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새누리 의원, 경찰 고위간부 술자리 폭행
경찰 고위급 간부가 새누리당 국회의원에게 폭행을 당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의원은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업무에 대해 이야기하다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사정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달 중순쯤 경찰청 간부들과 국회의원들 간의 만찬에서 한 새누리당 의원이 경찰청 한 간부의 뺨을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술자리 도중에 경찰이 최근 벌여온 업무들을 지적하다 이 같은 행동을 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는 특히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해 "남재준(현 국정원장)만도 못하다"며 나무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만찬에는 이성한 경찰청장도 참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모임의 성격은 통상적이었다. 경찰은 평소에도 종종 국회의원들과 만나 친목을 다지고 업무 관련 얘기를 나누는 술자리를 함께해 왔다. 하지만 이날은 야당 의원들이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해 12월14일부터 국정원 직원의 댓글 작성을 통한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했다. 하지만 중간 수사 발표부터 수사 결과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판단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경찰 수사 이후 이어진 검찰 수사는 경찰이 낸 결과와는 달리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기소하며 마무리됐다. 이 때문에 경찰은 '정권 입맛 맞추기용 부실수사'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폭행 사건에 대해 경향신문이 취재를 하자 경찰청 관계자들은 "뺨을 때린 것까지는 아니고 앞에 있던 음식물을 던진 것이라고 들었다" "고성이 오고 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그런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
이를 두고 경찰 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경찰 간부는 "사실이라면 심각한 일"이라며 "경찰 간부를 마치 자신의 아랫사람 정도로 생각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해당 경찰청 고위 간부는 14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 나는 국회에 자주 가지도 않는다"고 폭행당한 사실을 부인했다.
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의원은 수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의원실 관계자는 "우리가 (의원의) 모든 일정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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