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질적 반응하는 누리꾼 추적했다"

김은지 기자 2013. 10. 2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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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7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7차 공판에 나오려던 증인 두 명 가운데 한 명이 출석하지 않았다. 김하영 직원의 동료 황 아무개씨(여)는 임신으로 출정이 어렵다며 진단서를 재판부에 냈다. 황씨는 검찰 조사에서 심리전단 업무 매뉴얼을 이메일로 전달받았다거나 '금일 이슈 및 대응 논지'를 서면으로 받았다는 등 '의미 있는' 진술을 했다. 김하영 직원이나 5파트장 이 아무개씨와는 다른 진술이었다.

검찰은 "검찰 진술 중에 중요한 내용이 많으니 비공개도 좋고 시간을 줄여서라도 증인신문을 하게 소환해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임신 때문에 힘들다니 한 달 정도 시간을 준 뒤 11월4일 출석을 요청하겠다"라고 말했다. 김하영 직원이 속한 안보3팀 5파트에는 이 아무개 파트장(6차 공판 증인)과 이 아무개 직원(5차 공판 증인), 윤 아무개 직원, 황 아무개 직원 등 모두 5명이 속해 있다. 황 아무개 직원이 불출석하면서 이날은 2012년 8월 심리전단에 차출된 윤 아무개씨(이하 윤 직원)만 증인석에 앉았다.

 윤 직원에 대한 검찰 신문검사(검)

:심리전단 사이버 활동은 전 부서장 회의를 비롯한 각종 회의 등에서 피고인(원세훈)이 지시하거나 강조한 내용, 피고인에게 보고되는 현안 등을 중심으로 심리전단 차원에서 '금일 이슈 및 대응 논지'를 작성·마련한 다음, 팀장·파트장 등 지휘 라인을 거쳐서 직원들에게 시달된다. 그러면 직원들은 '금일 이슈 및 대응 논지'에 따라 각자 맡은 사이버 공간에서 글 게시 등 활동을 하고 결과를 보고하는 식이다. 맞나?

ⓒ그림 서혜주 현직 국정원 직원이 출석해 공판 내내 가림막이 쳐졌던 원세훈(서 있는 사람) 7차 공판 날인 10월7일,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과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에 대한 추가 기소가 이뤄졌다.

윤직원(윤)

:지시를 받아서 글을 쓰고, 그에 대한 결과도 알려드렸다.

:증인은 검찰 조사 때 "어떻게 글을 쓰라는 지시가 내려오고 그에 따라 글을 쓰게 되는데, 솔직히 저도 그 지시를 보면서 어떤 부분은 대통령이나 국정 홍보 측면이 더 강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다. 그러나 상부에서 여러 사항을 고려하여 그런 지시를 했을 거라 생각하고 지시가 내려온 이상 그러한 지시에 따라 저희들은 글 게시 등 활동을 했던 것이다"라고 진술했나?

:그렇다. 주제 선정 과정은 알지 못해서 종북 세력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검사가 말을 자르려 하자) 조금만 더 말씀드려도 되나? 나중에 주제를 받을 때 북한이라는 단어가 있지 않으면 제가 그렇게 (국정 홍보) 생각을 한 적도 있었지만 그건 잠깐이고….

:증인은 검찰 조사 때, 2012년 8월29일 외부 조력자 이정수(가명)가 오늘의 유머(오유) 사이트에 게시한 '엠비 아웃하면 베스트냐'라는 제목의 글에 증인과 이 아무개 직원 등 파트원이 중복 추천했다는 검사 질문에 "저희 팀에서 올린 글에 대해서 함께 여러 명이 추천하면 베스트 게시판에 올라가는지 보려고 했다. 저희가 추천을 해도 그 사이 반대 4번 이상 받으면 베스트 게시판으로 갈 수 없으니까"라고 진술했나?

:그렇다.

:증인은 이 아무개 5파트장의 지시로 찬반 클릭을 처음 했다. 맞나?

:그렇다.

:"찬반 클릭 왜 하는 거예요? 이거 어떻게 해서 우리가 어떤 업무로 하게 되는 겁니까"라며 증인이 잘 몰라서 이 파트장에게 물어보지 않았나?

:지시를 받았을 땐 질문하지 않는다.

:찬반 클릭 의미도 모르고 하라니까 한 건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줄 알았다.

:그렇다면 찬반 클릭하라고 하면 하는 건가? 왜 하는지도 모르고?

:찬반 클릭하면 종북 세력 반응을 볼 수 있다고 해서 했다.

:찬반 클릭은 무슨 반응을 이끌어내서 뭘 보고하나?

:찬반 클릭을 통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누리꾼이 있다. 그럼 그 사람의 아이디를 보고 그 사람이 작성한 글을 찾아본다. 그럼 그 사람이 어떤 성향인지 알 수 있다.

:오유 구조상, 찬성하면 누가 했는지 닉네임 표시가 되지만 반대는 반대자 표시가 안 된다. 누구든지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부터 반대당하면 불쾌한 것은 인지상정인데, 거기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내는 것과 종북 좌파의 특이 반응은 어떻게 추적하나?

