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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보육대란 위기, 정부의 책임이지 서울시는 책임 없다"

입력 2013. 09. 09. 03:06 수정 2013. 09. 0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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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 인터뷰

[동아일보]

박원순 서울시장이 6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최근 무상보육 대란 위기와 선심성 행정 논란을 부른 경전철 사업, 잇따른 건설현장 사고 대책 등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털어 놨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2000억 원대의 빚(지방채)을 내 부족한 무상보육 재정을 메우기로 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6일 시청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무상보육 문제는 중앙정부가 시작했고, 대통령께서 거듭 약속한 것이니 당연히 (서울시가 아니라) 중앙정부가

재정적으로 되게 해야 하는 것"이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새누리당과 최경환 원내대표를 향해서는 "그동안 정치적 논쟁이 되는 것이

싫었는데 원한다면 일대일로 끝장토론 한번 하자"고 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은 무상보육 예산 문제와 관련해 정부에 쌓인 불만이 매우 큰 표정이었다. 그는 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무상보육 대란 위기는 대선공약으로 내세운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이지, 서울시의 책임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대통령의 정책과 나의 정책이 매우 유사하다. 민주당 소속이지만 시 행정에 당적이 뭐가 중요하냐"며 애써 정치적인 유연함을 내보이려 했다.

박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함께하고 싶다"고 말하는 등 민감한 정치적 현안은 물론이고 숭례문∼안국역 차선 축소 등 굵직한 시정 현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의견을 밝혔다.

―서울시가 그동안 정부의 요구에도 추경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무상보육 대란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는 비판도 있다.

"무상보육 문제는 중앙정부가 시작했다. 대통령께서 거듭 약속하셨다. 당연히 중앙정부가 재정적으로 되게 해야 한다. 여야가 합의한 바다. 추경 할 수 없는 것 다 아는데 추경 하면 준다는 것은 비신사적인 것이다. 기획재정부 장관을 뵙자고 해도 끝까지 응하지 않았다. 이것이 도대체 있을 수 있는 일이냐. 중앙정부, 지방정부, 여야를 떠나서 함께 논의해 해결하자는 의지라고 할까, 이런 게 없어서야 어떻게 우리 사회가 정상적 사회로 갈 수 있을까 싶어 회의가 컸다. 지난 정부에서도 무상보육 논쟁이 있었지만 당시 김황식 국무총리가 모두 불러 협의해 해결했다."

―서울시의 책임은 없나.

"팩트는 분명해야 한다. 중앙정부가 시작한 사업인데 지방정부에 왜 책임을 전가하느냐는 거다. 그나마도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에서) 우리가 60%까지 부담하겠다고 하고 있다. 서울시가 계속 80%를 부담하는 건 무리다. '0세부터 5세까지 무상보육 국가가 전면 책임'은 박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다. 분명히 국가가 전면 책임진다고 해 놓고 서울시에 이렇게 부담시키는데 우리의 정치적 책임이 뭐가 있나."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박 시장이 사실을 왜곡하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여야 정책위의장과 기재부 장관 등이 참여하는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하겠다. 복잡할 것 없이 최 원내대표하고 나하고 둘이서만 하자. 웬만하면 그냥 조용히 해결하고 싶었는데 주의력이 산만해지지 않기 위해 두 사람만 하자."

―내년에 보육대란 위기가 재발하면 어떻게 하나.

"어떻게든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다. 끝까지 가서 중단이 된다거나 하는 상황을 정부가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무상보육 재원, 뉴타운 매몰비용, 교통카드 문제 등 서울시가 중앙정부와 계속 대립하는 것 아니냐.

"힘이 센 큰형님이 풀어줘야 한다. 사사건건 부닥치는 건 아니고 대부분은 협력적으로 잘 가고 있다. 박 대통령의 많은 정책이 나의 비전이나 서울시의 목표와 차이가 거의 없고 굉장히 유사하다. 우리 시대가 가야 할 방향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다만 예컨대 매몰비용 같은 문제는 서울시가 혼자 하기는 무리이고 과거 정치권의 책임도 있다. 서울시가 중앙정부와 대결하는 것이 아니라 호소하는데 안 해주시는 거다. 정부와 서울시는 '슈퍼 갑'과 '슈퍼 을'의 관계다."

―정부와 여당에서는 시장의 태도에 일종의 '정치쇼'라는 인식도 있다.

"제가 정치권에서는 신병이고 정치를 잘 모르는데 요즘 정치에 들어왔구나 느낀다. 그동안 잘 지냈고 한국 지식인 사회라는 게 한발 건너면 다 잘 아는 사이인데 갑자기 공세하고 그러니까 왜 이러시나 싶다. 나는 당적은 민주당이지만 새누리당과 무슨 차이가 있나. (집무실의 벽을 가리키며) 저 기울어진 책장을 봐라. 저게 우리나라의 이념적 갈등, 지역 간 격차 이런 것을 상징한다. 누가 민주당을 지지했건 새누리당을 지지했건 무슨 상관이냐. 모두 서울시민이고 다 잘 모셔야 한다."

―경전철 사업에 대해 내년 재선을 위한 선심성 사업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나도 사실 경전철에 대한 불신이 컸고 재검증하라며 사업을 유보시켰던 사람이다. 그런데도 채택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 이유를 시민들께 다 설명했다. 주로 반대하는 이유가 민자사업에 대한 우려 때문인데 민자사업인 지하철 9호선 문제도 최근 말끔하게 처리했다. 이런 경험과 지혜를 갖고 있기 때문에 경전철도 할 수 있다."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 등 잇따른 사고에 대한 대책은….

"10월 초에 대책을 발표할 것이다. 무엇보다 책임감리제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 책임감리자의 권한과 책임을 재규정하고, 동시에 공무원 조직이 이것을 이중으로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회전문 부패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기술직 공무원들이 은퇴 후 해당 기업에 취직해 로비의 창구가 되는 것을 감사하도록 했고 대책을 세울 것이다. 기반시설본부 같은 서울시 내부의 조직도 바꾸려고 한다. 부실 업체가 공사에 참여할 수 없도록 블랙리스트를 만든다든지 면밀한 모니터링도 있어야겠다."

―택시 기본요금은 얼마가 유력한가.

"시에서 먼저 개입해서 택시회사가 운전사 월급을 평균 23만 원가량 올리게 했다. 사납금을 채우려고 승차 거부를 하던 현상은 훨씬 완화될 것이다. 시민들의 여론을 파악하고 있는데 3000원으로 인상하는 기본안이 가장 유력하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의원과 연대할 계획이 있나.

"제 마음 같아서는 붙잡고 싶다. 함께하고 싶다. 외국에서 보면 정치적 성격이 굉장히 다른 경우에도 연정을 하지 않느냐. 서로 연대하고 연합하는 게 나쁠 것이 없다. 특히 안 의원님은 내가 정치를 시작할 때도 지지해주신 분이니까 내년 선거에도 함께해 주시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서울시의 교통문화 정책과 관련해 동아일보의 '시동 꺼! 반칙운전' 시리즈에 많은 공감을 보여 왔는데….

"가능하면 도심의 차선을 줄이고 자전거와 보행자가 훨씬 편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숭례문에서 안국동까지 이어지는 길은 한 차선씩 없애고 자전거길, 보행도로를 만드는 것에 대해 실무적으로 연구가 진행 중이고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이종훈·김재영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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