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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보육 1급 자격증' 믿었는데..아기 머리에서 학대 흔적

김종원 기자 입력 2013. 11. 11. 10:57 수정 2013. 11. 1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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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아팠을까" 아버지의 절규

다친 아이의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길, 발걸음이 참 무거웠습니다. 처음 만나면 무슨 인사를 건네야 할 지 한참 고민했습니다. 아직도 투병 중인 20개 월의 작은 아이. 뭘 사들고 가야할 지 상상력이 빈곤한 저는 그저 음료수 두 상자 사들고 향했습니다.

아이는 엄마 등에 업혀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뛴 것은 작은 머리에 난 커다랗고 흉한 흉터였습니다. 왼쪽 귀 뒤에서부터 이마 바로 위까지 굵고 선명하게 흉터가 남아있었습니다. 흉터를 보자마자 뭉클했습니다. 이 작은 아이가, 그것도 여자아이인데 이렇게 큰 흉터를 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마음 아팠습니다. 그래도 아이는 낯선 취재팀을 보고 신나게 웃더군요. 집이 북적이는 것이 반가웠나 봅니다. 아이 어머니도 의외로 담담하셨습니다. 아이가 무사해 준 것이 그저 감사하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 전직 간호사 출신에 보육교사 자격증까지.. '믿었는데..'

사건은 4개월 전, 7월달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수연이(가명)는 44살에 얻은, 말 그대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늦둥이 딸이었습니다. 하지만 부부는 맞벌이를 해야 했습니다. 수연이까지 생겼으니 더 열심히 일해야만 했다고 합니다. 여든 넘은 노모에게 아이를 맡길 수도 없고, 일을 그만둘 수 없는 상황에 부부는 결국 아이 돌보미를 찾아나섰습니다.

그러다 지역 신문에 난 광고를 보고 솔깃했다고 합니다. 아이를 돌봐주겠다는 광고가 실렸는데, 전직 간호사 출신에 보육교사 1급 자격증까지 가지고 있다고 했답니다. 아이 건강 면에서도, 보육 면에서도 완벽해 보였습니다. 게다가 집도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찾아가서 만나 봤답니다. 44살에 낳은 늦둥이라 마음이 안 놓인다고 말을 했더니, 놀랍게도 돌보미는 본인도 44에 늦둥이를 낳았다고 하더랍니다. 실제로 50대 도우미에겐 초등학생 딸이 있었고, 수연이 부모는 그 점에 더 마음을 놓았다고 합니다. 늦둥이 아이를 둔 부모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테니까요. 한 달에 100만 원, 적지 않은 돈이었지만 든든한 마음으로 아이를 맡기게 됐습니다.

■ '수연이가 병원에 실려왔어요' 청천벽력

그렇게 두 달이 지났습니다. 아이를 잘 봐주는가 싶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일을 하고 있던 수연이 어머니에게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돌보미였습니다.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실려왔다는 겁니다. 아이 어머니는 '그저 감기가 걸려 열이 나는 거겠지'했답니다. 아니, 사실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그냥 감기로 믿었답니다. 응급실로 달려갔는데,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들이 빽빽이 몰려있는 침대가 있더랍니다. 수연이었습니다. 의식이 없고 동공은 풀려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계속 점심에 먹은 음식을 토하고 있었답니다. 돌보미에게 어찌 된 일인지 물었지만 '모르겠다'는 말만 돌아왔다고 합니다. 의사의 말은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습니다. 경막하출혈, 그러니까 아이 머리 속에 피가 상당히 많이 고여있고, 뇌가 부어서 위치까지 바뀌었다는 겁니다. 중증 뇌손상이었습니다. 뇌 수술을 해야하는데, 살 확률은 2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답니다. 그렇게 수연이는 수술실로 들어갔고, 어떻게 견뎠는지 모르는 4시간이 흘렀습니다. 두개골을 드러내는 대수술 끝에 수연이는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 머리에서 멍 자국 발견..학대의 흔적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놀라운 얘기를 해 줬습니다. 수술을 하기 위해 수연이 머리를 밀었는데, 숨겨져 있던 멍이 4개나 드러났다는 겁니다. 수술을 시작하면 흔적이 없어질까봐, 의사선생님이 직접 사진을 찍어놓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수연이가 학대를 당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멍 자국이 사람 손, 특히 주먹으로 때린 딱 그 모양과 크기라는 겁니다. 게다가 수연이의 뇌 손상 정도는 어른으로 치면 교통사고 수준의 강한 충격을 받아야만 생기는 것인데, 아무래도 수연이가 머리를 맞으면서 다친 것 같다는 소견이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아이 부모는 당장 돌보미를 찾아갔습니다. 물론 많이 격앙됐지요. 전화로 '아이가 잘못되면 죽여버리겠다'는 말도 했고, 집 앞에 찾아가선 소리도 쳤답니다. 그러자 돌보미는 수연이 부모와 대화를 하는 대신 112에 신고를 했답니다. 자신이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요. 겁이 나서 그랬을 테지만, 수연이 부모님은 그 이후로 전화도 받지 않는 돌보미 태도에 너무나 화가 났다고 합니다. 결국 경찰에 고소했는데, 그러고나니까 돌보미에게 전화가 왔다고 합니다.

