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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예술가 퍼포먼스 도중 성추행 당해

주영재 기자 입력 2013. 08. 07. 19:39 수정 2013. 08. 07.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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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쑤성(江蘇省) 하이안에서 한 여성작가가 성폭력을 비판하는 행위예술을 하던 도중 두 명의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뉴욕타임스가 6일 전했다.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하는 중에 역설적이게도 여성을 상대로 한 성적 공격이 일어난 셈이다.

화가이자 행위예술가인 양인홍씨는 여성에 대한 성적 폭력을 비판하는 '한 사람의 전쟁터'라는 이름의 춤을 추고 있을 때 무대 위로 뛰어든 두 명의 남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지난 6월 중순 하이안에서 열린 '중국 현대 예술과 이데올로기 포럼'이라는 전시에서였다.

성추행은 작가가 행위 예술을 하는 내내 계속 이어졌다. 남성들은 작가의 입을 맞추고 몸을 쓰다듬고, 무대 바닥에 밀치고 작가의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기도 했다. 주변 관객들은 옆에 서서 카메라폰과 사진기로 이 장면을 촬영하기만 할 뿐 이들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다.

작가는 그러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그는 "그들이 공연을 방해한 것은 나에게 사회의 비열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 사회는 비열하다"고 뉴욕타임스에 전했다.

독립 큐레이터이자 비평가로 사고가 발생했던 예술 행사를 조직한 청메이싱은 "정말로 당황스럽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추행을 한 남성 두 명이 자신도 알고 있는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화가들이며 이 중 한 명은 정신적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남자가 외부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냐는 물음에 "중국 사회에서 그런 종류의 문제를 갖고 있을 때 도움을 받지 못한다"고 답했다.

양 작가의 퍼포먼스는 성폭력을 주제로 했다. 물구나무를 선 작가의 치마를 찢으면 살색으로 칠해진 레오타드 위로 제복을 입은 경찰관의 얼굴이 보인다. 작가는 많은 성폭력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 일부는 공직자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음을 전하려 했다.

그날 오후 여성 작가에 대한 공격이 또 한 건 이어졌다. 한 남성이 양 작가의 동료 작가인 리씬모가 중국의 남성중심적 문화를 비판하는 '봄의 입'이라는 퍼포먼스를 할 때 끼어들어 공연을 방해했다.

흰 옷을 입은 리씨는 흰 색으로 칠해진 바닥과 벽을 배경으로 무대에 앉아 흰 색 찻잔으로 검은 색 잉크를 마셨고 그 후 양동이로 잉크를 자신의 몸에 부었다. 작가는 잉크가 압도적으로 남성중심적인 중국 문학과 철학, 정치사상이 내적으로 길러온 독소이자 겉으로 보이는 얼룩을 상징한다고 했다.

당시 공연을 찍은 영상을 보면 한 남성이 그녀에게 다가와 컵을 뺏어 그것을 마셔버렸다. 리씨는 "그에게 그만두라고 부탁했지만 내 말을 무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남성 예술가들이 여성주의에 대한 거센 반감을 느낀다면서 "그들은 다른 남자들과 똑같다. 굉장히 불쾌하다"고 말했다.

두 작가는 반여성주의 감정이 체계적으로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봤다. 리 작가는 "만약 예술가들이 남자였다면 그런 방해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면서 "세 남자들이 모든 중국 남성을 대표하지는 않겠지만 그들이 남성의 바보스러움과 여성이 직면한 현실을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부 작가들이 두 여성 작가들에게 동조한 반면, 일부에선 양 작가에 대한 성적 공격이 '쌍방향 예술'의 한 형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의 예술 비평가인 우 웨이는 남성들의 행동이 "(비록 한 명이 바지 지퍼를 열고 성기를 노출시키면서 그 경계를 넘어섰을 지 모르지만) 쌍방향 예술의 한 형태로 기본적으로 이런 종류의 작품에 어울리는 의미와 필요를 갖췄다"고 밝혔다.

<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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