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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집창촌 '청량리588'

입력 2014. 01. 02. 17:28 수정 2014. 01. 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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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북부 랜드마크 변신 앞둔 '청량리588'집창촌에 호텔·주상복합 '상전벽해' 꿈 이룰까올 하반기 재개발 '첫 삽' 중개업자 '기대반 우려반' 입지 좋아 거래 급증 기대

서울의 대표적 집창촌인 '청량리588' 일대가 호텔과 주상복합 등이 들어선 복합단지로 탈바꿈한다. 2일 찾은 '청량리588' 일대 전경.

서울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사에서 골목길을 따라 조금 더 걸어가면 대낮인데도 곳곳에 붉은 불을 밝힌 성매매업소가 줄지어 자리 잡고 있다. 오가는 사람은 거의 없고 군데군데 서 있는 '청소년 통행금지구역' 표지판만이 텅빈 거리를 지키고 있었다. 서울의 대표적 집창촌인 '청량리588' 일대는 운명을 예감한 듯 스산한 분위기만 뿜어냈다.

지난 1994년 도심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후 20여년간 삽 한 번 뜨지 못했던 청량리588 일대가 드디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대신 이 자리에는 2019년까지 호텔과 주상복합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 동대문구는 최근 전농동 620의 47 일대 청량리4 재정비촉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신축계획안이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올해 첫삽을 뜨게 됐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상반기 사업시행인가를, 하반기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연말께 착공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청량리 민자역사와 연계한 판매.문화.업무 등 복합시설이 건립된다. 또 약 295실 규모의 호텔(2만6089㎡)과 1436가구 규모의 주거타워가 들어선다. 토지 등 소유자 및 일반분양 물량은 총 1372가구(84㎡ 1256가구, 98㎡ 116가구), 장기전세주택은 64가구(전용 29~59㎡) 규모다.

■내년 착공? '반신반의'

이 일대 중개업계는 재개발 추진이 본격화된다는 소식에 환영하면서도 '반신반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청량리동 D부동산 대표는 "영등포, 신촌, 청량리가 과거 서울의 3대 상권이었는데 최근 영등포는 되살아나고 있는 반면 청량리는 여전히 너무 낙후돼 있다"며 "재개발이 더 빨리 이뤄져야 했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그는 "(왕산로) 대로변 일대 상가주민과 성바오로병원의 재개발 반대로 사업 추진이 1~2년 늦어졌다"며 "이들이 소송에서 이기면서 이들 지역은 제외하고 분리, 진행되는데 반대가 없었더라면 이미 착공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공인 대표도 "재개발이 되면 이 일대가 변모해 상권이 활성화되고 살기도 좋아질 것"이라며 "취득세 영구인하에 이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도 폐지됐으니 시장이 살아나면 재개발 사업 추진도, 매매 거래도 더 잘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일부 중개업소는 지지부진한 사업 추진에 피로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B공인 관계자는 "진행되다가 중단되는 등 사업 추진이 더뎌 이제 관심도 없다"면서도 "추진된다면 입지가 중심에 있기 때문에 잘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매매 '꽁꽁'…"거래 안돼"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여전히 거래는 쉽지 않은 편이다. 청량리 전통시장 인근 J공인 대표는 "매매가 안돼 시세가 없다"며 "몇 달이 아니라 수년째 거래를 못하고 있어 건물관리 일을 하지 않으면 먹고살기도 힘든 지경"이라고 전했다.

B공인 대표는 "재개발지역의 경우 거래가 안돼 시세 자체가 없다"며 "가격이 많이 떨어진 급매물이 나오긴 하지만 거래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인근 아파트 역시 경기 침체로 인해 시세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중개업계에 따르면 청량리 미주아파트(86㎡)의 경우 2012년 초만 해도 4억원 선이었으나 현재 3억5000만~3억7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아파트도 올 초 대비 1000만원씩 떨어져 전용 66.91㎡가 2억7000만원, 82㎡가 3억원 선이다.

D공인 대표는 "미주아파트 86㎡의 경우 2년 전 최고가가 5억8000만원까지 갔으나 지금은 3억7000만원 선"이라며 "마지막에 산 사람들은 2억원 정도 손해본 셈"이라고 말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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