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겨레

"오빠 어깨 주물러봐~"..여경 성희롱 넘치는 경찰 조직

입력 2013. 12. 19. 17:30 수정 2013. 12. 20. 10:00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한겨레] 진선미 의원실 간담회에서 폭로

"근무시간에 흰머리를 뽑게 해" "계속 커피 심부름 시켜"

무기계약직 '주무관' 2200명, 계약 해지될라 신고도 못해

"상관이 '오빠 어깨 좀 주물러봐'라며 어깨를 주무르라고 하고, 자기도 어깨를 주물러 준다며 강제로 내 어깨에 손을 댄다. 이런 상황이 끔찍하게 싫지만 주변 남자 동료는 '호강한다'면서 웃는다."

성범죄 수준의 일들이 경찰 조직 안에서 이뤄진다는 폭로가 나왔다. "여자가 타는 커피가 맛있다며 계속 커피 심부름을 시킨다"거나 "근무시간에 흰머리를 뽑게 한다"는 진술도 공개됐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과 전국여성위원회가 18일 국회에서 연 '경찰 조직 내 성희롱 예방 및 인권센터 개혁 방안' 간담회에서 공개된 사례들이다.

경찰은 남성중심적 구조여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해도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6월 기준 여성 경찰관 비율은 7.6%에 불과하다. 진선미의원실이 10월 경찰관 95명을 대상으로 벌인 경찰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성희롱을 당했을 경우 85%는 '참고 넘어간다'고 답했고 '경찰 내부기구를 통해 공식적으로 처리한다'는 응답은 2%에 그쳤다. 경찰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청 인권센터에 성희롱 상담·신고센터를 마련했지만 현재까지 신고 건수는 하나도 없다.

특히 경찰청 무기계약직으로 90% 이상이 여성인 주무관들은 경찰 조직의 최약자로 성희롱 사건에 대한 신고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비정규직노동조합인 '경찰청 주무관 노동조합'의 이경민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경찰에서 일하는 2200여명의 주무관들은 근무 성적에 따라 언제든 계약이 해지될 수 있기 때문에 성희롱도 참고 견뎌야 하는 상황이다. 간담회에서 공개된 사례들보다 훨씬 더 심각한 성희롱 사건들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지만 신고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경기지방경찰청 기동대장 이지은 경정은 "남성중심적 조직인 경찰에서 여경이 적극적으로 남성문화를 내면화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여경이 남자 상사가 음담패설을 할 때 그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줘야 경찰 조직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센 여자 콤플렉스'가 존재한다. 이런 문화를 바꿔야 성희롱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