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투신현장 4명 자살방조죄 적용 않기로..남성연대 "자살 아니다"

조선닷컴 입력 2013. 7. 29. 23:18 수정 2013. 7. 29.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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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서울 한강 마포대교에서 투신했던 성재기(46) 남성연대 대표 시신이 사흘만인 29일 발견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날 한강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성 대표의 시신을 검안검시한 결과 성 대표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영등포119수난구조대는 이날 오후 4시 20분쯤 서강대교 남단 상류 100m 지점 강물 위에 떠 있는 변사체를 발견하고 잠수수색 중이던 한강경찰대 순찰정으로 신고했다.

성 대표의 시신은 순찰정에 의해 한강 둔치로 인양돼 영등포구 양평동 국민장례식장으로 옮겨져 검안검시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성 대표는 한강 투신 당시와 같은 흰색 긴팔셔츠와 쥐색바지에 맨발 차림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성씨가 투신할 당시 함께 현장에 있었던 남성연대 사무처장 한모씨(35)와 남성연대 직원 2명, 지지자 박모씨(28) 등 4명에 대해 자살방조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법리 검토를 했지만 혐의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인명구조자격증을 소지한 지지자 박씨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한강 둔치에서 대기하고 있었지만 성씨가 손 쓸 틈 없이 떨어지자 대응하지 못했다.

경찰조사에서 이들은 "직원들이 말리기는 했지만 성 대표가 워낙 완고했고 현장에서도 적극적으로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며 "성 대표가 '수영을 잘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해 말릴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성 대표의 사인이 자살이 아닌 사고사에 가까워 보인다"며 "자살방조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도 이날 CBS라디오 방송에 출연 자살방조죄 적용에 대해 "물론 도덕적으로는 그렇지만 현재 우리 판례로 본다면 그렇지 않다"며 "자살방조죄는 일단 상대방이 사망할 것이라는 예견이 있어야 하고, 또 하나는 적극적으로 사망함에 도움을 주어야 하는데 이 상황은 방관이다. 방관 자체는 방조죄로 아직 우리 판례가 처벌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씨는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기자들에게 "남성연대가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아 위험한 퍼포먼스를 준비했는데 사고로 이어져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자살은 아니다. (투신은) 몸을 던진다는 것이지 자살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성 대표는 지난 25일 남성연대 운영 자금을 모으겠다며 한강 투신을 예고한 뒤 다음날 오후 3시 15분쯤 "정말 부끄러운 짓입니다. 죄송합니다. 평생 반성하겠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리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성 대표 투신 이후 구조대원 60여명과 구조차량 5대, 구조정 10척 등을 투입해 수중탐색을 실시해왔다.

대구에서 태어나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성대표는 개인사업을 하던 중 군(軍) 복무 가산점 제도가 폐지되자 2006년 '반(反)페미니즘 남성해방연대'를 결성했다.

이후 2007년 12월 대선(大選)에서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여성부 폐지운동본부'를 만들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터넷 게시판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운동'을 벌이며 화제를 모았고, 2008년부터는 '남성연대'라는 단체를 만들어 상임대표를 맡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남성인권 운동을 펼쳐왔다.

2011년 11월에는 영화 '너는 펫'의 '여성 주인, 남성 펫'이라는 설정이 남성 비하(卑下)라며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으나 법원이 기각했다.

지난해 7월에는 "충북 제천여성도서관이 남성을 차별하는 기관"이라며 시위를 벌였다. 같은해 10월에는 여성의 생리휴가가 남성차별을 조장한다고 주장하는 등 여러 모로 남성 인권 관련 운동을 벌였다.

'남성연대'는 회원들의 회비와 기부금 등으로 운영된다. 매월 2000원씩 정기 회비를 내는 회원은 170여명이며, 남성연대가 관리하는 '여성부폐지운동본부'와 '남성해방연대' 카페 회원은 각각 1553명, 5368명이다.

올 5월에는 홈페이지에 '2년 동안 벌어들인 회비와 후원금은 2000여만원인데, 지출은 2억4000여만원이라 현재 2억원이 넘는 재정 적자를 안고 있다'는 공지를 띄우는 등 재정난에 시달렸다.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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