■ "이제 17개월이잖아요! 우리 수연이가 맞을 짓을 했나요?" 아버지의 절규

돌보미와의 당시 전화 통화 내용을 수연이 부모님은 그대로 녹음을 했습니다. 이 녹취 자료는 검찰에 증거로도 넘어갔습니다. 그 녹취 내용을 직접 들어보니 그저 화가 날 뿐이었습니다. 녹취록을 옮겨보겠습니다.

아버지

: 정식 간호사 자격증, 보육교사 1급 자격증 갖고 계시다던데 맞나요?

돌보미: 제가 자격증 있는 건 맞아요. 수연 아버님 제가 어떻게 말을... 저도 너무 놀래서 어떻게 말을

드려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수연이가 일단 빨리 정신 돌아오기만 저는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저 좀 어떻게 도와주세요.

아버지: 머리는 왜 멍이 납니까.

돌보미: 머리는 제가... 보채고 막 그렇게 해가지고...

아버지: 때렸어요? 보채갖고?

돌보미: 예, 막 떼쓰고 막 소리 지르고 울어 가지고 내가 머리를 때리기는 몇 대 때렸어요.

아버지: 보챈다고 해서 애 머리를 그렇게 때리시면 어떻게 해요? 이제 17개월이에요. 17개월.

초등학생도 아니에요.

돌보미: 아기가 막 한참 보챈다고...

아버지: 보챈다고 해서 머리를 때리면 어떻게 해요. 머리는 애기 들은 형성이 아직 안 된거 아시잖아요.

돌보미: 정말 죄송합니다. 그거는 제가 상상도 못한 일이에요.

(중 략)

아버지

: 애를 왜 그렇게 때리셨어요?

돌보미: 아니요. 막 때리지 않았어요.

아버지: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세요.

돌보미: 순간적으로 몇 대 때린 거예요 제가.

(중 략)

아버지

: 한 가지만 물어볼게요. 수연이가 맞을 짓을 했어요?

돌보미: 아니요.

아버지: 그런데 머리를 왜 때리셨어요?

돌보미: 순간적으로 제가 욱하는 마음에 그런 거라고요.

(중 략)

아버지

: 주먹으로 때리셨어?

돌보미

: 주먹으로 안 했어요. 손바닥으로 세게 쳤을 거예요.

아버지: 손바닥으로 세게 치는데 멍이 그렇게 들어요? 손바닥 자국이 났겠죠.

돌보미: 주먹을 쥐고 때렸나 봐요. 그러면. 제가...

아버지: 지금 손바닥으로 때렸다고 해놓고 다시 주먹으로 때렸다고 하시는 거예요?

돌보미: 아니 자꾸 그러시니까 이렇게 얘기해도 탓을 하시고 저렇게 얘기해도 탓을 하니까...

아버지: 정확히 얘기 해달라는 거예요. 주먹으로 때리셨어요?

돌보미: 그 상황이요? 주먹을 쥐고... 주먹을 쥐고 때리고, 손바닥으로도 때리고...

주먹을 쥐고 한 두 대 때리고 손바닥으로 때렸나 그럴 거예요.

아버지: 저희 입장에서는 수연이를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도로 진짜 이쁜 아이를 맡겼잖아요.

잘 봐주셔야 될 거 아닙니까.

돌보미: 저는 상처 한 군데라도 안 나야지 이렇게 조심하고...

아버지: 그래서 머리를 때리셨어요?

돌보미: 그게 제가 막 아기가... 아기를 막 미워하고 이런 게 아니고, 순간적으로 제가 욱 하는 마음이

조절이 안 돼서 그랬던 거예요.

아버지: 그만 얘기하죠. 그만 얘기 하시고...

돌보미: 수연이 아빠 믿어주세요. 아침에도 윙크하고 웃고 서로 귀엽다고 웃고 깔깔 웃고...

아버지: 그런 얘기 하지 마세요. 저희 마음 더 아프니까.

