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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兒 담임 "귀에서 피 줄줄..신고도 소용없었다"

입력 2014. 04. 09. 18:51 수정 2014. 04. 0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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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ㅇㅇㅇ 사망한 A양 학교담임선생님

< 칠곡 사망아 담임교사 >

- 밝고 명랑, 잘 웃던 평범한 아이

- 아버지 재혼 후부터 멍과 상처 보여

- 가정 방문해 묻자 "가정파탄낼 일 있냐"

- 수차례 신고해도 격리 어렵다는 답변만

< 이대 사회복지학과 정익중 교수 >

- 아동은 학대를 자기탓으로 믿는 경향

- 법집행자들, 사건 심각성을 잘 몰라

- 아동학대 전담 법조인, 경찰 양성해야

계모가 8살 딸아이의 배를 마구 구타해서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죄를 12살짜리 큰 딸에게 뒤집어씌우죠. 큰 딸은 경찰에서 자신이 때려서 동생이 죽었다고 말을 하다가 1심 재판 중에 자신의 짓이 아닌 계모의 짓이라고 고백을 하면서 사건의 전모가 밝혀집니다. 바로 요사이 우리 사회를 들끓게 하고 있는 이른바 '칠곡 계모사건'이죠. 그런데 알고 보니 계모의 폭력은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이 돼 왔답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가 이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것, 그 부분이 참 가슴 아픈 건데요. 단 한 사람, 이 학대 상황을 의심해서 신고까지 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죽은 아이의 담임선생님입니다. 그런데 신고까지 넣었는데도 이 담임선생님은 왜 아이의 죽음을 막지 못했을까요?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익명으로 연결하죠.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 ○○○ > 안녕하세요?

◇ 김현정 > 아이가 사망한 게 그러니까 2학년 8월이었는데 선생님께서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담임을 맡으신 건가요?

◆ ○○○ > 1학년 담임이었고 2학년 때도 제가 우연히 제 반이 돼 가지고 2학년 때도 담임이었어요. 6월에 전학 가기 전까지.

◇ 김현정 > 꽤 오래 담임을 하셨는데 어떤 아이로 기억하세요?

◆ ○○○ > 굉장히 밝고 명랑하고 남도 도와줄 줄 알고 그리고 싹싹하고 잘 웃고 노래도 너무 잘 불렀고 앞에 나와서 춤도 췄고...

◇ 김현정 > 평범한 아이네요. 평범하고 밝은 아이. 그런데 그런 평범한 아이에게서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채신 건 언제입니까?

◆ ○○○ > 그러니까 1학년 1학기 때는 계모가 와서 저한테 인사하고 "잘하겠다" 했기 때문에 저는 진짜 잘됐다, 했는데 그해 11월, 겨울방학을 앞두고 있을 때쯤 몸에 하나 둘씩 멍이 보이면서 (아이에게) 물어볼 때마다 자기가 실수 했다고...

◇ 김현정 > 그러니까 아이의 아버지가 봄에 재혼을 했는데 그 후부터 멍이 들어와요, 몸에?

◆ ○○○ > 네.

◇ 김현정 > 멍이라 하면 이상하다 생각이 들 정도의 멍이었습니까?

◆ ○○○ > 이마에 멍이 크게 났고, 혹도 나면서 멍도 드는 그런 형태였어요. 그래서 '왜 그랬니' 하면 '어디 부딪쳤어요, 넘어졌어요' 이유가 다 있었어요. 그리고 부모님도 똑같이 얘기를 해요. '아유, 그래가지고 제가 손을 안 잡아줬다. 잘 잡아줘야 되는데 제가 더 잘하겠다', 이런 식으로 싹싹하게 얘기하시니까 저는 진짜 그런가 보다 하다가 겨울 지나고 오니까 팔도 그렇게 되고...

◇ 김현정 > 팔이 어떻게 됐는데요?