:당시 이상한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계속 쳐다보고 그 사람이 쓴 글을 보고 전체적으로 종북 성향을 파악한다.

:증인은 검찰 조사 시에 "천안함 폭침 조작설을 퍼뜨리는 그런 글이 오유 베스트 오브 베스트(베오베)에 올라가고 그랬던 거 같다"라고 한 뒤, "이런 글에 대해서 반대 클릭해서 베스트나 베오베 게시판에 못 올라가게 했나"라는 검사의 질문에 "예, 그렇게 하려고 반대 클릭해봤는데 저나 저희 직원 몇 명이서 반대한다고 해서 별로 효과가 없었다"라고 대답했다. 맞나?

:그렇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글을 베스트나 베오베에 올라가는 걸 저지하기 위해 반대 클릭한 건 인정한 거 아닌가?

:사전에 뭘 짜거나 그런 게 아니다.

:시도했는데 여의치 않았다는 말인가?

:그렇다.

:동일한 게시 글에 대해 국정원의 추천·반대 클릭이 일어나는데, 전부 우연의 일치인가? 전혀 연락하지 않고?

:테스트 기간 중엔 몇 번 연락했는데….

:아, 서로 연락한 적이 있긴 있나?

:거의 없었다.

:5파트원 이 아무개 직원 진술에 따르면, 추천·반대 클릭 활동은 오유 게시판 연구를 시작한 2012년 8월 말쯤부터 9월쯤까지 거의 오유에서만 이뤄지다가 그만둔 활동이라는데 맞나?

:그렇다.

:2012년 11~12월, 추천·반대가 다시 이뤄지는 건 이 파트장 지시 때문인가?

:그렇다. 종북 세력 파악을 위한 미끼 활동이라고 했다.

:증인은 검찰 조사 때만 해도 '미끼글' 이런 말은 안 했다. 증인은 법정 증언하기 전에 (미끼글이란 표현을) 다른 데서 듣거나 관련된 문서를 본 적이 있나?

:나중에 들었다.

:그 나중이 언제인가?

:검찰 조사 이후에.

:검찰 조사 이후에 들었다는 건 향후 법정에 가면 그렇게 증언하라는 거 아닌가?

:아니다.

:본 건 발생 후 증인이 작성한 글을 삭제한 적 있나?

: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글 삭제하거나 (사이트에서) 탈퇴한 이유는?

:오래되거나 맘에 안 들거나….

:남은 것도 있고 삭제한 것도 있는데, 기준이?

:제가 맘에 들면 남겨놨다.

:혹시 일정 기간 이후의 글을 지우라는 지시가 내려온 거 아닌가?

:아니다.

:맘에 드는 글은 남겨두고 맘에 안 드는 글은 지웠다는데, 정당한 안보글이라면 게시글을 지울 필요가 없을 텐데 맘에 안 들어서 지운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그냥 싫었다.

 윤 직원에 대한 변호인 신문

변호사(변)

:증인이 했던 사이버심리전 업무가 정치 관여나 특정 후보·정당에게 선거운동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의심해본 적 있나?

:없다.

:증인은 4대강 사업, FTA, 제주 해군기지 등과 관련해 사이버 심리전 업무 수행을 지시받은 적이 있나?

:그런 주제를 받았지만 선정 과정은 모른다.

:표현이 국정 홍보라고 하지만 결국 북한·종북 세력이 활용하는 국정 이슈 주제에 대해 국정 성과나 정부 정책 왜곡·폄훼에 대한 대응으로 이를 바로잡아 알리라는 취지였다. 맞나?

:그렇다.

:증인은 "원장님 지시 강조 말씀이 내부 게시판에 게시될 때마다 직원들이 보는 편이냐"라는 검사 질문에, "이번 사건이 생기기 전엔 내부 전산망에 그런 게 있는지도 몰랐다가 말씀 자료가 유출되어 언론에 보도되었다는 걸 접하고 그때 처음 봤다"라고 진술했다. 맞나?

:그렇다.

:결국, 원장님을 필두로 하는 지휘체계에 비추어볼 때 증인이 파트장으로부터 받는 지시 사항은 원장님으로부터 지시받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증인 생각을 진술한 건가?

:그렇다.

판사(판)

:오유 게시글에 대한 추천·반대 클릭은 특정 누리꾼의 특이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증인의 경험 중에 특이·신경질적인 반응이 구체적으로 생각나는 게 있나?

:글쎄,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고. 그런 반응 보이는 사람이 썼던 글을 쫓아가서 본 적이 있다.

:특이 반응이라고 볼 만한 증표가 뭔지 궁금해서 묻는다. 구체적으로 기억나는 몇 가지가 있나?

:기억은 안 나지만 종북 세력이나 북한이 주장하는 내용을 자주 게시하는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 반응을 쫓아가서 파악했다.

김은지 기자 / smi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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