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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는 甲행세, 학생은 연애 빙자.. 도 넘은 성추행

입력 2013. 08. 04. 18:25 수정 2013. 08. 0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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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교수가 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최근 일주일 사이 고대 남학생의 같은 학교 여학생 19명 성추행 사건, 고대 '몰카' 교수 사임, 성균관대 '화장실 몰카' 사건 등이 발생했고, 연세대도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성폭행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학 내 성 추문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교수 사회에 만연된 권위의식이 제자 성추행으로 이어지고 있고, 학생들 간 '연애'를 빙자한 성범죄도 비일비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고려대는 4일 이 학교 보건과학대 소속 A교수가 여학생을 성추행한 의혹이 제기돼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A교수는 진로 상담을 하면서 여학생의 신체를 부적절하게 접촉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학생의 장학금과 연구용역 연구비 등을 부적절하게 집행하고, 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 범위를 벗어난 연구를 수행한 의혹도 있다. 학교 측은 지난 6월 재단 이사회 승인을 받아 교원징계위원회를 소집해 A교수에 대한 처벌 여부를 논의 중이다.

고대 의과대학 교수가 전공의를 폭행한 사건도 있었다. 고려대에 따르면 B교수는 지난 1월 "왜 전화를 받지 않냐"며 고대 안암병원 전공의를 때렸다. B교수가 평소에도 전공의들에게 자주 폭행과 폭언을 가한 사실도 자체 징계위 조사결과 드러났다. 고대 관계자는 "종결된 사안으로 이미 중징계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교수 사회에 만연돼 있는 권위 의식이 학생 성추행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수와 제자 사이에 형성돼 있는 '수직적 관계' 때문에 교수들이 피해자를 '쉽게' 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화영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 상담소장은 "교수는 학생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피해자가 성추행을 당해도 거부 의사를 밝히기 어렵다"며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수들의 성범죄는 대부분 절대적 '갑을 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은 한국성폭력위기센터 자문위원은 "교수가 학생을 '아랫사람'으로 보는 인식이 사건의 원인"이라며 "학교마다 성범죄 처리 규정이 있지만 학교도 교수를 처벌하는 데 부담을 갖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학생들 간 성범죄의 경우 '연애' 관계에서 벌어진 것으로 치부돼 묻혀 버리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최지나 한국성폭력사무소 사무국장은 "대학 내 성폭행은 주로 친분관계에서 발생하는데, 연애로 포장돼 신고되지 않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학 측의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소장은 "학내 성폭행 발생시 처리 절차를 명확히 하고, 피해자의 학업권을 보장하는 내용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성문화를 바꿔나갈 수 있도록 학교 측의 직접적인 지원도 시급한 실정이다. 최 사무국장은 "상담을 해보면 자기가 다니는 대학에 성폭력 상담소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학생들이 많다"며 "대학 내 성범죄 신고 처리 절차가 있다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홍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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