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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법 10년..여전히 성업 중인 전주 '선미촌'

입력 2014. 02. 24. 10:40 수정 2014. 02. 2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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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시행 초기에만 주춤..시청 바로 뒤편서 성매매 성행 "당국 보고도 못 본 척..민관협력 통해 대책 마련해야"

법시행 초기에만 주춤…시청 바로 뒤편서 성매매 성행

"당국 보고도 못 본 척…민관협력 통해 대책 마련해야"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성매매특별법은 2002년 1월 29일 전북 군산 개복동 성매매업소 집결지에서 일어난 화재로 여성 종업원 14명과 남자 지배인 1명이 숨진 '개복동 참사'를 시작으로 전국적인 성매매 산업 해체 운동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10년째를 맞았지만, 아쉽게도 성매매는 여전하다.

특히 성매매특별법 시행의 단초가 됐던 전북 지역의 중심인 전주 시청 바로 인근에는 성매매업소 집결지인 '선미촌'이 버젓이 성업 중이다.

지난 주말인 22일에도 선미촌은 특유의 '빨간불'을 켠 채 성(性)을 사려는 손님을 맞았다.

전북여성단체연합에 따르면 현재 선미촌에 있는 성매매업소 수는 60여곳에 달한다.

2004년 9월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뒤 85곳에 달하던 업소가 행정 당국의 강력한 단속으로 48곳으로 급격히 줄었다.

초기의 강력한 행정 조치가 끝나자 선미촌은 암묵적인 사회적 용인과 행정 당국의 무관심 속에 10년이 넘도록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따금 몰아치는 '단속의 파고'에 따라 그 수가 소폭으로 줄었다 늘기를 반복할 뿐이다.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에서 2007년부터 조사한 '전주 선미촌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곳에는 60곳의 성매매업소가 남아있고, 이 중 40∼50곳이 상시로 영업을 하고 있다.

선미촌에서 일하는 여성 종업원 수는 성매매특별법 시행 전 200여명에서 40여명으로 줄기도 했지만 2005년 이후 100여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선미촌 성매매업주들은 2012년 행정 당국을 비웃기라도 하듯 '선미촌 진흥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기도 했으며, '성병예방업소, 청소년출입금지'라는 선간판을 공공연하게 게시하기도 했다.

이후 시정조치를 받고 이를 철거 했으나 지난해 3월부터는 명칭을 바꿔 성매매업주 전국 조직인 '한터'에 가입해 '한터 전주지부'라는 명패를 달아 놓았다.

대부분 업소들은 주택으로 등록한 채 성매매영업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단속에 걸리더라도 업소 자체는 영업정지 및 폐쇄 등의 행정 처분 대상이 아니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후 대부분 업주는 여성 종업원들에게 선불금을 주지 않고 사채를 선불금으로 대출받도록 하거나, 화장품과 영업복 비용 등을 부과해 종업원들의 이탈을 막고 있다.

현재와 같은 구조에서는 선미촌과 같은 성매매업소 집결지를 없애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에 전북여성단체연합과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등은 지난해 6월부터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해 이 문제를 풀어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 19일 전주시와 전주 완산경찰서, 전북여성단체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2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선미촌 정비를 위한 민관협의회'를 발족했다.

특히 협의회에는 지난 60년간 많은 불편을 겪어야 했던 선미촌 인근 주민과 주변 학교 교사들도 참여해 실질적인 대안 마련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민관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민관이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면서 "올해 협의회 발족을 계기로 현장실태 연구조사와 성매매업소 집결지 정비 사례연구, 선미촌 미래구상포럼 등을 진행해 가시적인 결과를 도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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