◆ ○○○ > 팔에 깁스를 하고 왔어요. '어쩌다 깁스를 했니?' 하니까 세발자전거를 타다가 그랬다고...

◇ 김현정 > 심지어 선생님께서 병원으로 데려다주신 적도 있다구요?

◆ ○○○ > 그때는 2학년 때 거의 전학 가기 직전인데 시무룩 하길래 또 '왜 그래' 했더니 '엄마가 또 목을 졸랐다'

◇ 김현정 > 그 무렵에는 얘기를 했군요, 그러니까. 엄마가 목을 졸랐다, 이런 이야기를 2학년 때 돼서는?

◆ ○○○ > 네, 2학년 때 전학 가기 직전에는 아이가, 자기가 살아야겠으니까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 2학년 6월에 전학을 가게 되고 8월에 아이가 숨지는데 그러니까 전학 가기 직전 즈음에는 선생님한테 이런 저런 것을 털어놓기 시작을 했군요?

◆ ○○○ > 네, 저도 이제 정말 적극적으로 어떻게 해서 구하려고 정말 올 때마다 살피고 올 때마다 보고, 그런 거 볼 때마다 센터에 전화도 하고요. 하루는 수업하는데 양쪽 귀에서 피가 흘러 가지고 보건실에 보냈다가 자기가 학교 마치고 나서 '선생님, 엄마가 나를 다시 사랑해 줄까요?' 하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집에 가는 게 겁나? 같이 갈까?' 그랬더니 같이 가주면 좋겠대요. 엄마가 좀 부드러워질 것 같다고. 그래서 같이 가서 어머니하고 한번 실랑이를 하다가.

◇ 김현정 > 어머니하고 왜 실랑이를 어떻게 하셨어요?

◆ ○○○ > 화를 많이 냈었어요. 내시면서 탕탕 치시면서 막 얘기했어요. '애가 얼마나 그런지 모른다'고 또 '내가 지금 아빠가 얼마 벌어오는데 그거로 내가 산다고 힘들다'고.

◇ 김현정 > 힘들다...

◆ ○○○ > 아... 하면서 막.

◇ 김현정 > 애가 말을 잘 안 듣는다, 이러면서?

◆ ○○○ > '거짓말도 하고 나한테 욕도 했어요.' 하면서 이것저것 낱낱이 알려주는 것처럼 얘기하시고. 제가 '힘드시면 제가 병원 데리고 갔다올게요', 하니까 '그러시든가요' 하시길래.

◇ 김현정 > '그러시든가요' 해서 선생님이 직접 병원으로 가셨군요. 그럼 귀에서 피가 줄줄 났던 건 왜 난 겁니까?

◆ ○○○ > 그때 당시에 아이 말로는 계모가 면봉으로 귀 안에 물기를 닦는다고 눕혀놓고 막 후볐대요. 아이가 저한테는 그랬는데 그런데 그 날 저녁에 아버지가 '왜 선생님은 귀에 면봉을 지가 그랬다는데 왜 그러냐'고 하면서 저한테 또 항의를 많이 하셨죠.

◇ 김현정 > 자기가 귀를 후벼서 그랬다는데 왜 선생님이 나서서 병원 데려가고 집으로 와서 따지고 그러냐고?

◆ ○○○ > 네, 가정파탄 낼 일 있냐고.

◇ 김현정 > 선생님이 우리 가정사에 왜 끼어 드냐고, 파탄 낼 일 있냐고?

◆ ○○○ > 그래서 또 막 격렬하게 항의를 하셨어요. 제가 '그게 아니고 아버님, 아이 몸을 한번 보세요. 부드럽게 좀 해 주세요. 이게 뭡니까?' 이렇게 해도 '아닙니다' 하면서 다 아이 소행이니까 제발 좀 이러지 말아달라고, 교육청에 신고할 거라고.

◇ 김현정 > 교육청에 신고를 할 거라고. 오히려 적반하장 아버지 쪽에서?