(중 략)

아버지

: 예, 알겠습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무슨 말인지 다 들었고요.

돌보미: 잠깐만요. 끊지 마세요. 저를 정말 나쁘게 생각하지 마세요.

아버지: 그러니까요. 다 제가 말씀을 드렸잖아요.

돌보미: 아니, 제가 전화 걸었잖아요. 전화 요금도 제에게 나오잖아요. 제 말을 들어주세요.

너무 오해를 하시니까 그 오해를 제가 풀어야 돼요.

사실 돌보미도 많이 놀란 기색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아이를 때렸다고 털어놨습니다. 아이가 쓰러져서 병원으로 옮겨진 그 날이 아니라, 그보다 이틀 전에 아이를 때렸다고 얘기했는데, 이게 의사 소견과도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수연이 머리에 고였던 피가 36시간 이상 된 것이었다는 것이 의사의 판단이었거든요. 결국 돌보미는 경찰 수사를 받고, 검찰로 송치가 됐습니다.

■ 출동한 119 대원에게 "병원에 안 갈래요"

아이를 때린 것도 때린 것이지만, 조사를 하다보니 더 아찔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수연이가 쓰러진 직후의 일입니다. 갑자기 아이가 구토를 하며 쓰러지자 돌보미는 겁이 덜컥 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119에 신고를 했는데, 막상 긴급출동한 119 대원이 집에 도착했을 때 수연이 의식이 희미하게 돌아왔답니다. 그래서일까요, 돌보미는 돌연 태도를 바꿔 119 대원보고 돌아가라고 했다고 합니다. 아이를 병원에 보내지 않겠다고요. 그러면서 아이를 병원에 보내면 남편에게 혼난다는 둥 이해하기 힘든 언행을 보였다고 합니다.

당시 119 대원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봤더니, 그 당시에도 직감적으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보통의 부모들은 아이가 열만 조금 나도 아이를 들쳐 안고 아파트 1층에 내려와서 구급차를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구급차 도착 하자마자 1초라도 빨리 병원에 가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경우는 아이가 계속 구토를 하고 쓰러져 있는데도 병원에를 가지 않겠다고 하니, 이상할 수 밖에요. 게다가 구급대원은 처음엔 돌보미가 아이 엄마인 줄 알았다네요. 그래서 설득을 했고, 결국 10여 분 만에 수연이를 구급차에 태우고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이 수상한 보호자가 어머니가 아닌 돌보미란 사실을 안 것은 이 구급차 안에서 였고, 뭔가 상당히 잘못됐다고 느꼈다고 증언했습니다.

■ 병원에서도 때린 사실 쉬쉬..검사 시간 지체

병원에 도착해서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계속됐다고 합니다. 급할수록 의사에게 증상을 정확히 설명해야 하는 것이 상식인데, 아이가 목욕을 하다가 물을 마시고 쓰러졌다고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폐 검사까지 해 봤는데 물에 빠진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정확하지 않은 증언 때문에 불필요한 치료만 계속 할 뻔 한 건데, 그나마 재빨리 뇌 CT를 찍은 덕에 수연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연이 부모는 이 모든 것이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어른도 견디기 힘들다는 수술, 이런 우여곡절 까지 겪은 끝에 그나마도 다소 늦게 수술실에 들어갔지만, 견뎌 준 것은 너무 대견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돌보미에게 머리를 맞고 머리 속에 피가 고이는 이틀 동안 말도 못하고 고통스러웠을 아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찢어진다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 장애를 갖게 된 수연이

다행히 강한 의지로 수연이는 잘 깨어났고, 이제는 퇴원을 해 집에 있습니다. 어머니는 일을 그만 뒀고, 집도 크기를 줄여서 병원 근처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수연이는 몸이 불편합니다. 왼쪽 뇌를 수술을 해서 그런지 몸의 오른쪽에 마비증상이 와 힘이 잘 안들어갑니다. 그래서 걸음 걸이가 부자연스럽고 자주 넘어집니다. 점점 회복 될 것이라고 하지만 언제일지 아직은 잘 모릅니다.

