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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 먹은 뒤 '뇌사'..음식 알레르기 무방비

채희선 기자 입력 2014. 01. 19. 21:27 수정 2014. 01. 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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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유처럼 다른 사람은 다 먹는 음식도 먹으면 호흡곤란을 일으키거나, 심하면 목숨까지 잃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음식 알레르기인데, 어린이 7명에 1명이 있을 만큼 흔합니다.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챙겨주는게 당연 할텐데 실상은 허술해도 너무 허술합니다.

생생리포트 채희선 기자입니다.

<기자>

9살 찬희는 열 달째 의식불명인 상태로 병상에 누워 있습니다.

지난해 4월 학교 급식으로 나온 카레를 먹은 뒤 뇌사에 빠진 겁니다.

[김정선/찬희 엄마 : 4월 3일 찬희가 학교가기 전 그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러면 절대로 먹지 말라고 얘기할 텐데….]

원인은 카레가 아니라 카레에 30% 넘게 든 우유였습니다.

찬희는 심한 우유 알레르기 환자였습니다.

[김봉식/찬희 아빠 : (우유 알레르기가) 심하기 때문에 피부에 닿아도 안된다고 적어서 학교에 보냈거든요.]

학교를 찾아갔습니다. 학생 상담 기초 조사서에는 찬희가 우유에 접촉해서도 안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학교는 이렇게 심각할 줄 몰랐다고 말합니다.

[학교 직원 : 아나필락시스(음식 알레르기 쇼크)라는 건 처음 알았어요. 25년째 근무하지만 이런 사고는 처음이거든요.]

5살 현중이도 지난 8일, 어린이집에서 큰일을 겪었습니다.

우유 알레르기가 있었는데 조리사가 순두부가 뜨겁다며 우유를 부어준 겁니다.

[어린이집 직원 : (현중이가) 우유 먹으면 안 된다는 것을 조리선생님이 잊어버리셨대요. 우유를 넣었으면 담임 선생님께 얘기해야 하는데 그것도 안 한 거죠.]

[김태형/현중이 담당 의사 : 전신 피부가 빨갛게 부어 오르고 호흡 곤란까지 와서 숨쉬기 굉장히 불편할 정도였습니다.]

미취학 아동의 15.1%, 초등학생의 15.2%가 음식 알레르기를 겪었거나 겪고 있습니다.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그런데도, 어린이집이나 학교의 대처는 후진적입니다.

[한영신 박사/삼성서울병원 환경보건센터 : 아이가 (음식 알레르기의) 위험한 반응으로 죽을 수도 있어요. 반드시 아이를 위해서 국가적 대책이 마련돼야 하거든요. 특히 학교나 어린이집에서 급식을 먹게 되면서 사고가 많이 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에선 이런 아이들을 꺼리거나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까지 있습니다.

[어린이집 직원 : (음식 알레르기 환아를) 못 받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의 생명을 어떻게 책임지겠어요. (정부가) 그런 아이들을 갈 수 있는 곳을 만들어 주든지.]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는 음식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을 위해 대체 급식을 마련하고, 학교생활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관련 법규도 마련돼 있습니다.

음식 알레르기를 앓는 아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고, 그에 따른 위험도 커지고 있는 만큼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장현기, VJ : 이준영)채희선 기자 hscha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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