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개발공사 출범..이번엔 제대로 될까

2013. 7. 2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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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비벌리힐스' 꿈꾸는 성남 대장동 가보니

장마 중간에 모처럼 햇살이 내비친 지난 19일. 신분당선 판교역에서 차로 10분을 달려 서판교 IC 부근을 지나가자 사방이 산과 녹지로 둘러싸이고 작은 개천이 흐르는 터가 나온다.

서울 강남까지 차로 30분이면 갈 수 있어 자산가라면 한번쯤 그림 같은 단독주택을 지어 살고 싶어 할 만한 노른자위 땅이다. 바로 이곳이 '한국판 비벌리힐스'를 꿈꾸는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이달 초 대장동 일대 91만㎡ 용지를 고급 저층 주거단지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직후 이 일대 토지시장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2005년 6월 이 일대가 '성남시 도시기본계획'에 시가화예정용지로 지정된 이후 사업이 본격 추진되기는 8년 만이다. 판교와 분당을 옆에 낀 알짜 입지인 데다 녹지 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 분당~판교에 이은 서울 남부 고급 주거단지를 조성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성남시가 키를 쥐고 나서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당장 다음달 개발 사업을 위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출범할 예정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안'은 지난 15일 성남시의회를 통과했다.

성남시는 '명품' 컨셉트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아파트 중심인 판교나 분당과 달리 야트막한 산을 배경으로 저층 타운하우스와 단독주택을 집중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김응구 성남시 사업추진과장은 "이르면 2015년부터 용지매입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개발계획은 미정이지만 아파트 비중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남서울CC 일대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저택이 자리잡는 등 이미 주변이 고급 주거단지로 속속 개발되고 있다. 여기에다 대장동 일대를 체계적인 계획 아래 고급 주거타운으로 개발하면 수익성이 충분할 것이라는 게 성남시 판단이다.

이창언 랜드비전 대표는 "강남 접근성이 좋고 주변환경이 쾌적해 부촌이 자리잡을 수 있는 입지를 충분히 갖췄다"고 말했다.

반면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개발 방식을 놓고 토지주와 갈등이 벌어질 소지가 있다. 성남시는 대장동을 소위 공공이 주도하는 '결합개발' 방식으로 추진한다. 대장동 터를 성남시가 매입해 여기서 나오는 개발이익을 10㎞ 떨어진 곳의 공원조성기금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일부 지주들이 "개발 이익을 시에서 가져가는 게 옳지 않다"며 민간개발 방식을 주장하고 있어 분쟁 소지가 남아있다.

사업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간간이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일대 대지 시세는 3.3㎡당 300만원 선이다. 다만 지금 땅을 매입하면 추후 토지보상 등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거래는 거의 없는 상태다.

대장동 금토부동산 관계자는 "이 정도 보상가를 치르고 부지를 매입해 타운하우스 등 단독주택 위주로 분양하면 수익성을 내기 힘들 것"이라며 "요즘 같은 불황기에 고급주택 분양도 힘들어 결국 아파트 위주 개발계획으로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성남 = 홍장원 기자 / 최희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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