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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엄마 30명, 美 공항에서 모유수유 시위

조인경 입력 2013. 08. 10. 09:30 수정 2013. 08. 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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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미국의 한 항공사가 비행기 안에서 아기에게 젖을 물린 엄마를 홀대한 사실이 알려져 아기엄마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미국 ABC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공항에 젖먹이 아기를 안은 엄마 30여명이 몰려와 아메리칸에어라인 항공사 탑승수속 창구 앞에서 일제히 모유수유를 시작했다.

이들의 단체 행동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 올라온 이 항공사 이용객의 사연 때문.

한나 부타라는 이름의 여성은 메릴랜드주 로럴 지역에 사는 자신의 절친한 친구 A가 지난달 하순 아메리칸에어라인을 타고 이동하던 중 생후 5개월된 아기에게 젖을 먹이다 승무원으로부터 담요를 덮고 수유하라는 주의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당시 A씨는 비행기 창가쪽 좌석에 앉아 있었고, 바로 옆에는 그녀의 남편이 앉아 있었다. 남편의 옆 좌석에는 12살 짜리 소녀가 앉아 있었지만 머리에 헤드폰을 쓰고 주변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있었기 때문에 A씨가 젖을 먹이는 행동을 신경쓸 만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이 항공사 승무원 중 한 명이 A씨에게 기내에서는 모유수유가 적절치 않다는 손짓을 하며 담요를 덮으라고 요구했고, A씨 부부가 이를 거부하자 이후 이들에게만 기내 음료 서비스 등을 하지 않으며 노골적으로 무시했다는 게 부타 씨의 설명이다.

불쾌감을 넘어 분노를 느낀 A씨는 집에 돌아온 뒤 항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승무원의 부적절한 응대 방식에 대해 항의했다. 하지만 며칠 후 돌아온 답변은 "(해당 승무원의 행동은) 아기엄마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다른 승객들의 불쾌감을 차단하는 차원에서 조심해 달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부타 씨는 익명을 원하는 A씨를 대신해 이같은 사건의 전말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고, 항공사가 보내온 답변서도 함께 게재했다. 이 글을 본 아기엄마들은 매우 분노했고, 불과 며칠 만에 77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공유할 정도로 널리 알려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에는 "비행기 규정에는 좌석에서 수유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아기가 비행기에서 울고 보채면 누구나 젖을 물리게 될 것이다", "바로 옆에 남편이 앉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가렸을 텐데 무슨 상관이냐" 등 항공사의 부적절한 대응 방식을 비난하는 댓글들이 이어졌다.

문제의 항공사인 아메리칸에어라인의 페이스북 역시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항의하는 아기엄마들의 댓글이 폭주했다.

항공사 측이 A씨에게 무료 항공권을 제공하겠다며 뒤늦게 달래보려 했지만 A씨는 이를 거절한 채 "궁색한 변명이 아닌 항공사 측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를 보여 달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날 시위를 주도한 부타 씨는 "모유수유는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권리"라며 "이 항공사와 같은 인식 때문에 엄마들이 모유수유를 꺼리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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