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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짜장면-쫄면의 원조도시에 '누들타운' 만든다

입력 2014. 03. 18. 03:05 수정 2014. 03. 1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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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2018년까지 90억 투입
옛도심 중구∼동구 사이에 조성
지원센터인 누들플랫폼도 설치

[동아일보]

짜장면을 처음 상업 판매한 공화춘의 옛 건물을 리모델링한 짜장면박물관. 주말이면 하루 1000명 정도의 관람객이 찾아오는 이 박물관을 중심으로 2018년까지 차이나타운∼신포시장, 신포동, 용동 칼국수거리∼화평동 냉면거리를 잇는 아시아 누들타운이 조성된다. 인천시 제공

중국 산둥(山東) 지방에서 건너 온 쿠리(苦力·하역 인부)들이 1890년대 인천항 부둣가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려고 춘장에 면을 비벼 먹던 음식이 바로 짜장면이다. 1905년 인천 중구 선린동(현재 차이나타운)에는 '원조 짜장면 집'인 공화춘이 문을 열었다. 공화춘은 1981년까지 영업을 하다 문을 닫았다. 공화춘이 있던 건물은 재건축을 통해 2012년 5월 짜장면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인천 동구 화평동 288 일대는 '화평동 냉면골목'으로 불린다. 경인전철 동인천역에서 북쪽으로 100m 떨어진 화평철교를 지나 왼쪽 길로 접어들면 냉면집 간판이 다닥다닥 붙은 골목이 나온다. 냉면 한 그릇을 먹기 위해 찾아온 애호가들로 늘 북적거린다. 화평동 냉면은 양이 많다. 일반 냉면집 그릇의 2배 크기로 면과 육수를 담은 그릇의 무게가 1.8kg에 달한다. 1883년 인천항이 개항하자 평안도 황해도 출신이 인천으로 많이 몰려들었다. 이들 지방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냉면이 자연스럽게 인천에 들어왔다.

1970년대 초 중구 경동에 있는 국수공장에서는 밀려드는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해 면발을 뽑는 사출기를 잘못 끼우는 경우가 많아 굵고 질긴 면발이 자주 나왔다. 국수공장 사장은 이 면발을 분식집 주인에게 건네며 선심을 썼다. 분식집 주인은 이 면발을 어디에 쓸까 고민하다 채소와 고추장으로 버무렸다. 쫄면은 이렇게 탄생했다.

중구 신포동과 용동은 칼국수거리로 유명하다. 신포동은 1980년대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이 뜨끈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칼국숫집이 성업을 이뤘다. 용동은 1970년대 선술집들이 모여 있던 거리에 1980년대부터 칼국숫집이 하나 둘씩 생기면서 칼국수거리로 유명해졌다.

인천시가 이런 누들(국수) 테마거리를 연결하는 '아시아 누들타운'을 조성한다. 시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 총 90억 원을 들여 옛 도심권인 인천 중구와 동구에 아시아 누들타운을 조성키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누들타운에는 일종의 지원센터인 누들플랫폼이 들어선다. 이곳에는 제면소를 비롯해 수타 시연실, 자영업자나 시민들을 위한 누들요리 강습실 등이 들어선다. 기존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한 뒤 개관할 예정이다. 시는 국내외 관광객이 인천을 찾을 때 '그곳에 꼭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누들타운을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누들로드에는 거리 마차상(馬車商)도 구상하고 있다. 근대 복고풍의 거리 향수가 물씬 풍기는 누들로드를 선보이겠다는 것.

실크로드의 요충지인 중국 란저우(蘭州)에서는 매일 아침 마차상과 식당에서 파는 육우(肉牛)면을 먹기 위해 줄을 서는 주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인천에는 짜장면박물관 인근에 중화요리 집 30여 곳, 신포동에 쫄면집, 용동의 칼국수거리에 국숫집 10여 곳, 화평동에 냉면집 10여 곳이 있다. 주변은 근대건축전시관, 개항박물관, 답동성당 등 1883년 개항 당시의 문화재가 현존해 있어 누들타운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아시아 누들타운 사업은 일자리와 소득 창출 등 경제적 효과는 물론이고 면 요리를 통한 한중일의 문화적 공통점을 살린 창의적 관광 루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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