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오마이뉴스

초등학교 입학 학용품, 미리 다 사지 마세요

입력 2014. 02. 19. 18:17 수정 2014. 02. 19. 18:17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오마이뉴스 전대원 기자]

매년 2월 중순 이맘때가 되면 신학기 준비로 바빠집니다. 대형마트는 신학기 준비를 위한 특별 코너를 마련하고 가구점은 대목을 맞아 손님을 끌기 위하여 책상과 의자 등 학생용 가구의 할인행사 등을 준비합니다. 고객인 동시에 학부모인 사람들은 등교할 때 입힐 봄옷도 장만하고 가방과 신발주머니, 학용품 등을 준비하게 되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공부하라는 말은 학부모라면 자식에게 빠지지 않고 건네는 덕담일 것입니다.

저는 이제 학부모가 된 지 정확히 2년이 되어갑니다. 초등학교 입학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첫째 아이가 3학년이 됩니다. 이제는 신학기를 맞는 것도 이골이 나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점검표를 만들어 준비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전경

ⓒ 전대원

명색이 직업이 교사이지만 자식이 초등학교 1학년이었을 때 초보 학부모였던 것은 똑같았습니다. 고등학교에 근무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사정을 잘 모르기도 하고, 남에게 학교 상담을 잘해주다가도 정작 내 일이 되면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새 학년이 시작되는 시즌이 되면 언론에서도 신입생 학부모를 위한 안내 기사가 빠짐없이 등장합니다. 준비물은 뭐가 필요하고, 공부 준비는 어떻게 하며, 담임선생님이나 교우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기사의 주 내용이 됩니다. 저 역시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준비를 할 때 이런 신문 기사들을 많이 참고하였습니다.

그러나 좀 피상적이고 실제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에 아이를 입학시킨 선배들의 이야기도 듣고 현직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는 후배에게 전화도 하여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였습니다. 워낙 전국에 학교도 많고 선생님에 따라 상황이 다르기는 하지만, 조언을 많이 들을수록 나름대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감이 잡혔던 기억이 납니다.

마침 신학기 준비를 위한 언론사의 기획 기사 등을 보면서 3월에 초등학교에 아이를 입학시키는 초보 학부모를 위하여 안내 기사를 하나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의 경험이 직업 기자들의 기사보다 더 좋은 면도 있을 것 같아서 감히 시작을 해봅니다.

가방, 신발주머니, 실내화 등은 어떤 걸로?

사람들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저는 가방과 신발주머니는 아이가 원하는 것으로 사주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까지는 포켓몬스터나 파워레인저 같은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 가방을 좋아합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좋아보이지는 않지만 굳이 아이들에게 비싼 가방을 사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특히 남자 아이들의 경우 신발주머니는 워낙 험하게 써서 몇 달이 못 가 뜯어지는 경우도 많으니 소모품이라 생각하고 갖고 싶은 것 고르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고급스러운 것으로 사준 것은 실내화입니다. 문방구나 마트에는 제가 어렸을 때 신었던 것과 비슷한 하얀 실내화를 싸게 팔기는 하지만, 저는 운동화를 파는 전문점에서 좀 가격을 주고 실내화를 사주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아이가 하루 종일 가장 많이 신는 신발이라 좀 편하게 신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어쩌면 운동화보다 더 좋을 필요가 있는 신발이 학교에서 신는 하얀 실내화입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실내화가 워낙 빨리 더러워지는데 운동화 전문점에서 파는 것은 때가 훨씬 덜 타서 세탁 주기가 좀 더 길었습니다. 부지런한 학부모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세탁을 덜해도 되는 실내화가 무척 편하였습니다.

학용품은 어떻게?

