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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대화문 열어놓은 압박' 성과

입력 2013. 06. 06. 21:00 수정 2013. 06. 0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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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취임후 "원칙있는 대응·대화" 강조

북한이 6일 당국간 회담을 전격 제의한 것은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지속적인 요구 사항을 폭넓게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우리 정부가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남북 당국간 회담 제의를 오늘 북쪽이 수용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원칙있는 대북 정책'에 북한이 사실상 고개를 숙였다는 것이다. 북한이 회담을 열자면서 의제만 정하고 장소와 날짜 등은 한국 정부가 알아서 하라고 한 점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그동안 박 대통령은 '도발엔 단호히 대응하지만,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메시지를 반복해서 강조해왔다. 특히 "도발이 보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며,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 조치 등 강공을 펼 때마다 "단호한 대응"을 지시하며 북한을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

북한 문제 관련 부처를 만날 때는 더욱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놓았다. 3월27일 외교부·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박 대통령은 "북한이 벼랑끝 전술이나 도발 내지는 핵을 보유한다고 해도 하나도 얻을 것이 없고, 오히려 도발에 대해서는 대가를 치러야 된다는 인식을 가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4월1일 국방부·국가보훈처 업무보고에선 "만약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에 대해 어떤 도발이 발생한다면 일체 다른 정치적 고려를 하지 말고 초전에 강력 대응해야 할 것이다. 나는 군통수권자로서 북한의 돌발적이고 기습적인 도발에 대해 직접 북한과 맞닥뜨리고 있는 군의 판단을 신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에 군사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초강경 입장을 밝힌 것이다.

박 대통령은 미·중 등 주변국을 활용한 대북 압박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북한을 더욱 구석으로 몰았다. 취임 뒤 첫 정상외교 무대였던 미국 방문 중 5월8일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는 "그동안 북한이 도발로 위기를 조성하면, 국제사회가 일정 기간 제재를 하다가 적당히 타협해서 보상을 해주는 잘못된 관행이 반복되어 왔다. 그러는 사이에 북한의 핵개발 능력은 더욱 고도화되고, 불확실성이 계속되어 왔다. 이제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면 북한 문제와 핵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나누고 싶다. 중국은 북한이 올바른 길을 선택하도록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북한의 혈맹인 중국을 통한 대북압박 의지도 공개적으로 밝혔다.

박 대통령은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도 핵무장과 경제 건설을 함께 추진한다는 북한의 이른바 '병진 노선'이 고립을 자초할 것이라며, 북한의 변화를 거듭 촉구했다. 정부가 북한의 제안에 서울에서 회담을 열자고 밝힌 것도 주도권을 확실히 쥐고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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