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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식비 3억 떼먹고 잠적..두 번 우는 연평도 주민

한세현 기자 입력 2013. 12. 17. 21:00 수정 2013. 12. 1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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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년 전 북한의 기습포격으로 상처를 입은 연평도 주민들이 요즘 엉뚱한 일로 속병을 앓고 있습니다. 당시 파괴된 시설을 재건하는 공사를 맡은 업자가 숙식비를 떼먹고 달아났기 때문입니다.

한세현 기자입니다.

<기자>

연평도 공사현장에서 주민이 목청 높여 거세게 따집니다.

[연평도 주민 : 이 섬까지 와서 왜 일을 만들어요! 당신들이 이 돈 없어서 안 주는 거예요? 돈 내놔요, 내 돈!]

공사근로자들은 애써 외면하고 주민은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합니다.

[연평도 주민 : 생계가 왔다갔다해요. 말이 그렇지, 7천 원짜리 밥이 수천만 원이 돼 봐요!]

성난 주민들은 공사장 진입로를 막고 시위를 벌입니다.

[숙박비 내놔라! 내놔라! 내놔라!]

문제는 3년 전으로 거슬러갑니다.

북한군의 기습 포격으로 허물어진 건물과 시설을 재건하는 공사를 한 하도급 건설사가 맡았습니다.

근로자들은 연평도 주민 민박업소에서 숙박과 식사를 했는데 올해 초 외상 숙식비를 내지 않고 사라져버린 겁니다.

밀린 숙식비는 3억 원이 넘습니다.

[연평도 주민 : 새벽 4시에 일어나 새벽밥 해주신 분들이에요. 이분들 돈을 떼먹고 나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주민들은 억울한 심정에 애꿎은 원청업체를 찾아가 하소연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건설사 현장소장 : 토목 사업부와 건축 사업부는 사업본부가 다르고, 맡은 사업도 다릅니다. (사업본부가 다른지, 우리는 그렇게 자세한 건 몰라요!)]

원청 건설사는 공사비를 떼먹고 달아난 하도급 업체의 책임을 모두 떠안을 순 없단 입장입니다.

[정성호/건설사 홍보담당 직원 : 협력업체가 어려워서 체불이 발생됐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 추가적인 비용도 지불이 됐습니다.]

문제의 하도급업체는 이미 사무실을 비우고 잠적했고, 국세청에 폐업신고도 냈습니다.

[건물 관리인 : 2~3년 전부터 (입주해)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요. ((다른 곳으로) 옮겼나요?) 옮겼는지 망했는지 그런 상황이네요.]

북한군 포격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거액의 숙식비를 떼인 연평도 주민들은 또 한 번 눈물을 흘립니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마이너스통장에서 대출받고 여기까지 왔는데, 진짜 연평도 주민 두 번 죽이는 거예요. 그렇지 않아요?]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김경연)한세현 기자 vetm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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