연필이나 지우개, 필통 등은 기본적인 것이라 특별한 안내가 없어도 준비할 수가 있지만, 크레파스나 색연필, 스케치북 등은 색깔의 종류나 크기 등을 고를 때 아무래도 고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기본적인 학용품 말고 선택이 필요한 경우는 굳이 3월 입학 전에 준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담임선생님에 따라서는 크레파스나 색연필을 12색으로 살지, 24색으로 살지 정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첫날 입학식을 치르고 나면 선생님께서 내준 안내문에는 준비해야할 물품들을 잘 정리해서 나눠줍니다. 아마 학용품 이외에도 휴지나 물티슈, 칫솔과 치약, 컵 등을 준비하라고 할 것입니다. 두고두고 쓰는 학용품과 생활용품들은 사물함에 두고 쓰게 됩니다.

학교 앞 문방구

ⓒ 전대원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물건들을 모두 학교 앞 문방구점에서 구입하였습니다. 물론 선생님이 준 안내장에 잘 안내가 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것을 꼼꼼하게 2차 점검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문방구 아저씨나 아줌마입니다. 마트보다 가격이 좀 비싸기는 하지만 이렇게 안면을 트면서 학교 앞 문방구 주인과 친해두면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학기 중에 알림장에 준비물을 써와도 초등학교 1학년생의 글씨를 못 알아볼 때도 있고, 간혹 선생님이 준비하라고 한 물품이 무엇인지 알기 어려운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 학교 앞 문방구 주인은 바로 해답을 알려주는 척척박사 역할을 해줄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퇴근길에 일부러 문방구에 들러서 '1학년 1반 내일 준비물 특별한 것 있나요?' 하면서 아이 준비물을 사갖고 귀가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문방구 주인하고 안면을 익혀 놓으니까 준비물 빼놓고 안 사는 것이 있으면 알려 주기도 하고, 담임선생님 성향 따라서 학용품 종류도 추천해주고 여러모로 좋았습니다.

그리고 노트나 종합장, 일기장 등의 학용품은 한 학기 내내 두 권 이상 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학교 앞 문방구에서 한 두 개씩 구입해도 충분합니다.

잊지 말고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모든 물건에, 특히 크레파스나 색연필, 연필 등은 하나 하나에 모두 네임펜으로 이름을 써둬야 합니다. 견출지 등을 미리 구입하여 이름을 쓰기 어려운 곳에 이용합니다. 학교에서는 자기 물건에 이름을 쓰지 않으면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름을 써두면 잃어버려도 언젠가는 우리 아이의 손으로 돌아옵니다.

공부 준비는 어떻게?

대한민국 학부모라면 공부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겠죠. 더구나 요즘은 영어 유치원까지 유행하는 판국이니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공부 걱정이 안 될 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초등학교 1학년 내내 배우는 공부의 분량은 많지 않습니다.

더구나 요즘처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한글과 기본적인 수학 공부에 영어 공부까지 시키는 시절에 선행 학습이 모자랄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평범한 아이들까지 도에 넘치는 선행 학습을 하고 입학하는 게 현실입니다. 공부를 줄이면 줄였지 더할 필요까지는 없는 상태인 거죠. 공부를 해놓은 것이 하나도 없다 해도 별로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초등학생 입학 준비를 안내하는 신문 기사를 읽어보니 선행 학습보다 중요한 것이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고 하는데, 사실 이것도 하나마나한 소리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을 바라지 않는 학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초등학교 교사를 하는 후배가 조언하기를 남자 아이들의 경우는 부모님들이 마음을 한 수 접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굳이 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들의 우열을 가리자면, 선 똑바로 긋기, 색깔을 칠하라고 하는데 정확하게 잘 칠하기 등이 '누가누가 잘하나?'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앞서나가는 이유가 이런데 있다고 합니다.

결국 공부를 시키려는 학부모들도 초등학교 시절에 많은 공부가 필요치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공부 습관을 키워주려고 학원도 보내고 학습지도 시킨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공부 습관을 어떻게 키울지는 학부모들 각자의 가치관에 맡겨야 할 것 같습니다.

방과후학교와 학원

방과후학교란 일종의 보충수업의 개념입니다. 무상급식이 이뤄지면서 1학년이어도 모두 학교에서 급식을 하고 하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급식을 하게 되어서 초등학생 점심밥을 챙겨주는 부담으로부터 해방된 것도 요즘 초등생 학부모들의 행복입니다.