◆ ○○○ > 네, 늘 그런 식이었어요. 6월에 이사를 가면서 집이 잘 안 구해져 가지고 그래서 그때 굉장히 힘들어서 히스테리가 아주 극에 달했던 것 같아요, 이사를 하면서.

◇ 김현정 > 엄마의 히스테리가, 계모의 히스테리가?

◆ ○○○ > 그때 아이한테 '너는 버리고 간다, 안 데리고 간다' 그런 얘기를 하면서 아이한테 극도로 겁을 줬던 것 같아요. 그때는 (아이가) 진짜 위기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 전까지만 해도 한 1년간 자기가 뭘 잘못해서 그렇지, 다시 잘하면 다시 사랑해 줄 거라는 생각으로 잘해 줬다가 혼냈다가, 잘해 줬다가 혼냈다가 하니까 아이들도 잘하면 잘될 줄 알았다가 6월경에는 매일매일 그렇게 됐으니까 위기를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애도. 사태를 파악했다고 해야 되나.

◇ 김현정 > 그렇군요. 아이가 사망하기 한 2개월 전에는 위태로움을 느끼고 선생님께 고백을 한 거군요. 그 고백했던 말 중에 제일 기억나는 것은 어떤 거세요, 선생님?

◆ ○○○ > '안전한 곳에 보내주세요.'

◇ 김현정 > '안전한 곳에 보내주세요' 라는 말까지 나왔어요?

◆ ○○○ > 네. 그래서 '선생님이 도와줄게, 진실만 말해야 돼' 하면서 저는 센터만 믿었어요, 정말 그렇게 잘될 줄 알았어요.

◇ 김현정 > 선생님이 그냥 집에만 찾아가서 항의하신 게 아니라 보건복지부의 아동학대 의심신고도 하셨고 그다음에 아동보호기관 같은 센터에도 신고하시고 백방으로 뛰어다니신 거죠?

◆ ○○○ > 그런데 이 시스템이 세 군데서 접수를 받아도 결국에는 이 센터의 이 지역 관할하는 어떤 분, 그 한 분으로 오기 때문에 두 번, 세 번 다른 데 할 필요가 없는 거예요.

◇ 김현정 > 담당자가 잘 처리하면 됐을 텐데요?

◆ ○○○ > 그런데 이게 또 명확한 기준이 없으니까 격리절차가 너무 어렵대요. 친권위주니까 증거도 없고 증언이 없고. 저는 학교선생님이니까 애 몸만 봤지, 제가 직접 그걸(폭행 장면을) 본 적도 없고.

◇ 김현정 > 집에서 같이 있었던 것도 아니니까, 그 현장을 본 것도 아니니까.

◆ ○○○ > 아니고 자기들은 중립을 지켜야 되기 때문에 심리치료를 해서 가정을 더욱 잘살게 이렇게 하는 데 목적이 있지, 갑자기 분리시키고 해체시키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 분리시키면 아이들은 누가 돌보냐. 쉼터 이런 데로 간대요. 그럼 그런 데는 좋지 않은 곳이다.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 결국은 격리절차가 잘 안됐던 거고, 두 달이 흘러간 거군요. 아이가 2학년 6월에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됐습니다. 그때 선생님께서는 어떤 생각이셨어요? 불안한 상황에서 아이를 보내야 했기 때문에.

◆ ○○○ > 그러니까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이렇게 걱정이 많이 됐어요. 그래서 그쪽 담임선생님도 연결해서 면밀히 관찰해 달라, 이렇게 얘기를 해 드렸죠.

◇ 김현정 > 전학 간 그 학교 선생님하고도 연락을 취하셨군요?

◆ ○○○ > 네.

◇ 김현정 > 우리 선생님은 정말 해 볼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셨네요.

◆ ○○○ > 그렇죠. 제가 정말 너무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정말 그때는 무기력감이...

