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간 두뇌 원격 조종 성공..뇌파 연결로 손가락 움직여
미국의 연구진이 인터넷을 통해 두 사람의 뇌를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 보도했다. 사람이 다른 사람의 뇌를 원격 조종하는 일이 가능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미국 워싱턴 대학(UW) 연구진은 이날 인터넷을 통해 "한 사람의 뇌파를 다른 사람에게 보내 그의 손가락을 움직이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인간 두뇌간 직접 소통(Direct brain to brain communication in Humans)'이라 이름붙인 이 실험은 지난 12일 이뤄졌다. UW 연구진의 라제시 라오와 안드레아 스토코는 각각 다른 실험실에서 두뇌 실험을 위한 장치를 착용했다. 라오는 '뇌파기록장치(EEG)'와 연결된 전극 모자를 썼고, 스토코는 오른손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뇌 부분에 '직접 자기자극점 연결 장치(TMS)'가 부착된 모자를 썼다. 두 사람의 뇌파는 인터넷을 통해 연결됐다.
라오가 먼저 스토코의 뇌에 신호를 보냈다. 그는 오른손 집게손가락으로 컴퓨터 게임의 '발사' 버튼을 누르는 장면을 상상했다. 인터넷을 통해 전달된 전기자극이 다른 방에 있던 스토코의 모자에 전달됐다. 그러자 스토코의 손가락이 마치 게임의 발사 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움직였다. 스토코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손가락이 움직였다"며 "신경성 경련과 같았다"고 말했다. UW 연구진은 실험 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스토코는 "이전까지 인터넷은 컴퓨터와 컴퓨터를 연결해주는 도구였지만, 이제부터는 뇌를 연결해주는 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 사람의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지 연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수년간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데 힘써왔다고 NYT는 전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정신'만으로 조종할 수 있는 기술 등, 뇌 과학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이번 실험이 주목받는 이유는 사람과 사람의 뇌파를 연결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올해 초 듀크 대학의 마구엘 니콜레리스 뇌신경학자가 쥐 두 마리의 뇌파를 인터넷을 통해 연결하는 데 성공했고, 하버드 의대 연구진이 인간의 뇌파로 쥐를 조종하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니콜레리스는 아직 승전보를 울리기엔 이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의 실험은 전화 신호로 뇌에 전기 자극을 준 것과 같은 것"이라며 "진정한 의미에서 뇌끼리 연결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상호적인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전기 충격에 가깝다는 얘기다.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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