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서울시 사업 맹공 '박원순 흠집내기'

유정인·이혜인 기자 입력 2013. 10. 18. 22:41 수정 2013. 10. 18.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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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철·구룡마을 개발 등 일제히 공격박 시장 '감사 자진 요청' 등 적극 대응인신공격성 질문엔 "명예 훼손 말라"

국회 국토교통위의 18일 서울시 국정감사는 '박원순 국감'이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강남 구룡마을 개발, 경전철 등 서울시 주요 사업을 일제히 공격했다. 국토위와 동떨어진 서울시 무상보육 예산 갈등도 도마에 올랐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호통과 손가락질 속에 인신공격성 질문도 던졌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유력 후보를 흠집내려는 의도가 역력했다.

■ '정쟁 국감 말자'던 여당의 '박원순 때리기'

새누리당 의원들은 강남 구룡마을 개발을 '제2의 수서 개발 비리'라고 규정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수용·사용방식으로 진행되던 구룡마을 개발에 환지방식을 추가하기로 했다. 환지방식은 소유주가 개발 비용 일부를 내는 대신 일정 규모 땅을 본인 뜻에 따라 개발하는 것이다. 여당 의원들은 이 방식이 소수 토지주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가는 특혜라고 주장했다. 조현룡 의원은 "개발 특혜를 노린 투기세력이 몰려들면 녹지를 보존하기 어려워진다. 제2의 수서사건이다. 국정조사든, 검찰 수사든, 감사원 감사든 요구하겠다"고 했다. 심재철 의원은 "위장 매매고 위장 투기다. 투기 세력에 대한 엄정한 수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약 바꾸기 논란도 제기됐다. 강석호 의원은 "임기 내 부채 7조원을 감축한다고 공약해놓고 어물쩍 넘어갔다. 시민들을 속이려고 하는 게 아닌지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김태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연금 공약 수정을 민주당이 '사기'라고 하는데, 이건 '왕사기'"라고 비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이 1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기에 앞서 서울시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 정지윤 기자

여당 의원들은 '경전철 사업=지방선거용 토건사업'이라고 규정하고 박 시장을 몰아붙였다. 정우택 의원은 "서울시는 7~8월에 환경영향과 지속가능성을 평가한 뒤 9월에 국토부에 확정 요청을 하겠다고 언론에 밝혔는데, 국토부에선 협의도 없었고 진행상황도 알 수 없다고 한다"고 따졌다. 박 시장이 "(환경영향 및 지속가능성 평가를) 그때(7~8월) 시작해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하자, 정 의원은 "(언론에 밝힐 때는) 검토를 마치겠다고 한 거지, 어떻게 시작하겠다는 뜻인가. 말장난하는가"라고 힐난했다.

서울시 무상보육 광고를 놓고서는 "내년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치므로 선거법 위반"(이노근 의원), "왜 정치적으로 우려먹으려 하느냐"(김태흠 의원)고 거칠게 비판했다. 심재철 의원은 서울시가 한강 수중보 철거를 검토하는 학술용역을 박창근 관동대 교수가 속한 하천학회에 맡긴 것을 두고 "4대강 보를 철거하자고 강하게 주장하는 박 교수에게 연구용역을 맡긴 것은 보 철거를 염두에 둔 의도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정책엔 해명, 인신공격엔 '맞불'

박 시장은 적극 대응했다. 시정 현안 질의에는 적극적으로 "제가 조금 더 설명드려도 되겠습니까"라고 주문했고, 구룡마을을 제2 수서 비리로 규정하자 감사원 감사를 자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의원들의 지적에 맞춰 실시간으로 51건의 해명자료를 냈다.

인신공격성 질문에는 정면으로 맞섰다. 이장우 의원이 서울시의 민관합동 사회투자기금 조성을 두고 "기업들한테 뜯을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협찬 시장"이라고 말하자, "명예를 훼손하지 말라"고 잘랐다. 이 의원이 '조갑제닷컴'이 펴낸 < 안철수와 박원순의 정체 > 라는 책을 꺼내들며 "박 시장과 안 의원 캠프의 좌파 인사들 이야기가 나오는데 정말 충격적"이라고 하자 "제가 낸 좋은 책도 있는데 한번 보시라"고 맞대응했다.

"콘텐츠 없이 포장만 잘하는 것 같다" "벌거벗은 임금님이냐" "정체성이 뭐냐. 민주당은 지금 자식이 없어가지고 먼 친척뻘을 후보로 내세운다는 건데…"라는 등 김태흠 의원의 막말공세에는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느냐"고 했다. 이노근 의원이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안 의원 쪽도 나온다는데 (박 시장도) 나오시냐"는 돌발 질문을 던지자 대답하지 않았다.

< 유정인·이혜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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