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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AT' 이대로 폐기?.. 일선학교 영어교사들 의견 분분

입력 2013. 06. 21. 17:58 수정 2013. 06. 2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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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법 위주의 영어교육에서 탈피해 말하기·쓰기·듣기·읽기를 균형 있게 구사하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로 예산 390억원을 투입해 만든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니트)이 본격적으로 도입도 되기 전에 폐기 처분될 위기에 놓였다. 특히 최근 니트 2·3급(고교생용)에서 전산 오류가 드러나면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일선학교의 영어교사들은 "허탈하다"면서도 "지금이라도 문제점이 드러나 다행"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21일 교육부에 따르면 니트 주관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교육부 감사관실로부터 실태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2일 시험에서 응시자 1116명 중 58명이 자신이 써넣은 답안이 확인되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평가원은 단순한 전산오류라고 해명했지만 문제를 제기한 58명 중 일부 수험생에게 답안 작성시간을 추가로 준 사실이 드러났다. 교육부는 전산오류의 원인과 조치 과정, 답안 확인 과정 등이 공정하고 적절했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결과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다.

니트는 당초 수능 영어를 2015년부터 대체할 계획이었지만 2019년까지 미뤄지는 등 난항을 겪어왔다. 학교 현장의 준비부족과 사교육 우려 때문이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10일 "수능시험 영어를 니트로 대체하면 학생들의 학습부담이 커진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자 시험 자체가 폐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오는 8월 입시정책과 관련된 정책을 발표할 때 니트에 대한 입장도 정리할 것"이라고 말을 아끼고 있다.

일선 교사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경기도의 한 영어 수석교사는 "4년 가까이 (니트를) 현장에 적용시키려고 노력했는데 초기 문제점을 갖고 정부가 방향을 틀어버린다면 누가 정부 말을 믿고 열정과 시간을 투자하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인천의 중학교 영어교사는 "준비부족을 이유로 도입을 미룬다면 문법 위주의 교육은 그대로일 것"이라며 "평가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교육 내용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도입 초기에는 걱정 때문에 사교육이 성행하겠지만 교과서 수준에서 혼자 충분히 준비할 수 있으므로 곧 잠잠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아이들은 실험 대상이 아니다. 그리고 십수년간 같은 방식으로 가르쳐 온 교사들도 상당수다. 교사도 학생도 준비가 안 됐는데 강행하는 것은 결국 영어 사교육 시장만 배불릴 것"이라며 "정부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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