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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朴대통령 "물욕이 살생의 업으로 돌아와..유가족들께 죄송"

박정규 입력 2014. 05. 06. 14:56 수정 2014. 05. 0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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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세월호 참사에 대해 "물욕에 눈이 어두워 마땅히 지켜야 할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았고 불의를 묵인해준 무책임한 행동들이 결국은 살생의 업으로 돌아왔다"며 유가족들에 대해 다시금 사과의 뜻을 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5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에 참석해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이같이 밝히고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대통령으로서 어린 학생들과 가족을 갑자기 잃은 유가족들께 무엇이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먼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세월호 사고로 고귀한 생명을 잃으신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빌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고통받고 계신 유가족들께 부처님의 자비로운 보살핌이 함께 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처님께서는 보리수 아래서 정각을 이루신 후 첫 번째 계율로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하셨다"며 "그 가르침이 지금 우리 사회에 경종을 주고 제일 큰 가치로 지켜내라는 경각심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희생이 헛되지 않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모든 국가 정책과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오랜 세월동안 묵인하고 쌓아왔던 잘못된 관행과 민관 유착, 공직사회의 문제 등을 바로잡고, 부정과 비리를 뿌리뽑아서 바르고 깨끗한 정부를 만들고자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다"며 "그래서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이기심을 위해 정의를 등지지 말라'고 하셨던 부처님 말씀처럼 우리 사회 곳곳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부조리와 적폐를 바로잡고 올바른 정의를 세워나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또 경기침체, 비정상적인 제도·관행·문화, 북한의 4차 핵실험 위협 등을 들어 "지금 나라 안팎의 사정이 매우 어렵다"면서 "수많은 국난을 이겨내면서 위기의 순간마다 불교는 우리 민족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왔다. 오늘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길에도 다시 한 번 큰 역할을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모두가 '자타불이(自他不二)'의 마음으로 하나가 돼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함께 희망을 키워가면서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자"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법요식장에서 축사에 앞서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스님의 안내로 스님들과 환담을 나눈 뒤 '극랑왕생 무사귀환'이 적힌 노란색 리본을 가슴에 달고 법요식에 참석했다. 법요식이 끝난 뒤에는 자승스님으로부터 법어의 의미에 대해 설명을 듣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 참석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자 역대 대통령으로서도 처음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해 행사에서 박 대통령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봉축메시지를 통해 축하의 뜻을 전했다.

또 지난달 16일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사고와 관련된 행보를 제외한 외부 행사로는 세 번째다. 사고 이후 진도 사고현장 및 분향소 방문 등을 통해 주로 사고 수습에 주력해온 박 대통령은 4·19 민주묘지 참배 및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한 한·미 연합사령부 공동방문 외에 다른 외부 일정은 자제해왔다.

다만 이날 법요식도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아픔과 상처를 함께 나누기 위해 추모하는 분위기로 열린 만큼 박 대통령의 참석도 이 같은 부분에 초점을 맞춰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법요식 참석에 대해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고 아픈 가족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한편 조계사는 행사 전날인 지난 5일 조계사 극락전 앞에 박 대통령이 제공한 '세월호 희생자 무량수 무량광 극락정토 왕생발원('목숨과 빛이 끝이 없어서 번뇌 없는 세상에 다시 오기를 기원한다'는 의미)'이라고 적힌 흰색의 영가등(망자의 영혼을 천도하기 위해 다는 등)과 붉은색의 봉축 연등 등을 미리 달았다. 조계사는 또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302개의 영가등도 극락전 앞에 달았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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