◇ 김현정 > 선생님께서 이제 새로 전학 간 선생님에게 신신당부를 하셨고, 그 새로운 학교의 담임선생님도 아이를 면밀히 관찰해서 7월경에는 형사고발까지 경고하는 상황도 가기는 갔어요, 보니까.

◆ ○○○ > 네, 갔습니다.

◇ 김현정 > 그런데 왜 그 다음에 또 더 이상 진전이 안 된 거죠? 그때도 마찬가지입니까?

◆ ○○○ > 그렇죠, 상황이 그 아이를 보면 불 보듯 뻔한데도 모든 게 얼렁뚱땅 넘어가요. 다 넘어가게 돼 있어요.

◇ 김현정 > 그리고 나서 8월에 이 아이가 결국 숨집니다.

◆ ○○○ > 네.

◇ 김현정 > 그 소식을 듣고는 어떠셨어요?

◆ ○○○ > 하늘이 무너지고 정말 너무 슬펐죠. 많이 울었고. 슬펐죠......

◇ 김현정 > 그렇죠. 그럴 수밖에 없죠. 그런데 선생님, 계모와 친부는 지금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가 됐기 때문에 계모는 징역 20년, 친부는 징역 7년을 받았다는 건데요. 이 부분이 지금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어떻게 보세요?

◆ ○○○ > 지금 언니가,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다른 걸 떠나서, 20년 있다가 나오시잖아요. 그러면 언니가 이제 30대인데 끔찍할 것 같아요. 나중에 아빠도 7년 있다 나오면 아이가 지금 19살, 20살 되고 살아갈 수 있을까?

◇ 김현정 > 어떻게 같이 살라는 건가, 같은 하늘아래.

◆ ○○○ > 네, 찾아오면 어떡하지...

◇ 김현정 > 찾아오면 어떡하지. 이미 그 12살 언니는 지금도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얘기가 나오는 상황인데 어떻게 하는가.. 이게 선생님으로서는 참 가장 그 부분이 먼저 걱정되시는 거군요.

◆ ○○○ > 네.

◇ 김현정 > 지금도 생각하면 제자의 모습이 여전히 생생하시죠?

◆ ○○○ > 그럼요. 너무 맑았고 제가... 너무 미안하죠.

◇ 김현정 > 선생님이 뭐가 미안하세요. 선생님은 하실 때까지 최선을 다하셨는데?

◆ ○○○ > 책임감을 느껴야죠. 옆에서 제일 가까이 보고 매일매일 어떻게 해줄려고 하고 자기도 기대를 했을 텐데... 안 되는 현실에 같이 책임감도 느끼면서 결론이 이렇게 나니까 저도 생전 처음 겪어보는 일인데, 이렇게...

◇ 김현정 > 얼마나 힘드시겠습니까? 선생님이 제가 볼 때는 아이가 1년 반을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선생님 덕분인 것 같아요. 선생님 한 분이 의지였고 아이가 학교에 나왔을 때만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 느끼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떤 과목 제일 좋아했어요, 우리 아이?

◆ ○○○ > 그냥 학교생활 열심히 했어요. 하고 밥도 잘 먹었고 발표도 잘했고 입학 때 맨 앞에 섰기 때문에 저랑 손잡고 나갔고.

◇ 김현정 > 마지막 소망이랄까요. 우리 아이 생각해서라도 이것만큼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 꼭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다면요?

◆ ○○○ > 정말 매뉴얼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굉장히 세세하게. 애가 이 정도 상해가 있고 눈에 띄는 게 있으면 즉시 어느 쪽으로 해서 바로 바로 연결되는 그런 체계가 서야지 이렇게 아이 말을 전적으로 듣고. 우리나라는 아이 말을 좀 안 듣는 그런 풍토도 있는 것 같아요. 보호자 말을 최우선하고 친권 이런 식으로... 이런 일을 계기로 그런 것만 있어도 조금 더 안전망이 튼튼해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 김현정 > 선생님, 어려운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 > 네..

