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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사과] 박근혜정부 상징적 인물 "남재준 경질은 마지노선"

송용창기자 입력 2014. 04. 16. 03:39 수정 2014. 04. 16.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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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국정원장 지키기 왜남북관계 급박한 상황 안보라인 개편 부담대체인물 마땅치 않고 임박한 지방선거도 감안남, 대치정국 초래 정권엔 지속적 부담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국가정보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하면서도 남재준 국정원장에 대해 경고만 한 것은 현 정부에서 남 원장이 갖는 위상과 관련이 깊다.

박 대통령이 지난 3월 1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 사안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데 이어 수사결과 발표 후 사과에 나선 것은 이번 사안의 엄중함에 따른 것이다. 국정원이 외국 공문서까지 조작해 법원을 농락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가 지난 2월 문서 조작 사실을 통보한 이후에도 거짓 해명으로 일관한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국기 문란 행위다.

정보기관 및 수사기관의 신뢰성, 그리고 무엇보다 대공수사에 엄청난 타격을 준 이 사안의 성격상 남 원장의 지휘 책임을 묻는 게 상식적이다. 남 원장의 직접적 개입 여부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관련 보고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면 조직 장악력에서 심각한 결격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남 원장 스스로도 이날 대국민사과를 발표하면서 "일부 직원이 증거 위조로 기소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데 대해 원장으로서 참담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이 남 원장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은 현 정부에서 차지하는 남 원장의 무게감 때문이라는 것이 청와대 안팎의 중론이다. 박 대통령을 보좌하는 상징적 인물로 김기춘 비서실장과 남재준 국정원장을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2007년부터 박 대통령의 안보 분야 특보를 지내며 두터운 인연을 맺은 남 원장은 현 정부를 지탱하는 안보 라인의 핵심 축이다. 남다른 군인정신과 애국심으로 보수층의 확고한 지지를 받는 남 원장은 지난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둘러싼 여야 대치 정국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의록 공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사건 등을 통해 보수층 결집을 주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 "현 정부의 고비마다 공을 세운 핵심 공신"이란 얘기도 있다. 확고한 안보 태세를 기반으로 통일 담론을 구사하는 박근혜 정부에서 남 원장의 교체 자체가 상당한 치명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남 원장의 경질은 정권의 마지노선이 무너지는 격"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비중을 지닌 남 원장을 대체할 만한 이를 찾기 어려운 현실적 어려움도 없지 않다. 남 원장 경질은 현 정부 안보라인의 상당한 개편을 의미하는 것으로 최근 남북 관계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안보라인의 일시적 공백을 초래할 수도 있다. 남 원장이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와 4차 핵실험 위협, 다량의 무인기에 의해 우리 방공망이 뚫린 엄중한 시기"라며 강조한 것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6ㆍ4 지방선거가 코 앞에 다가온 상황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여권으로선 남 원장 경질 시 후속인사 인사청문회 등으로 또 다른 악재에 휘말릴 여지가 있다. 남 원장의 거취 여부가 핵심 선거 쟁점으로 떠오르는 게 부담이지만 선거가 진행될수록 지지층 결집이 중요하기 때문에 남 원장을 지키는 쪽이 낫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하지만 남 원장이 국정원장이란 자리에 걸맞지 않게 지난해부터 줄곧 정치 현안의 중심에 서 여야 대치정국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은 박 대통령에겐 지속적인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 원장 지키기'로 인해 박 대통령의 아킬레스 건으로 꼽히는 정치 실종과 소통 부재 논란이 또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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