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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상생한다고 대기업 참여 제한한 SW산업 진흥법.. 공공사업 외국자본에 내준 꼴

입력 2013. 10. 14. 04:59 수정 2013. 10. 14.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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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해 대기업의 참여를 막는 방향으로 개정된 소프트웨어(SW)산업 진흥법이 오히려 외국 자본의 국내 시장 잠식을 부추기는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외국계 기업이 수주한 공공사업에는 우리 군(軍)의 정보 시스템 구축 관련 사업도 포함돼 국가기밀 누출 위험도 제기됐다.

13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 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외국계 기업의 공공사업 수주 현황'에 따르면 2012∼2013년 국가기관의 정보 시스템 구축 사업에서 외국 기업이 잇따라 수주에 성공했다.

네덜란드계의 한국IBM은 이 기간 3억7000만원 상당의 국민연금공단의 데이터센터 설계를 수주했다. 중국계와 미국계 자본이 소유하고 있는 대우정보시스템은 150억원 규모의 한국고용정보원 차세대 고용보험 시스템 사업과 60억원대 국방전산원 기반 통합 사업 등을 잇따라 따냈다.

일본계 태평양시멘트가 소유한 쌍용양회가 1대 주주로 있는 쌍용정보통신의 경우 89억원짜리 해군지휘통제체계(KNCCS) 구축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올 들어서만 국방 IT 분야를 포함한 25건의 공공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외국계 기업의 약진은 SW산업진흥법 개정에 의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18대 국회는 지난해 5월 법 개정을 통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속하는 기업은 사업 금액에 관계없이 국가기관 정보 시스템 구축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했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란 동일 기업집단에 소속된 회사들의 자산총액 합계액이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을 의미하며,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해당 기업집단을 지정한다. 국내 대기업이 시장에서 철수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으로 경쟁자가 사라진 공공사업 분야가 사실상 외국계 자본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셈이다.

남 의원은 "당초 SW산업진흥법의 취지는 중소기업에 혜택을 주자는 것이었는데 현재는 국내 공공 정보화 시장에서 외국계 대기업과 우리 중소기업이 경쟁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법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글로벌 대기업과 경쟁할 만한 수준의 국내 기업 육성책이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또 외국 기업의 진출 영역에 정부기관의 정보 시스템 구축 사업이 포함된 점을 거론하며 "안보·국익 등과 밀접한 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없는지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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