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 수상택시 '계륵' 신세 전락

2013. 12. 6.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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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前시장 야심차게 도입하루 이용객 2만명 예측 불구올 평균 60명.. 업체 적자 누적市는 "지원할 이유 없다" 뒷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역점사업이었던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도입된 수상택시가 '계륵'신세가 됐다. 특히 출·퇴근시 교통체증을 줄인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출·퇴근 이용객은 하루 평균 2명꼴에 불과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업에 투입한 비용과 그간 발생한 적자 등 매몰비용을 감안하면 무작정 사업을 접을 수도 없는 처지여서 해법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5일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수상택시를 이용한 승객은 2008년 4만4159명에서 2009년 4만6210명으로 늘면서 정점을 찍은 뒤 2010년 2만7992명, 지난해 1만1117명, 올해는(10월 말 기준) 9811명으로 급감했다. 특히 출·퇴근 이용객은 2009년 9828명에서 해마다 감소해 지난해 1928명에 그쳤다. 올해는 353명으로 4년만에 28분의 1로 급감했다. 이를 운항일수(185일)로 나누면 올해 출·퇴근용으로 수상택시를 탄 경우는 하루 평균 2명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

서울시는 2007년 10월 출·퇴근 시간대 여의도∼뚝섬∼잠실의 교통정체를 해소하고 한강 관광을 활성화한다는 취지에서 수상택시 사업을 시작했다. 2005년에도 시가 수상택시 도입을 공언했다가 철회한 탓에 당시 경제성이나 성공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시는 수상택시 이용객이 하루 평균 2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보고서를 근거로 제시하면서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지난 6년간 하루 평균 이용객은 92명, 올해는 60명으로 당초 예측치의 0.5%에도 못 미친 셈이 됐다. 특히 '수상택시'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관광보다는 출·퇴근용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출·퇴근 시간대에는 이용요금을 5000원(관광용은 7만원)만 받았지만 지난 6년간 출·퇴근 이용객은 20%도 채 되지 않았다.

시의 빗나간 수요예측으로 수상택시의 실질적인 운영책임을 갖고 있는 민간사업자 ㈜즐거운서울은 해마다 경영적자에 시달리다 결국 2010년 ㈜청해진해운에 합병됐다. 하지만 이후 이용자는 더욱 감소해 청해진해운도 매년 수억원의 경영손실을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사실상 부도위기에 처한 수상택시사업에 대한 문제가 해마다 국감 등을 통해 지적되지만 시는 "시가 운영적자를 보전해야 하는 민자사업이 아니므로 지원할 이유가 없다"며 수수방관하고 있다. 계약대로라면 업체 측은 2027년까지 수상택시 사업을 운영해야 하지만 매년 손실이 불어나는 상황에서 사업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청해진해운 관계자는 "그동안 수상택시에 들어간 비용만 수십억원이고 20년간 사업을 운영하기로 한 만큼 적자 보전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전임 시장의 사업이라도 시에서 핵심사업으로 추진한 것인 만큼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시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수상택시 이용에 대한 홍보를 해주는 정도"라며 "민간사업자가 계약기간(20년)이 끝나기 전에 사업을 취소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태영 기자 wooa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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