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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녹조는 '보' 탓 아니다? WHO 책이나 보고 말하시죠

입력 2013. 08. 12. 21:30 수정 2013. 08. 1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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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물흐름 정체가 남조류 발생 좌우"

10여년전 '과학적 입증' 안내책 내

4대강 녹조 사태와 4대강 사업 사이의 인과관계가 불확실하다는 4대강 사업 찬동 학자들과 일부 언론의 주장과 달리,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미 10여년 전에 물 흐름의 정체 여부가 유독성 남조류 발생을 좌우한다는 내용의 안내서를 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보 설치에 따른 강물의 유속 저하를 인정하면서도 녹조 발생과 4대강 사업의 인과관계는 논쟁 중인 주제인 양 소개하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국제사회에서 오래전 공인된 과학적 사실마저도 부인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보건기구가 유독성 남조류에 의한 피해 예방을 위해 1999년 펴낸 안내서 '물속의 독성 시아노박테리아(Toxic Cyanobacteria in Water)'는 시아노박테리아에 대해 "다른 많은 조류들(algal species)에 비해 성장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대량 발생하기 위해서는 긴 체류시간이 필요하다. 체류시간이 짧은 물에서는 대량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시아노박테리아는 최근 4대강에서 녹조 사태를 일으키고 있는 남조류(blue green algae)의 다른 이름이다. 남조류의 세포 특성이 박테리아와 비슷한 점에 주목해 '남세균'으로도 불린다.

세계보건기구의 남조류 안내서는 특히 간에 독성을 나타내는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을 만들어내 최근 4대강에서 발생한 남조류 가운데 경계 대상 1호인 마이크로시스티스 종과 관련해서는 "부력 조절을 통해 수직 방향으로 이동하며 군체의 성장에 가장 적합한 햇빛 조건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햇빛에 덜 민감하고, 물 속에 있는 영양물질의 농도와도 엄밀하게 관련돼 있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의 이런 설명을 종합하면 현재 낙동강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남조류의 확산을 4대강 사업과 떼어놓고 보기는 어렵다. 남조류의 대량 발생은 수온, 햇빛, 영양물질, 체류시간 등의 조건이 모두 잘 맞아떨어져야 하지만, 이 가운데 특히 체류시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의 남조류 안내서가 "온대기후대에서 특히 수심이 3m를 넘는 수체에서 대량 발생한다"는 점을 마이크로시스티스의 특성으로 제시한 것도 4대강 사업이 녹조 발생의 주범임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운하용 수심 확보를 위해 수질 자연정화 기능을 하는 여울과 모래톱 등을 모두 제거하고 강바닥을 파내 4대강 사업 전 구간을 최저 수심이 4m 이상(낙동강의 경우) 되도록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김범철 한국하천호수학회장(강원대 환경학과 교수)은 "빨리 흐르는 물에는 녹조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확립된 사실이다. 녹조가 잘 생기지 않던 낙동강 중상류의 녹조 발생은 보에 의해 강물의 체류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면, 낙동강 4대강 사업 구간의 강물 체류시간은 사업 이전 8.6일에서 사업 이후 100.1일로 11.6배 늘어났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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