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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적발 땐 인사 불이익·퇴사 처리.. "기업들 너무해요"

정대연 기자 입력 2014. 03. 10. 21:41 수정 2014. 03. 10.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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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단체 "지나친 규제로 인권침해" 집단소송 검토

서울 중구 대기업 계열사에서 근무하는 흡연자 ㄱ씨(30) 등 직원들은 1년에 한 번 받는 사원 건강검진을 앞두고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회사는 최근 직원들에게 "검진 때 나오는 소변검사 결과를 확인해 흡연 사실이 발각될 경우 인사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부장급 이상은 모발 검사까지 실시한다. ㄱ씨는 "신입사원 연수 때 담배를 피우다 걸려 경위서를 쓴 동기를 여러 명 봤다"며 "발각되면 본봉의 85%만 받는 수습기간이 3개월 연장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5주 동안 신입사원 연수를 진행한 또 다른 대기업 계열사에서도 신입사원들에게 연수 전 서약서를 작성하게 했다. 서약서에는 '지각, 졸음, 음주, 도박, 폭행, 선동' 등과 함께 흡연이 삼진아웃제' 적용 대상에 포함돼 있어 3번째 적발 시 연수원을 퇴소하도록 했다. 연수에 참여했던 ㄴ씨(27)는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어 담배를 피울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성인인데 5주 동안 강제로 금연을 하라는 것은 인권침해에 해당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기업들의 금연정책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회사원 이모씨(29)는 "금연정책은 회사가 직원들의 건강에 관심을 갖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범법자 취급을 하는 것 같은 분위기는 지나친 규제"라고 말했다.

9만6000여명의 회원이 있는 국내 최대 흡연자단체 아이러브스모킹 이연익 대표(44)는 "담배는 합법 상품으로 금연은 개인의 자유인데 기업들이 강제로 금연하라는 것은 사생활 침해이자 인권침해"라며 "중요한 것은 비흡연자들이 흡연자로 인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건강증진법 시행규칙에 따라 금연 건물에도 흡연실을 설치할 수 있다"며 "흡연자라는 사실만으로 기업에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있다면 사례를 모아 소송 등 집단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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