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 경찰도 따돌려..지능화된 지하철 성추행

이경원 기자 2013. 7. 3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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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하철 내 성추행, 여전합니다. 이제는 잠복하는 경찰까지 따돌리면서 집요하게 범행을 저지릅니다. 성추행범들의 새로운 범행 방법 눈여겨 보시죠.

이경원 기자가 단속 현장에 함께 했습니다.

<기자>

지하철에서 여성 옆에 앉아 조는 척을 하는 남성.

오른손은 여성 허벅지에 계속 붙어 있습니다.

또 다른 전동차.

자리도 많은데, 굳이 술 취한 여성에 바싹 다가앉아 성추행합니다.

보다 못한 다른 승객이 제지합니다.

[승객 : 아시는 분이에요? 이쪽으로 오세요.]

여름이 되면서 기승을 부리는 성추행.

잠복 경찰과 동행해 봤습니다.

한참 살피던 경찰이 누군가 포착하고는 신호합니다.

여성 뒤를 따라 타는 30대 남성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두 여성을 번갈아가며 추행합니다.

현장에서 경찰이 신분증을 보여주며 검거합니다.

[잠복경찰 : (왜요?) 왜 그런지 알잖아요.]

밖으로 끌려나온 성추행범.

갖은 핑계를 대며 혐의를 부인하더니 결국엔 무릎을 꿇고 빕니다.

[경찰 : 일어나, 일어나요.]

[성추행 피의자 : (그분(피해자)들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사실 텐데?) 그렇다면 저는 더 큰 상처를 안고 살겠습니다.]

성추행범은 주로 마음에 드는 여성이 나타날 때까지 승강장에서 어슬렁거립니다.

지난 2월, 경찰 동행 취재 때에도 이런 현상이 확연히 드러났는데 요즘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응우/서울지하철경찰대 수사2대장 : 요즘은 성추행범이 지능화되고 있습니다. 형사들의 잠복 유무를 살핀 후 성추행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한 곳에서 오래 머물지 않고 계속 움직입니다.

검거된 또 다른 성추행범도 지하철을 여러 번 갈아타고 다니며 경찰의 눈을 피했습니다.

[경찰 : 서울대에서 내렸다가 다시 탔어요. 그죠? 다시 타면서 오늘 피해여성 등 뒤에 바짝 붙어서 밀면서 탔죠?]

일부 성추행범들은 스크린 도어에 비친 뒷모습을 보고 잠복 경찰의 동향을 살피기까지 하는데요, 자꾸 고개를 두리번거리면 경찰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경찰 단속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홍주희/대학생 : 크게 소리를 지르거나 주위 사람들한테 알린다는데, 저는 그럴 용기 없을 거 같아요.]

[신형광/서울지하철경찰대 수사2대 : 현장에서 잡으려고 하면 안 돼요. 잡으려고 하면 바로 도망가기 때문에 통화하기가 힘들면 문자로 해도 되니깐요.]

한해 검거되는 지하철 성추행범은 1200여 명.

경찰은 올 여름에도 성추행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9월 말까지 집중단속할 계획입니다.

(영상편집 : 김경연)

이경원 기자 leek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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