점심 이후에는 갖가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맞벌이 관계로 어쩔 수 없이 학생들을 학원으로 돌려야하는 집의 경우에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잘 이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바둑이나 축구, 컴퓨터, 미술, 음악 등 여러 프로그램들이 학교 교실을 이용하여 진행이 됩니다. 외부 강사들이 학교 시설을 이용해서 수강생을 모집하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물론 수강료는 학원에 비하여 훨씬 저렴한 편입니다.

저는 축구와 바둑을 시켰는데, 방과후학교를 한 두 가지만 시켜도 하교시간이 3시에서 4시 정도로 늦춰집니다. 아이가 친구들과 뛰어놀 시간을 확보해주려면 방과후학교를 너무 많이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학원은 피아노 학원 하나만 보냈는데, 많이 하는 아이들은 미술에 태권도, 영어 등 여러 가지를 하는 것을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너무 1학년 때부터 학원에 다녀서 놀 시간이 부족한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것 역시도 학부모들 개인 성향이니 각자의 판단에 맡겨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제 아이와 친구들을 관찰한 경험에 의하면 초등학교 1학년생 학교생활의 우열을 굳이 따지자면, 학원을 다닌 시간보다는 학생 개개인의 성향이 많이 좌우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초등학교 1학년의 교과과정이 공부 내용보다는 기본 태도나 습관에 맞춰져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한글이나 기본적인 셈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학생이 아니라면 굳이 공부의 양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학부모 및 친구들 관계

학부모들 성향에 따라서 학교 활동이 활발하신 분들도 있고, 행사가 있을 때만 학교를 찾아뵙는 학부모님들도 있습니다. 뭐가 맞고 틀리고는 없고 각자의 상황에 따라야 할 일 같습니다.

다만 1년에 두 번 정도 하는 녹색어머니회 활동은 많은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참여를 시키는 것 같습니다. 깃발 들고 학생들 교통 지도를 하는 것인데, 아무래도 학생 안전에 관한 사항이라 학부모들이 가장 잘 참여하는 활동입니다. 아빠나 엄마나 둘 중에 하나는 1년에 한두 번이니 시간 내서 참여해주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친한 학교 친구 몇 명의 집 전화번호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품안의 자식이라고 초등학교 1학년이 되면 부모 품을 떠나서 걱정하는 줄도 모르고 친구들과 정신없이 노는 경우가 생깁니다. 아무래도 어디 있나 수소문을 하려면 학교 친구들을 통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알림장을 놓고 오든가 교과서를 놔두고 와서 숙제 챙겨주기가 어려울 때 친구들 집 전화는 꽤 유용한 역할을 합니다. 서로 서로 모르는 것 있으면 도와가며 살아가야 합니다.

지금까지 초등학교 1학년 예비 학부모들이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하여 생각나는 대로 몇 가지를 적어 보았습니다. 여러 언론 매체의 기사와 마찬가지로 이 글도 어떤 분들에게는 많이 피상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는 느낌을 확 알기가 어렵기 때문이지요.

처음에 학교를 보낼 때는 걱정되는 것도 많고 공부를 잘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생각보다 의연하게 잘 해나갑니다. 초등학교 1학년은 남보다 잘하려고 하기 보다는 준비물 하나 빼뜨리지 않고 제 시간에 일어나 학교에 다녀오는 습관만 길러줄 수 있다면 성공한 학교 생활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줄긋기나 색칠하기만 꼼꼼하게 할 줄 안다면 매우 훌륭한 학생입니다. 많은 것만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의 아이들은 초등학교 1학년 학교생활을 모두 행복하게 보낼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마트하게 오마이뉴스를 이용하는 방법!☞ 오마이뉴스 공식 SNS [ 페이스북] [ 트위터]☞ 오마이뉴스 모바일 앱 [ 아이폰] [ 안드로이드]

Copyrights ⓒ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