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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직원들) 3개월 1번씩 댓글 삭제 한다"

입력 2013. 08. 26. 05:03 수정 2013. 08. 26.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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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전단 3개팀 70여명, 대형.중소 포털, SNS에서 전방위 댓글 작업

[CBS노컷뉴스 박초롱 기자]

원세훈 전 국정원장(62)은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댓글을 "3개월에 한번씩 직원들이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는 검찰이 선거 관련 댓글 70여개만 발견해놓고 무리하게 선거법을 적용했다고 비판해 온 청와대와 여당의 입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검찰수사 결과,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중소 사이트에 73회에 걸쳐 제18대 선거와 관련해 특정 후보자를 비판하는 글을 작성했던 것으로 드러났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다음은 지난 16일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과 원 전 원장간 일문일답.

김도읍 의원: 심리전단 활동 중 이적 행위를 하는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 글을 올렸다 내린다는 말이지... 지금 삭제되고 있다는 말이 아닙니다. 끝까지 들어보면. 그런데 농담 삼아 잠 깨울려고 지금 삭제되고 있는데 잠이 와요, 이걸 가지고 (삭제한다는 식으로) 몰아가거든요. 이건 아니라는 것 아닙니까. 원장님, 심리전단 어떻게 합니까? 제가 한 말 맞습니까?

원 전 원장: 구체적으로 제가 모르고 있습니다마는... 한 그 3개월에 1번씩 무슨, 저 뭐 한다(삭제한다)는 말은 제가 들었다.

원 전 원장이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의 질문에 순간적으로 머뭇거리면서 국정원이 게시글이나 댓글을 작성하고 정기적으로 삭제해왔다는 사실을 인정한 발언이다.

이는 국정원이 댓글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삭제하도록 내부적으로 운용해왔다는 발언이어서, 적어도 3개월이 지나면 대부분의 댓글은 남아 있지 않도록 국정원이 관리해 온 정황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검찰은 실제로는 국정원 직원들이 석달보다 더 짧은 주기로 글을 삭제해 온 사실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이미 수사 중 상당수의 댓글이 계속 지워진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일례로 여직원 김모씨는 노트북이 제출된 뒤에도 자신이 사용한 아이디로 작성된 글들을 삭제하기도 했다.

검찰은 또 서울중앙지법 형사 21부(이범균 부장판사)심리로 23일 열린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공판에서 국정원 직원의 노트북에 설치된 MAC프로그램은 전문적으로 글을 삭제하도록 하는 기능이라고 밝혔다.

여직원 김씨는 MAC 주소 변조프로그램인 'TMAC V6'를 노트북에 설치해 IP주소를 바꿔가며 게시글을 올리거나 찬성·반대를 클릭해왔다.

◈ 심리전단 3개팀 70여명…대형, 중소 포털, SNS에서 전방위 댓글 작업

정치와 선거 관련 댓글을 남기는 작업을 맡은 국정원 심리전단은 지난 2005년 북한의 인터넷 활동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목적에서 창설됐다.

심리전단은 4개의 팀으로 구성돼 있고, 네이버나 다음 등 대형포털, '오늘의 유머'와 같은 중소 사이트, SNS 등 담당을 나눠 활발히 활동해왔다.

4개 팀 중 기획담당인 1팀을 제외하고 2팀은 대형 포털업체를 맡았으며 김모씨가 소속된 3팀은 '오늘의 유머'같은 중소 사이트를, 나머지 4팀은 SNS를 담당하며 댓글 공작을 수행했다.

국정원 심리전단에서 김씨처럼 댓글작업에 동원된 직원들은 7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으며 팀 요원들은 국정원장과 3차장, 심리전단장 , 각 팀장 등으로 이어지는 지휘체계에 따라 '주요 이슈와 대응 논지'를 지시받았다.

이들은 '주요 이슈와 대응 논지' 지시에 따라 각자 담당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다수의 아이디를 번갈아 사용하며 게시글과 댓글을 직접 작성했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삭제했다.

설사, 70여명이 하루에 단 1건씩만 게시글이나 댓글을 올렸다 가정해도,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의 심리전단 전체 활동량은 수 천여 건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은 민간 보조요원까지 동원해 최소 하루에 3-4건 이상씩의 댓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새누리당과 일부 언론에서는 "검찰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본 댓글은 '오늘의 유머'나 '일간베스트' 등에 올린 73개에 불과하다"며 "이게 무슨 선거개입이냐"고 물타기를 하고 있지만, 이는 국정원 직원 김모씨, 단 한사람의 남아 있는 댓글일 뿐이다.

특히, 검찰은 올해 4월 후반부터 수사를 시작했기 때문에 국정원 직원들이 작년 12월 대선 전 3개월마다 지운 수 많은 댓글들은 찾는 데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었다.

'국정원 댓글'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온 지 수개월이 지나면서 국정원 심리전단의 댓글 활동은 갈수록 더 심각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어 26일부터 시작되는 원 전 원장의 재판에 더욱 시선이 쏠리고 있다.warmheartedc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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