면 당사자와 마주치지 않으려고 피해 다녔고 나도 힘들었다. (당사자가)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고 멀리 나가 만날 가능성을 줄이는 게 낫다는 생각을 했다"고 해명했다.

김 기자는 '피해자의 입장에선 가해자의 승진이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런 생각을 한다면 만나서 자초지종을 말하고 싶다. 마음 상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사죄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장겸 보도국장에게 내부 비판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MBC 내부에서는 김 기자의 런던특파원 내정뿐만 아니라 김대환 보도국 부국장에 대해서도 '원칙 없는 인사'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대환 부국장은 MBC가 문재인 의원의 실루엣 사진을 범죄자 보도에 사용해 물의를 일으켰던 올해 초 본사 네트워크부장을 맡고 있었다. 당시 보도는 당시 여수MBC보도팀장이 해임될 만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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