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미디어 OTT 부상..TV 시대 종말 앞당긴다

입력 2014. 1. 27. 18:09 수정 2014. 1. 2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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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버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가 제작한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가 골든 글로브상을 거머쥐었다. 드라마에서 상원의원 프란시스의 아내로 나왔던 로빈 라이트가 TV드라마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방송사가 아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이 골든 글로브상을 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지난해 9월 TV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하는 `에미상`에서 최고감독상을 받았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물론이고 `못 말리는 패밀리` `햄록 그로브` 등으로 1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우리나라로 치면 CJ헬로비전의 `티빙`이 자체 제작한 드라마가 방송대상을 받는 것과 같다. 지난 2012년 온라인미디어 허핑턴포스트의 퓰리처상 수상에 못지않은 사건이다. 방송국에서 전파를 송출하는 지상파는 물론이고 케이블과 위성방송 등 기존 미디어 시장을 뒤흔드는 새로운 세력의 등장이다.

◇왜 미디어 OTT인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시작한 OTT(Over The Top) 기업이 자체 제작 콘텐츠로 방송 시장에 존재감을 과시했다. 시장조사기업 스트래티지어낼리틱스(SA)는 올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이 디지털 홈 시장 판도변화를 가져올 주역이라고 분석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유튜브 등 OTT가 전통적인 유료 TV 기업을 위협한다.

미디어 OTT란 기존 통신 및 방송사가 아닌 새로운 사업자가 인터넷으로 드라마나 영화 등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용 시간이 자유롭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유료TV보다 낮은 가격으로 고객을 유혹한다.

초기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는 유튜브처럼 짧은 동영상이 주를 이뤘지만 재생시간이 긴 드라마와 영화, TV쇼로 옮겨갔다. 최근 OTT를 큰 화면에서 보게 하는 단말기가 늘어나며 서비스 이용량은 더욱 증가했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영상을 볼 수 있는 이 서비스에 한 번 맛들인 고객은 지상파 TV 드라마 시간을 기다리지 않는다. 시장조사기업 인포마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이 2012년 102억달러에서 2017년 2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미디어 지형 대변화 시작

포브스는 NPD그룹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인용해 HBO와 쇼타임 같은 유료TV 가입자 감소세가 두드러진 반면에 넷플릿스와 훌루 등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는 뚜렷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년간 전체 유료TV 가입자는 6% 하락해 두 서비스 간 격차가 줄어들었다.

미국 전체 가구의 32%는 유료TV를, 27%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한다. 격차는 5%에 불과하다. 온라인 스트리밍의 무서운 성장세를 보면 유료 TV를 뛰어넘는 건 시간문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0월 가입자수 3300만명을 기록하며 2870만명인 대표 유료 TV인 HBO 가입자를 추월했다.

미국 시청률 조사기업인 닐슨은 지난해 온라인 TV 시청자를 시청률 조사에 포함시킬 계획을 언급했다. TV 시청 개념의 변화다. 방송국에서 송출해 TV로 수신하는 지상파와 케이블위성방송뿐 아니라 인터넷으로 접속하는 넷플릭스, 훌루 등의 OTT도 TV 시청에 포함될 전망이다.

팍스 협회는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미국 브로드밴드 가입가구의 절반이 OTT 가입자"라고 발표했다. 팍스 협회는 OTT 가입자는 한 달 평균 67달러를 온라인 스트리밍 TV 시청에 쓴다고 분석했다.

◇각국 OTT 예의주시

OTT 선전에 방송업계 시선은 곱지 않다. OTT가 방송사업자처럼 TV와 거의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규제는 없기 때문이다. 기존 방송 사업자는 OTT 급부상에 불안해하며 혼돈에 빠졌다.

KT경영경제연구소의 `OTT, 미디어의 미래를 말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최근 발간한 15차 TV 방송 시장 조사에서 기존 주요 사업자를 다채널방송사업자나 방송사업자로 분류했다. OTT는 별도 온라인 비디오 방송사업자로 계속 유지하며 규제 적용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

영국은 OTT규제에 관심이 높다. 사업을 하려면 TV온디멘드협회(ATVOD)에 신고해야 하며 가이드라인을 지켜야 한다. 폭력성과 선정성 등 콘텐츠 규제다. 프랑스는 방송과 영화 콘텐츠 생산에 OTT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위험성 있다고 진단했다.

천병준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단순 볼거리 동영상을 제공할 줄 알았던 OTT가 양질의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며 "기존 방송이 가진 한계를 넘어서고 국경을 넘어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주요 OTT사업자의 보유 콘텐츠 및 지원 단말기

출처: FCC(2013.07)

미국 OTT 가입자 수 현황 및 전망 (단위: 백만 명)

출처:IDC(2013.04)

자료: 각사, 한국인터넷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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