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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빌미로 성상납·성매매 강요 '악덕' 기획사 적발

입력 2014. 03. 27. 12:02 수정 2014. 03. 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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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 끌어쓰게 하고 '성관계 동영상'으로 협박..피해자 20여명 달해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모델 전문 기획사'를 간판에 내걸고 여성 연예인 지망생을 상대로 온갖 악덕 행위를 일삼은 기획사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데뷔시켜주겠다고 속여 사채를 끌어쓰게 하고 성상납·성매매를 강요한 혐의(사기 등)로 M기획사 대표 설모(39)씨와 영업이사 김모(25)씨를 구속하고 직원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설씨는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간 인터넷 아르바이트 사이트에 올린 구인 광고를 통해 연예인 지망생을 모집한 뒤 계약 보증금 명목으로 담보 대출을 받게 하는 수법으로 총 1억8천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설씨는 전속 계약 의사를 밝힌 여성 연예인 지망생들에게 대출금을 갚아주고 성형수술비 전액을 지원해주는 대가로 성관계를 맺고 다른 남성들과의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도 받고 있다.

피해자는 대부분 연예인을 꿈꾸던 대학생 등 20대 여성들로, 지금까지 확인된 대출 및 성상납, 성매매 피해자만 23명에 달한다. 하지만 실제로 방송에 데뷔한 피해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 기획사는 국내 한 유명 모델 에이전시와 상호를 비슷하게 짓고 연락해온 여성들에게 실제로 활동 중인 모델 사진 등을 보여주며 자신이 데뷔시킨 양 속여 유인했다.

특히 전속 계약을 맺은 지망생들의 발을 묶어둘 목적으로 먼저 최대 2천만원씩 담보대출을 받도록 했으며 "대표에게 성 상납을 해야 데뷔할 수 있다", "회사가 시키는 대로 해야 방송에 진출할 수 있다"고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설씨는 계약을 맺은 여성 7명과 성관계를 맺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말을 듣지 않으면 유포하겠다"고 협박했으며 일부 지망생은 인터넷 성인방송에 강제로 출연시켰다.

또 자동전화 발송프로그램(일명 오토콜)과 카카오톡 등을 이용해 '미스코리아, 여자 연예인 등과 시간당 100만원에 즉석 만남 가능'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무작위로 발송, 모델 한 명당 30만원에서 최대 150만원씩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했다.

피해 여성 중에는 '파티 매니저로 참석하라'는 말에 속아 싱가포르로 떠났다가 현지인과 강제로 성매매를 한 여성도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지망생들과 성매매를 한 사실이 확인된 자영업자 박모(44)씨 등 8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앞서 2004년 이 기획사를 차린 설씨는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기획사를 운영했지만 돈벌이가 되지 않자 불법 인터넷 성인방송 사업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배우 섭외 등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서 지난해 강남구 역삼동에 기획사 사무실을 차려놓고 영업이사 김씨와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여성들은 뒤늦게 사기 계약을 맺은 사실을 깨닫고도 막대한 빚더미와 성매매 사실 등이 알려질까 두려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기획사 홈페이지 폐쇄를 의뢰하는 한편 설씨 등의 여죄를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들어 자본금이 부족한 일부 소규모 기획사들이 마치 데뷔를 하려면 스폰서나 성 상납 등이 필수인 양 강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지망생들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한 불법 행위 단속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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