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창조가치를 키우자]게임은 창조경제 핵심 콘텐츠다

입력 2013. 6. 23. 17:11 수정 2013. 7. 1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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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의 핵심은 상상력과 R&D다. 게임산업은 박근혜 정부가 내건 `창조경제`의 엔진으로 삼을 만하다. 영화, 음악, 만화, 캐릭터 등 다양한 콘텐츠가 상상력과 연구개발(R&D)으로 바탕으로 결합해 만들어진 종합 창작물로 경제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그렇다. 우리나라 게임 개발 역사는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뒤졌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 분야는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다양한 여가를 즐기려는 문화적 욕구와 인터넷의 빠른 보급, 개발 열기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결과다. 하지만 이런 역할을 걸맞는 산업적 대접을 받기엔 아직 갈길이 멀다. 내외부 위기를 넘어야하고, 새로운 미래 먹거리도 찾아야 한다. 게임이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의 중심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뒷받침하려면 어떤 접근이 필요한지 10회에 걸쳐 짚어본다.◇`앵그리 버드` 핀란드의 희망 날갯짓

백야의 나라 핀란드는 2010년 큰 위기를 맞았다. 2009년까지 휴대폰 세계시장 40%를 점유하던 노키아가 흔들리면서부터다. 핀란드 수출의 4분의 1을 책임지던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에 대처를 제대로 못하면서 국가경제까지 흔들었다. 여기에 유럽 재정위기까지 겹치면서 핀란드 경제의 또 다른 축인 조선업까지 타격을 입었다. 이때 `화난 표정의 새 한마리`가 등장했다.

바로 `앵그리 버드`다. 2003년 3명으로 출발한 작은 기업 로비오가 10만달러를 들여 만든 작품이다. 지난 2009년 출시한 이 게임은 첫해 1년간 5000만건 다운로드를 기록하면서 800만달러(약 96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게임 하나가 2010년에는 60개 국가 앱스토어에서 1위를 지키면서 2000만달러(약 240억원)를 벌어들였다. 지난해는 매출 1억9560만달러(약 2347억원), 순이익 7130만달러(약 855억원)로 성장했다. 3년 새 9배 규모로 성장한 셈이다.

특히 지난해 `앵그리버드` 내 캐릭터를 활용한 봉제인형, 백팩, 의류 등 다양한 파생상품을 제작, 판매해 캐릭터 상품 판매로 거둬들인 라이선스 수익은 전년 대비 3배나 증가했다. 최근에는 소니픽처스와 함께 영화 제작에도 나섰다.

이러면서 이제 핀란드의 상징은 노키아에서 중소기업인 로비오로 바뀌었다.

영국 작가 조엔 롤링이 `해리포터` 신화를 일궜다면 핀란드 기업 로비오는 1달러에도 못 미치는 스마트폰 게임 하나로 세계에 `앵그리버드` 신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게임시장은 성장 중

이처럼 대박 신화를 일궈낸 게임시장은 진정한 창조경제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모바일과 온라인을 기반으로 게임시장이 성장하면서 아이디어를 기획으로 만들고 이를 흥행으로 연결해 새로운 성공신화를 만드는 구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추정한 세계 게임시장은 하드웨어 판매를 포함하면 지난 2012년 565억7600만 달러 규모에 달한다. 이 가운데 온라인 게임 시장은 194억2800만달러다. 특히 모바일을 포함한 온라인 시장은 지난 2006년 대비 6년여만에 전체 게임시장이 50% 커지는 동안 2.4배나 성장했다. 온라인이 게임 시장 성장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세계 최대 게임시장인 북미에서도 지난 2007년 이후 콘솔게임은 연평균 3.4% 성장률로 성장세가 주춤한 반면 온라인(20.6%)과 모바일(12.7%)은 가파른 상승세다.

온라인 게임 개발에 강점을 가진 우리나라 기업과 개발자들에게 기회가 활짝 열린 것이다. 불모지이던 온라인 네트워크 게임 시장을 일궈낸 결실을 눈앞에 뒀다. 모바일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은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일본과 미국 등에서 폭발적 성과를 내고 있고, 성장이 기대된다.

◇게임의 산업 파급력 주목해야

창조경제의 엔진으로 게임을 주목하는 이유는 상상력과 아이디어만으로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여가산업으로 별다른 인프라가 없이도 즐길 수 있는데다 다양한 산업으로 번질 수 있는 파급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게임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다. 핀란드의 로비오가 `앵그리 버드`를 발판으로 인형, 의류, 백팩 등 다양한 캐릭터상품으로 만들고 영화까지 손을 뻗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소위 하나의 재료로 다양한 상품을 만드는 원소스멀티유즈(OSMU)가 펼쳐지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성공사례가 만들어지고 있다. 넥슨이 개발해 지난 2003년부터 서비스한 장수 게임 `메이플스토리`가 대표적이다. 게임 하나로 세계 누적 매출 18억 달러를 거뒀다. 이는 현대차의 `소나타` 69만대를 판매한 수치다.

`메이플스토리`는 TV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한국과 일본에서 많은 인기를 얻은 바 있다. 만화책 `메이플스토리 오프라인RPG`는 지금까지 43권까지 출시되면서 2009년 12월 누적판매부수 1000만 권을 돌파했다. 학용품, 음료수, 팬시용품 등 다양한 라이선스 상품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게임 `애니팡` 신화를 일군 선데이토즈가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에 진출하면서 OSMU의 물꼬를 텄다.

◇사회적 시선 바꿔야 게임산업 `승산`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개발력`과 `자본력` 등에서 충분한 자생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여건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내부적으로는 게임을 `사회악`으로 보는 사회적 시선과 해외업체와의 경쟁에 직면했다.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과 사회적 일탈 현상의 주범으로 게임을 지목하면서 산업을 구속하는 각종 법률들이 국회에서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사회적 시선은 최근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줄어든 요인 가운데 하나다. 일본이나 중국, 미국 정부가 자국 산업을 키우기 위해 육성 정책을 펴는 것과 대조적이다.

외산업체와 경쟁도 국내 기업이 넘어야할 큰 산이다.

온라인 게임 시장의 큰 축인 PC방은 미국의 네트워크 게임 업체인 라이엇게임즈가 개발한 `리그오브레전드(LOL)`와 블리자드가 개발한 `디아블로3`가 양분한 상황이다.

이대현 산업기술대 게임학과교수는 "게임은 산업적 파급력이나 시장 규모를 고려해 주요 강국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분야"라며 "게임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바뀌지 않는 한 게임 기업과 젊은 개발자들이 설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앵그리버드 신화`를 국내에서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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