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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학생에 "술먹어" 공포의 필리핀 유학 기숙사

입력 2014. 03. 31. 10:32 수정 2014. 03. 3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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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필리핀에 조기 유학을 간 10대 학생들이 기숙사 운영자에게 상습적으로 맞고 억지로 술을 먹을 것을 강요받는가 하면 성추행도 당한 사실이 법원 판결문을 통해 드러났다.

최모(38)씨는 2007년부터 필리핀 마닐라에서 한국 유학생들을 상대로 기숙사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 타국에 온 학생들은 의지하려 했던 최씨의 기숙사에서 오히려 악몽과 같은 나날을 보내야 했다.

A(18)군은 2011∼2012년 최씨로부터 수차례 손찌검을 받거나 각목 등으로 허벅지 등을 맞았다.

최씨는 A군이 농구 경기를 하다 실수를 했다거나 다른 학생을 빨리 불러오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때렸다.

기숙사에서 기르던 고양이가 죽자 최씨는 A군의 탓으로 돌리며 플라스틱 파이프로 엉덩이와 허벅지를 때렸다.

최씨는 2012년 10월에는 기숙사 인근 식당에서 A군을 비롯한 학생들에게 강제로 술을 먹이기도 했다.

최씨는 학생들에게 "어른이 주는데 안 먹어?"라고 위협하며 술을 억지로 먹였고, 기숙사로 들어가면서 맥주 40여병을 사 와서 계속 마시게 했다.

A군은 술을 이기지 못해 토를 할 지경까지 됐지만 최씨는 계속 맥주를 권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2012년 1월에는 B(16)군의 기숙사 방에 들어가 B군의 성기를 만지는 등 추행하기도 했다.

최씨는 학생들을 모아놓고 "한국에 가서 부모님에게 이곳 환경이나 교육이 좋지 않다는 것을 말하면 죽여버린다"고 위협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남부지법 제11형사부(박정수 부장판사)는 폭행 및 성추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최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최씨가 학생을 때리고 구토할 만큼 술을 강요하는 한편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느낄만한 행동을 했다"며 "다만 피해자들에게 합의금을 주고 진지하게 반성한 점, 비슷한 다른 재판을 받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씨는 앞서 작년 10월에는 다른 학생과 싸움을 했다는 이유로 C군(15)의 엉덩이를 당구 채로 마구 때린 혐의가 인정돼 같은 법원에서 징역 4개월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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