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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요한슨 8년간 지원해온 구호단체와 결별, 왜?

입력 2014.02.01. 11:00 수정 2014.02.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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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스라엘 불법 정착촌에 거주한 음료업체 광고 계약

세계적 인도지원단체 옥스팸 친선대사직 물러나기로

아역배우 출신으로 <호스 위스퍼러>,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어벤져스2> 등으로 이름난 미국 영화배우 스칼렛 요한슨(29)이 8년여 활동해 온 세계적인 인도지원단체 옥스팸의 국제 친선대사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최근 제작을 마친 한 다국적 기업의 광고가 논란이 일자, 옥스팸 대사직에서 전격 하차하기로 한 게다.

31일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요한슨은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다국적 식음료업체 소다스트림과 전속 모델 계약을 맺고 최근 첫번째 텔레비전 광고 촬영을 마쳤다. 이 광고는 오는 2월2일(현지시각) 치러지는 '2014 미국프로풋볼리그 결승전'(NFL 수퍼볼) 때 미 전역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1903년 창업한 소다스트림은 세계 최대 가정용 탄산음료 제조기 생산·판매 업체다. 지난 2010년엔 첨단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됐으며, 한국을 포함해 세계 45개국의 6만여 매장에서 2012년 올린 매출만도 4억3600만달러에 이른다.

문제는 이 업체의 주력 생산공장이 국제법상 '불법 점령지'로 규정된 요르단강 서안지역의 유대인 정착촌 마알레 아두밈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1967년 팔레스타인 땅인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지역을 점령한 이래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불법 정착촌을 건설해 유대인을 이주시켰다.

현재 불법 정착촌에 거주하고 있는 유대인 인구는 약 50만명에 이른다. 이들 정착민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이스라엘 당국은 거대한 '분리장벽'을 세우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동의 자유'조차 가로막힌 상태다. 요한슨이 소다스트림 광고를 제작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비판여론이 거세진 것도 이 때문이다.

요한슨은 대변인을 통해 성명을 내어 "옥스팸 쪽과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한 투자 거부운동과 그곳에서 생산되는 제품 불매운동 등에 대해 근본적인 관점 차이가 있다. 더는 함께 활동하는 게 어렵다고 판단해, 8년여 이어온 옥스팸 친선대사 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그간 이룬 성과와 기금 마련에 기여한 점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옥스팸 쪽도 성명을 내어 "요한슨의 결정을 존중하며, 여러 해 동안 노고를 아끼지 않은 점에 대해 감사한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이어 "친선 대사들의 개인적인 생각을 존중하지만, 요한슨이 불법 정착촌에서 운영되는 소다스트림의 광고모델을 맡는 것은 옥스팸 국제친선대사 역할과 양립이 불가능하다. 우리는 소다스트림 같이 불법 정착촌에서 운영되는 업체들로 인해 옥스팸이 적극 지원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권리가 침해되고, 빈곤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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