눈도 문제입니다. 뇌 수술을 한 후로 한 쪽 눈이 초점이 잘 안맞는데, 너무 어려서 아직 시력 검사는 못 해 봤지만 의사는 눈에 심각한 이상이 온 게 아닌가 우려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수술 때 드러냈던 두개골이 너무 약해서 녹아 내릴 가능성도 있고, 제대로 견뎌준다고 해도 기존 두개골과 서로 다른 속도로 자라면서 머리가 기형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합니다. 또 청각, 후각, 미각 등 감각을 잃을 확률도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수연이는 앞으로도 계속 매주 신경외과를 찾아 경과를 살펴봐야 합니다. 더 가슴이 아픈 건, 아직 말도 할 줄 모르는 20개월 어린 아이가 자기 머리의 상처가 있다는 걸 아는지, 모자가 없이는 외출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겁니다. 마음의 상처가 얼마나 크길래 그러는 지, 어느새 모자를 10개 넘게 산 수연이 어머님은 취재진에게 모자를 보여주며 또 한번 눈물을 보였습니다.

■ 문제는 관대한 처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아동복지법이 너무 낡았다고 지적합니다. 현재 아동복지법은 6.25 이후 전쟁 고아를 보호하자는 차원에서 처음 생겨 난 법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60년도 지난 지금까지 당시의 법 조문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아동복지법에 보면 이런 조항이 있습니다. '장애를 가진 아동을 공중에 관람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러니까, 장애가 있는 아이를 서커스 같은 무대에 세워 공연을 시키면 처벌한다는 얘기인데, 저는 이런 광경은 아주 옛날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나 봤지 실제로 본 적은 없습니다. 이런건 정말 현실에 맞지 않는 조항이죠.

이러다보니 21세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권익과 부모의 관심은 60년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는데, 아이를 어떻게 보호해야 할 지 섬세하지도 않고, 어떻게 처벌을 해야 할지 두루뭉수리 하게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 법을 좀 고쳐보려고 아동 관련 법안을 새로 만들거나, 기존 아동복지법을 좀 고치려 해도 이게 잘 안된다고 합니다. 지난 18대 국회에선 아동복지법 개정안이 모두 39건이나 발의 됐지만, 그 중 1건 만 가결 됐다죠.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 개정안은 모두 47건이 발의됐지만 5건만 가결 됐고요. '아동학대 방지 및 피해아동의 보호·지원 등에 관한 법 제정안'이란 법안은 아예 폐기가 됐다고 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이 들의 경우 투표권이 없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관련 법안에 큰 관심이 없다고 혀를 차기도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아동학대를 해도 그 처벌 자체가 너무 관대하다는 겁니다. 이번 원주 수연이 사건처럼 아동을 때려 신체에 손상을 가했을 경우 아동복지법으로 처벌을 받는데, 그럴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을 받게 된다고 법이 돼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아동학대를 저질렀다 해서 구속까지 되는 사례는 드물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중상해죄'라는 것이 있습니다. 성인을 다치게 했을 경우 적용받는 형법인데, 장애를 입혔을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을 받는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이를 다치게 한 경우에 어른을 다치게 했을 때보다 더 가벼운 처벌을 받는 셈이지요. 아동복지법은 5년, 중상해죄는 10년 이니까요.

아동 학대에 엄격한 미국의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아동학대가 일어났다는 신고가 들어오면 72시간 내에 아동을 무조건 보호 격리시킨다고 합니다. 필요할 경우엔 사실 관계를 떠나 용의자를 일단 구속부터 시킨다죠. 아동학대가 확인이 되면 중벌로 다스리고, 형기를 마친 이후에도 '아동학대범'으로 이름과 사진을 공개하고 아이들 있는 곳엔 평생 접근금지 명령을 내린다고 합니다. 실제로 얼마 전 미국에서 이번 수연이 사건과 비슷한 아동학대 사건이 있었는데, 그 당시 베이비시터는 103년형을 언도 받았다는 외신 뉴스가 있었습니다. 참 무섭죠.

이런 말이 있다고 합니다. '아동 정책은 아이들 피를 먹고 자란다'라고요. 참 섬뜩한데, 도대체 얼마나 우리 아이들이 더 다쳐야 체계적이고 확실한 아동 보호 체계가 자리 잡힐까요?

■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 우리 아이 안전부터 지켜주세요"

수연이 어머니는 이제 다시는 아이를 다른 곳에 못 맡길 것 같답니다. 심지어 유치원도 못 보낼 것 같다고 한숨 쉽니다. 그러면서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를 위해선 우리 아이 안전부터 지켜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얼마 전 울산에서도 계모에게 학대받던 아이가 사망한 사건이 있었지요.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들을 학대하는 사건도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요. 아동학대에 대한 보다 더 체계적이고 엄중한 처벌이 뒤따르지 않는 한, 이런 일은 계속 벌어질 겁니다.

PS: 혹시 투병중인 수연이네 가족에게 힘이 돼 주시고 싶은 분들은 terryable@sbs.co.kr로 메일을 보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김종원 기자 terryab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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