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물' 2억원대 벤츠 구급차.. 제 역할 못해 일반 구급차로

강홍균 기자 2013. 10. 27. 23:0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당 2억원씩 주고 구입한 벤츠 구급차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009년 11월 중환자 응급이송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원격영상장비가 장착된 벤츠 스프린터 구급차 3대를 6억원에 구입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송 중 환자상태에 대한 영상을 병원으로 보내 응급처치 지도를 받을 수 있는 장비를 갖췄다.

제주도는 벤츠 구급차를 서귀포소방서 대륜 119센터, 서부소방서 한림 119센터, 동부소방서 성산 119센터에 각각 배치했다. 그러나 벤츠 구급차는 별로 활용되지 못했다. 3G로 설계된 시스템 문제 때문에 오름이나, 산, 대형건물 옆을 지날 때마다 구급차와 병원을 연결하는 접속이 끊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연결망 범위 내로 다시 들어가더라도 자동 재접속 기능이 없어 처음부터 환자상태에 대한 입력을 모두 다시 해야 했다.

윤춘광 제주도의회 의원은 "벤츠 구급차를 운영하는 119구급대원들은 현장에서 원격영상 사용을 포기하고 전화를 사용했다"며 "처음부터 현실에 적합한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무작정 구입해 예산만 낭비했다"고 말했다.

2010년 이후 벤츠 구급차의 원격영상 사용건수는 126건으로 차량 1대당 42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에 14회 수준에 그친 것이다. 올해 들어서는 아예 원격영상 기능을 포기, 단 한차례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벤츠 구급차를 일반 구급차와 똑같이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서부소방서는 최근 벤츠 구급차를 반납하고 국산차로 교체하기도 했다. 벤츠 구급차는 외제차인 만큼 고장이 나더라도 즉시 수리를 받는데 지장이 많았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강홍균 기자 khk5056@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