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세월호] 정부는 삼류였지만.. 진도군민들은 달랐다

한국아이닷컴 조옥희 기자 입력 2014.05.02. 10:29 수정 2014.05.0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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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초기 탑승객 구조에 결정적 역할.. 뒷수습도 최선정 총리 "진도어민 모두 동원되다시피 협조키로 했다"사고 후유증 당분간 계속될 듯.. '생계 어쩌나' 걱정도

"진도군 어민들이 모두 동원되다시피 해 협조하기로 했습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1일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세월호 참사 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시신 유실 방지책으로 3중막을 쳐놓고 있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제부터 오늘 사이에 수협중앙회장과 진도수협장에게 군 어민이 모두 동원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고 했다. 수협 관계자들은 정 총리의 요청에 적극 화답했다.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진도군민들의 성숙한 의식이 새삼 국민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사고 발생 후 줄곧 우왕좌왕하며 국민들의 혼란만 가중하는 정부와 여러 모로 대비된다. 생계 터전인 앞바다에서 대참사가 발생한 만큼 실종자 가족을 제외하고는 누구보다도 직접적인 피해를 많이 받고 있지만 힘들다는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사고 수습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면 '삼류 국가, 일류 국민'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법하다.

지난달 16일 침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진도 어민들은 탑승객들을 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가장 먼저 도착한 해경 고무보트가 선장과 선원들을 구조하는 사이 어업지도선과 어선이 탑승객들을 구조했다. 민간 어선 중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에이스호의 선장 장원희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월호가 침몰할 때 유조선과 해경 경비정이 현장에 있었지만 덩치가 커 세월호에 접근하지 못했다면서 자신과 동네 주민이 몰고 나간 어선은 4톤밖에 안 되는 작은 배라 세월호에 바짝 접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씨는 어선들이 탑승객들을 구조하는 동안 해경은 멀리서 보고만 있었다고 말했다. 해경이 진도 어부들만 못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까닭이다. 세월호 침몰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간 어선들은 100여척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진도를 기반으로 물고기를 잡는 어민들이었다. 앞서 정 총리는 진도 어민과 군민이 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즉각 생업을 접고 사고해역으로 달려가 헌신적으로 탈출 승객의 구조를 돕는 등 현장의 구조활동을 지원해 당국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감사를 표시한 바 있다.

사고 뒤처리와 시신 수습, 유족들 위로하기에 적극 나서는 진도 군민들의 성숙한 의식은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함이 없다. 진도어민들은 1일 자율구조대를 꾸려 세월호에서 유출된 기름를 방제했다. 진도 서망항 낚싯배 선장과 어민 20여명은 낚싯배 7척를 나눠 타고 조도면 병풍도 북쪽 3㎞ 세월호 침몰 해상에서 기름을 걷어내는 작업을 했다. 수색 작업을 방해할까봐 망설이던 어민들까지 적극 나섰다. 이들은 잠수작업용 바지선과 해경 경비정, 군함 사이를 오가며 흡착포와 뜰채망 등으로 기름을 걷어냈다. 어민들은 주변 현장에서 유실된 시신이 있는지도 지속적으로 살피기로 했다. 그간 진도 어민들은 고깃배를 끌고 나가 유실되는 시신이 없도록 침몰사고 발생지 인근 해역을 지키는 일을 해 왔다.

어민들뿐만 아니다. 일반 국민들도 세월호 참사를 수습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진도 택시기사들이 실종자 가족들에게는 택시비를 받지 않기로 약속했다는 얘기는 익히 알려진 바 있다. 실종자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가장 먼저 천막을 설치하고 먹을 것을 실어 날랐던 이들도 진도군민들이었다.

진도군민뿐만 아니라 진도군청도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진도군은 현재 24시간 비상근무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진도군청 공무원들이 모든 업무를 멈춘 채 사고수습 지원에 매달려 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국방부, 해양경찰청, 전남도청, 전남119 등이 진도군에 상황실을 설치한 때문이다.진도군은 인구 전체 17%인 5,600여명이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그로 인한 기름 유출로 인해 군민들이 입은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당장 입은 피해보다도 앞으로 입을지도 모를 피해에 대한 걱정이 군민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진도향우인 조병헌씨는 "사고가 완전히 수습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만큼 후유증이 장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앞으로 입을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가 더욱 문제"라고 말했다.

조씨는 "진도는 군민의 급격한 노령화로 생산성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기에 가장 큰 기대 산업이 관광산업뿐"이라며 "대참사 앞에서 생계를 논한다는 게 죄스럽기는 하지만 진도 앞바다는 위험하다는 인식으로 인해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우려된다. 배편을 이용해야 관광이 가능한 조도 등의 관광산업은 그야말로 치명타를 입었다. 정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슬픈 진도' '위험한 진도'의 인상을 걷어내고 진도의 따뜻하고 인간적인 면을 알리는 데 군민과 향우들이 앞장서겠다"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아이닷컴 조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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