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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 처녀검사'는 무죄, '성추행'은 유죄..법원 판결나와

입력 2013. 11. 07. 16:50 수정 2013. 11. 0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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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을 성추행하고 처녀성 검사를 해야한다며 알몸신체를 검사를 해 물의를 빚었던 국제결혼 중개업자가 법정구속됐다.

그러나 알몸신체 검사에 대해선 무죄가 선고 돼 여성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이종림 부장판사)는 7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송모(49)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앞서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국제결혼에 대한 모든 절차를 진행하면서 한국 입국에 관해 전적인 권한을 지니고 있음을 이용해 필리핀 여성을 추행한 사안이 중대하고 외국인 여성에 대한 차별적이고 비인격적인 대우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은폐를 시도하고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는 등 반성치 않아 엄벌이 필요하다"고 법정구속 이유를 밝혔다.

송씨는 필리핀 여성과 한국 남성의 결혼을 성사시키는 사업을 해오던 지난 2011년 5월 18일 결혼식 후 한국 입국을 기다리고 있던 S(당시 19세·여)씨에게 자신의 팔과 다리를 주무르게 하고 S씨의 허벅지를 만지는 등 3차례에 걸쳐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S씨가 지난 4월부터 진행된 5차례 공판 내내 추행 당시 상황을 구체적이고 한결같이 진술한 만큼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재판부는 송씨가 2010년 8월 16일과 같은 해 9월 25일 2차례에 걸쳐 출산경험 유무를 확인한다며 필리핀 여성 B(당시 18세·여)씨의 알몸을 살펴본 혐의(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에 앞서 피해자에게 설명 했고 이 과정에서 강요가 없었으며 첫 신체검사 장소가 이모와 사촌 동생이 함께 있는 곳이었다"면서 "이런 점 등에 비춰볼 때 피해자가 거부하지 않는 가운데 이뤄진 송씨의 행동이 위력으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는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주 피해 여성을 지원해온 김춘경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 대전센터장은 "결혼한다고 누가 처녀성 검사를 받고, 검사를 왜 중개업자가 하느냐"면서 "처녀검사, 알몸검사 자체가 명백한 성추행이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김 센터장은 "외국인 피해자의 눈에 중개업자는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존대로 보인다. 어떻게 중개업자의 지시를 거부하느냐. 이주여성의 인권을 이렇게 유린해도 되는가"라고 했다.

김 센터장은 "피해자와 의견을 나누고 법률자문을 거쳐 항소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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