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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 국악축제 '여우樂' 객석이 모자랐다

입력 2013. 08. 01. 17:29 수정 2013. 08. 01.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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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여우락 페스티벌 라인업에 저희 팀을 꼭 넣으셔야 합니다. 빼시면 안 돼요."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산아래에서 열린 여우락 뒤풀이에서 즐거운 민원을 들어야 했다. '내년에도 여우락에서 공연하고 싶다'는 참가팀들의 요청이 줄을 이었기 때문. 여우락(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 페스티벌은 국립극장이 2010년부터 매년 열고 있는 퓨전국악 축제다. 전통음악을 재료로 시대의 흐름에 맞게 창의적인 음악 활동을 펼쳐온 음악인들이 무대를 꾸민다.

◆국립극장 여우락 만원사례

지난달 3일부터 27일까지 국립극장 KB국민은행청소년하늘극장(732석)에서 열린 올해 여우락 공연이 이른바 '대박'이 났다. 30개 팀이 꾸민 총 14개의 공연이 평균 객석점유율 121%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가야금 명인 황병기, 사진작가 배병우, 양방언 여우락 예술감독의 토크콘서트 '동양의 풍경'은 150%, 창작 타악그룹 푸리의 공연은 138%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했다. 가수 김수철의 '거장의 재발견', 양방언 한영애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조율' 모두 점유율 100%를 훌쩍 넘겼다.

객석점유율이 91%인 1개 공연을 뺀 모든 공연이 매진됐다. 덕분에 국립극장 직원들은 없는 좌석을 만들어내느라 진땀을 뺐다. 만원사례임에도 공연을 꼭 보고 싶다는 관객들로 넘쳐났기 때문. 좌석 맨 앞자리 앞 바닥에 방석을 깔고, 무대가 왜곡돼 보여 판매하지 않는 A열과 G열까지 모두 열어 자리를 만들었다. 121%란 객석점유율이 나오게 된 이유다. 국악 공연으로선 매우 이례적인 판매 수치다.

◆중년 남성 공연장으로 이끈 여우락

축제 마지막 날 열린 '조율' 공연에는 머리가 희끗한 중년 남성들이 자리 구석구석을 차지했다. 한영애가 국악관현악단의 신명 나는 연주에 맞춰 '누구없소' '코뿔소' 등을 부를 때면 '얼쑤' '좋다' 같은 추임새를 넣고 어깨를 들썩거리면서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6년 만에 여는 김수철의 단독 콘서트를 찾은 중년 남성도 많았다. 대중가수로 알려진 김씨는 사실 오랜 기간 국악을 공부하고 1986년 '기타산조'를 처음 만든 국악인이기도 하다.

관객들은 김씨의 히트곡인 '젊은 그대' '못다핀 꽃 한송이'를 함께 따라 부르고, 사물놀이 팀과 협연한 기타산조 공연 때는 머리 위로 박수를 치며 즐겼다. 일반적으로 공연의 주요 관객이 20~30대 여성인 데 반해 여우락에는 중년 남성 관객부터 어린아이까지 다양한 관객이 공연장을 찾았다.

◆여우락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음악

안 극장장은 여우락의 성공 요인으로 차별성을 꼽았다. 그는 "재즈, 록, 클래식 축제는 많지만 퓨전국악 페스티벌은 여우락이 유일하다"며 "최근 관객들의 수준이 높아져서 다양한 공연을 보고 싶어하는데 그런 욕구와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공연이란 점도 관객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번 여우락 공연의 주제는 컬래버레이션(협업)이었다. 완전히 다른 음악을 하는 팀이 모여 새로운 음악을 만들었다.

예컨대 '조율' 공연에선 한영애의 재즈가 국립관현악단의 국악연주, 양 예술감독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완전히 다른 음악으로 재탄생했다. 안 극장장은 "음악 스타일이 다른 예술가가 모였을 때 조합이 잘못 맞으면 오히려 충돌을 일으켜 엇나가기도 하는데 이번 여우락 공연팀들은 국악을 중심으로 조화를 잘 이뤄냈다"며 "그만큼 국악이 포용력이 크다"고 말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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