◇ 김현정 > 고맙습니다.

◇ 김현정 > 세상을 떠난 아이의 담임선생님이셨습니다. 듣고 보니까 이 아이의 죽음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히 적극적으로 신고를 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 신고는 왜 소용이 없었던 걸까요. 전문가 연결해 봅니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익중 교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정익중 교수님, 안녕하세요?

◆ 정익중 >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 앞서 들으셨겠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 경찰, 복지부 백방으로 아동학대 의심신고를 했지만 그 어디서도 피해 아이와 부모를 격리시켜주지 않더라, 이런 하소연이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 정익중 > 이 칠곡 아동학대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에는 부모가 극렬하게 반대를 하면 국가가 할 수 있는 법적 조치가 거의 없었습니다. 최근에 민법 개정되고 학대 범죄에 관한 특례법 제정으로 인해서 친권 상실 이외에 친권 정지, 제한 등 다양한 조치들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명백하고 심각한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서는 친권 상실이 가능했지만 법 집행자가 보기에는 약간 어중간한 아동학대인 경우에는 사각지대가 존재했습니다. 마치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약물 치료나 물리치료 같은 건 없고 극단적으로 수술을 해야 하거나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두 가지 선택만 존재하는 것과 같은 아주 불합리한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 그런데 이번 경우를 보면 말이죠. 아이를 부모와 격리시키는 조치까지 하려면 학대 당했다고 주장하는 아이 말을 이 기관에서 인정을 해 주어야 되는데, 대부분 아이 말보다 부모 말이 어른 말이니까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고. 부모 말을 먼저 신뢰했단 말입니다. 교수님 말씀대로 아동학대특례법이 시행되더라도 부모가 내가 그런 적이 없다 라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경우에, 특히 아이 말은 좀 흔들린다든지 그럴 때는 부모 쪽으로 입장이 기울어지는 것은 아닐까요?

◆ 정익중 > 맞습니다. 법이 개정된다 하더라도 인력이나 인프라 같은 것들은 아주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고요. 특히 학대를 받을 경우에는 일반 아동과는 다른 행동이나 발달 특성을 보이게 되는데, 피해 학대 아동에게 가장 보편적으로 보이는 심리정서적인 후유증은 자아개념의 왜곡과 자아존중감의 저하입니다. 그래서 피해 학대 아동은 이분법적 사고를 통해서 부모를 나쁘게 할 수 없고 자기가 나쁘다고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고요.

◇ 김현정 > 어떻게 보면 세뇌당할 수도 있어요, 이번 경우도 그렇다고 하구요.

◆ 정익중 > 네, 맞습니다. 실제로는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잘못 때문에 처벌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도 어렵고 존중하기도 어렵고 매우 부정적인 자아상을 만들게 됩니다.

◇ 김현정 > 그런 자아상을 가지고 진술할 때 '그래요. 생각해 보니까 엄마가 잘못한 게 아니라 제가 잘못한 거예요', 이렇게 진술을 하게 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거잖아요, 아무리 기관으로 가도?

◆ 정익중 > 그렇죠. 그래서 심각한 학대를 당한 아이들이라도 부모 앞에서 면접하면 부모가 잘못했다고 응답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요. 부모하고 분리되지 않고 함께 살고 싶다고 얘기합니다. 학대가 의심되는 아동을 다룰 때는 좀 주의해야 할 거라고 생각되는데, 이런 사건을 주로 다루게 되는 판사나 검사나 경찰 등 이렇게 법 집행자 같은 경우에는 사회 내에서 굉장히 심각한 사건들을 많이 보시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일반인보다도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경우도 많습니다.

◇ 김현정 > 오히려요?

◆ 정익중 > 네, 그래서 법 집행자에 대한 철저한 교육 같은 것도 있어야 될 것 같고요. 장기적으로는 아동학대 전문판사, 전문검사, 전문경찰 이런 것들을 양성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정익중 >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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