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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기초연금 공약 파기 이어 무상보육 공약도 저버렸다

입력 2013. 09. 25. 20:40 수정 2013. 10. 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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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고 보조율 10%p만 인상…지자체 "부담 떠넘기기" 반발

소비세 전환도 기대 미흡…기초연금 '차등지급' 최종 결정

박근혜 대통령이 기초연금 공약에 이어 무상보육 공약마저 사실상 파기했다. 정부는 영유아 보육에 대한 국고 기준보조율을 애초 약속한 20%포인트가 아니라 10%포인트 올리는 데 그쳤고, 65살 이상 노인 모두에게 주겠다는 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70%에게만 차등해 지급하기로 결론을 냈다. 지방정부들은 '국가가 0~5살 무상보육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기획재정부, 안전행정부, 보건복지부가 합동으로 25일 영유아 보육 국고 기준보조율을 10%포인트 올리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취득세수 감소 보전 및 지방재정 확충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이는 지방정부들이 그동안 요구해온 '20%포인트 인상'의 절반에 불과하다. 현행 국고 기준보조율은 서울 20%, 다른 시·도는 50%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합의 처리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에도 20%포인트 인상이 명시돼 있다. 정부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에 반대하며 대통령령인 보조금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하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만 5살까지 국가 무상보육'을 공약했으며, 올해 초에도 "영유아 보육은 중앙정부가 책임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정부안으로 정부는 지자체에 영유아 보육 재원으로 연 8000억원을 더 지원하게 되지만, 올해 1423억원을 한시적으로 지원받았던 서울시는 임시 지원이 끊어져 1000억원의 추가 부담을 지게 됐다며 반발했다.

정부는 국세인 부가가치세 중 지방정부에 넘기는 지방소비세 전환율을 현행 5%에서 내년 8%로, 2015년 11%로 지금보다 6%포인트 높이겠다고 밝혔다. 지방정부는 '11%포인트 인상'을 요구해왔다. 또 지방소득세 가운데 법인세분의 세액공제·감면을 축소해 지방세수를 연 1조1000억원 늘리겠다고 했다.

이번 정부안에 따른 지방재정 보전액은 앞으로 10년 동안 연평균 5조원 수준이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회장 김관용 경북지사)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어 "어려운 지방재정 여건을 고려할 때 정부안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중앙정부의 지방재정 보전 규모가 연 7조원은 돼야 지방재정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서울시는 자료를 내어 "정부의 대책은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정부 모두에 실망을 넘어 절망을 느끼게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은 지난 7개월 임기를 통해 갓난아이들부터 어르신까지 국민을 속이고 신뢰를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경기도 수원의 어린이집을 방문해 "아이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치는 나쁜 정치다"라고 했다. 그러나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10%(포인트 인상)에 탄력보조율 등이 붙어 실제로는 20%가 된다"며 약속 파기가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기초연금과 관련해 65살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만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반비례해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최종 결정했다. 이 방식으로 하면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가입기간이 11년 이하인 경우 한달에 20만원을 받지만, 가입기간이 길어질수록 수령액이 줄어들어 20년 이상 가입자는 10만원씩만 받는다.

박기용 조혜정 송채경화 손준현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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