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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못할 임신, 걱정되세요? 피임도구 확실히 챙기세요

이용권기자 입력 2014. 04. 08. 14:21 수정 2014. 04. 0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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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 피임약, 월경일부터 매일 한 알 놓치면 12시간내 두 알

#1.

대학생 김모(여·24) 씨는 봄철을 맞아 여행을 가자는 남자친구의 제안을 듣고 지난 여름 방학 때 악몽이 떠올랐다. 남자친구와 떠난 휴가지에서 로맨틱 분위기에 휩쓸려 하룻밤을 보냈지만, 남자친구가 콘돔 사용을 기피한 탓에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한 채 첫경험을 했다. 산부인과를 가야 했지만 부끄러운 마음에 다음달 월경까지 불안감만 증폭되었던 경험이 떠올라 몸서리쳐졌다. 이번 여행에는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확실한 피임 준비를 하고 싶지만,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2.

결혼 5년차에 접어든 직장인 이모(37) 씨는 최근 아내와의 부부생활이 불편하기만 하다. 결혼 후 즐거운 부부생활을 통해 자녀 2명을 얻은 뒤 자녀를 더 낳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지난해 피임 실패로 셋째를 얻은 뒤부터 넷째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그는 피임법을 활용하고 있지만 혹시 모를 넷째에 대한 두려움으로 부부생활이 예전같지 않다.

건강한 성문화를 위한 피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결혼한 부부들에게 자녀 계획에 맞춘 피임도 중요하지만 자유로운 성생활을 즐기는 미혼의 젊은 남녀들이 늘어나면서 피임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해진 것이다. 전문가들도 무조건 혼전 순결을 강요하기보다는 시대 상황에 맞게 정확한 피임을 권장하는 것이 인공유산, 미혼모, 입양 등의 부작용을 줄이고, 각종 성인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100% 완벽한 피임법은 없다. 그러나 개인의 신체적 특징이나 피임기간, 연령, 생활방식에 맞는 적절한 피임 방법을 고르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대표적인 피임방법으로 피임약을 먹는 '경구 피임법'이 있다. 경구 피임법은 99%의 성공효과가 있다. 여성의 몸 안에서 생리 및 임신을 가능케 하는 두 가지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통해 여성의 배란 및 생리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먹는 피임약인 만큼 먹는 방법이 중요하다. 다음달에 피임을 원하면 이번달 월경이 시작된 날부터 5일 이내에 시작하여 매일 한 알씩 약을 복용해야 한다. 깜박 잊고 하루 복용을 잊으면 12시간 이내 2알을 먹어야 한다. 약 복용을 2일 이상 걸렀을 경우에는 피임의 실패 확률이 높아진다.

피임약은 메스꺼움, 여드름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누구에게나 생기는 것은 아니며 복용 시작 2∼3개월 후면 자연적으로 사라진다. 피임약을 먹었다 끊었을 경우 일시적으로 배란 및 월경이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90%의 확률로 3개월 이내에 배란이 재개된다.

피임약을 먹으면 임신 능력이 떨어지고 기형아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얘기도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피임약은 생리통을 줄여주고,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고혈압, 당뇨, 간염, 정맥 혈전증을 가지고 있는 여성은 피임약 사용을 피해야 한다. 경구 피임약은 약 복용 후 일주일 정도 지나면 효과가 나타난다.

계획하지 않은 성관계나 콘돔이 찢어졌을 때 사용하는 응급피임약도 있다. 사후피임약이라고도 불린다. 일반 피임약에 비해 호르몬 함량이 약 10배 이상 높다. 체내 호르몬 농도를 인위적으로 크게 증가시켜 착상을 방해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여성의 생리주기에 문제가 생기고 자궁 출혈, 배란 장애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건강에 좋다.

콘돔도 대표적인 피임법이다. 제대로 잘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잘못된 사용 등으로 실패하는 경우(약 15%)도 적지 않다. 콘돔은 발기가 된 후에 착용해야 하지만 성관계 초기부터 사용해야 한다. 콘돔의 입구링이 바깥쪽으로 되게 착용해야 한다. 또 콘돔의 끝부분을 비틀어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한 뒤 천천히 씌워야 한다. 또한 사정 후에는 성기가 작아지기 전에 액체가 흐르지 않게 조심해서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성형 콘돔은 '페미돔'이라고 불린다. 이것은 질 내에 삽입할 수 있는 주머니로, 양쪽 끝에 고리가 달려 있어 정자의 이동을 차단한다. 피임 실패율은 0.2% 정도로 콘돔보다 안전하고 성 만족도 면에서도 콘돔보다 높다. 다만 착용이 불편해 잘못 사용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 단점이다.

살정제는 사정된 정자가 자궁에 들어가기 전에 질 내에서 정자를 죽이는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피임법이다. 성관계 전에 살정제를 질 내에 주입하는 방식인데, 피임효과도 74% 정도에 불과하고 기형아에 대한 불안과 질 점막에 자극을 줄 수 있어 추천되지 않는다.

월경주기 조절법은 배란기를 피해 성관계를 갖는 방법으로 인공적인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 자연피임법이다. 배란 후 난자가 살아 있는 1일과 정자가 여성의 생식기 내에 살아 있는 2∼3일을 고려해 배란을 전후로 한 '임신 가능 시기'를 피하는 방법이다. 임신 가능 시기는 지난 6개월간의 월경 주기 중 가장 짧은 주기에서 18일을 뺀 날짜로부터 가장 긴 주기에서 11일을 뺀 날짜까지로 계산한다. 예를 들어 월경 주기가 28∼30일인 여성은 월경 주기 10∼19일이 임신 가능성이 높은 기간이다. 그러나 여성의 배란기가 불확실한 경우에 피임 실패율이 높고, 월경주기가 불규칙한 여성의 경우 적용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정관수술과 난관수술은 남성의 정관이나 여성의 나팔관을 묶어 정자와 난자가 통과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 수술 뒤 피임효과가 높고, 한번 수술로 계속 피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복원술이 있지만 복원 성공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임신 계획이 전혀 없는 사람만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임순 대한산부인과학회 청소년성건강위원회 위원장(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피임법을 선택할 때는 원하는 피임 기간과 연령 등을 고려해야 하므로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며 "피임을 통한 계획임신을 준비하는 것은 인공임신중절률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들이 자신이 원할 때 원하는 방법으로 건강한 임신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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