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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복지' 딜레마에 난처해진 朴대통령

박정규 입력 2013. 08. 14. 16:39 수정 2013. 08. 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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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새 정부 첫 세제개편안으로 인해 불거진 '증세 없는 복지' 논란이 박근혜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상반기 내내 인사파동과 윤창중 성추행 사태,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등으로 수세적 입장에 몰려야 했던 박 대통령이 또다시 난국에 봉착한 상황이다.

이번 사안은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정부가 앞으로도 계속 되풀이해 부닥칠 수밖에 없는 문제인 만큼, 단편적인 해결방안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을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 12일 '증세 논란'이 불거진 세제개편안에 대해 "원점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정부가 총급여 3450만원부터 5500만원 이하 중산층 근로자의 경우 세금 부담이 증가하지 않도록 하는 수정안을 내놨다.

일단 세부담 증가 기준을 높이면서 서민·중산층 세부담 역풍에 대한 급한 불은 껐지만 이미 불거진 증세 논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박 대통령이 약속했던 '증세 없는 복지'로 논란이 확대되면서 증세냐, 복지냐를 두고 파장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번 논란 속에 '세금폭탄' 구호를 내걸었다가 다소 혼선을 빚기도 했던 야권은 오히려 증세에 찬성하면서 '부자증세'로 전선을 이어나가는 모습이다.

반면에 여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등에 대해 '증세 없는 복지'를 훼손시켰다는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화살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이번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누구보다도 박 대통령에게 있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이 원점 재검토를 지시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처음 세제개편안이 논란이 되기 이전 정부안을 재가한 당사자가 박 대통령임은 부인할 수가 없다.

물론 주무부처가 입안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세제개편안과 같은 중대한 정책을 발표하면서 박 대통령의 이해와 허락 없이는 발표가 불가능한 게 사실이다.

더욱이 당초 '증세 없는 복지'를 외쳤던 박 대통령의 구호 자체가 사실상 실현하기 어려운 모순적 관계라는 것은 자명하다.

통상적으로 복지를 강화하려면 재원이 필요한 만큼 세금을 늘려야 하고, 반면에 증세를 하지 않으려면 복지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과 같이 누적되는 재정적자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이 같은 관계가 더욱 확실해진다. 이에 여권 일각에서는 복지를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복지 축소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분위기다. 아울러 증세 역시 경제살리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이 역시 기조를 바꾸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증세로 입장을 바꾸자니 '증세는 없다'고 숱하게 밝혔던 박 대통령의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복지를 축소하자니 '국민행복'을 외치면서 박 대통령이 내걸었던 공약들에 대한 약속을 저버렸다는 비판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일단 청와대는 최대한 지하경제 양성화나 비과세·감면 축소 등을 통해 세수 확보 노력을 기울이면서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때 제시했던 국민대타협위원회 등을 통해서도 세입 확충 방안을 점차 논의해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박 대통령의 '증세 없는 복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국민적 합의를 통해 어느 한 가지를 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14일 뉴시스와 가진 통화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가능하지 않다"며 "시대적 대세는 복지이고, (복지에는)재원이 필요하다"고 말해 증세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이는 일종의 개혁인 만큼 국민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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