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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민간잠수사 사망 현장 '의료진도 없었다'

배동민 입력 2014. 05. 06. 17:11 수정 2014. 05. 0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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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후 10분만에 도착…골든 타임 낭비

【진도=뉴시스】배동민 기자 =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21일째인 6일 희생자 수색 구조 작업에 나섰다 물 속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50대 민간 잠수사가 동료 잠수사들에 의해 작업 바지선으로 끌어올려졌던 순간, 현장에는 긴급 응급 조치를 취할 의료진조차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생명이 위급한 의식 불명 상태에서 전문 의료진에게 응급 조치도 제대로 받지 못한 잠수사는 헬기로 이송돼 사고 발생 50여분 만에 병원에 도착했지만 끝내 숨졌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6분께 침몰한 세월호 선체 5층 로비 부근에 가이드라인을 설치하기 위해 민간잠수사 이모(53)씨가 바닷 속으로 투입됐다.

이씨는 1990년대 중반부터 30여년 동안 잠수업계에서 일해왔으며 안산 화력발전소, 청평댐 수문 교체, 화천댐 비상방류 관거 설치 등의 경력을 보유한 전문 잠수사다.

전날인 5일 오전 바지선에 도착한 이씨는 이날 첫 수중 수색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11분여 뒤, 이씨는 정상적이지 않은 호흡 소리와 함께 통신이 두절됐다. 수심 24m 지점이었다.

통신이 두절되자 동료 잠수사 2명이 바닷속으로 뛰어들었으며 이씨는 수심 22m 지점에서 6㎜ 가이드라인에 공기 호스가 걸려 있고 산소 마스크가 벗겨진 상태로 발견돼 오전 6시21분께 작업 바지선 위로 구조됐다.

이씨는 의식 없이 자체 호흡마저 불가능 상태였지만 바지선 위에는 긴급 응급 조치를 해 줄 의료진이 없었다. 이씨의 기도를 확보하고 최초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것도 동료 잠수사와 바지선에 함께 있던 소방대원들이었다.

바지선 인근에 있던 청해진함의 군의관은 이씨가 물밖으로 구조된 지 10분이 지난 오전 6시31분께 도착해 인공호흡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사가 걸린 위급한 상황에서 해군 함정에서 바지선으로 이동하는데 소중한 시간 10분을 낭비한 것이다.

이씨는 오전 6시44분께 3009함에 대기 중이던 헬기로 목포 한국병원에 긴급 이송됐으며 치료를 받다가 오전 7시36분께 결국 숨을 거뒀다.

이 사고로 민간 잠수사들이 작업 중인 바지선에 감압 체임버와 제세동기 이외의 의료 장비나 의료진이 없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간 잠수사들에 대한 의료 지원이 허술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청해진함과 평택함 등 사고 해역 인근에 대기 중인 해군 함정에 군의관과 감압 체임버, 수술실 등이 갖춰져 있어 즉각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해경이나 해군 잠수사들과도 대조적이다.

여기에 해경이나 해군 잠수사들과 달리 민간 잠수사들의 경우 작업 전후로 혈압이나 맥박 등 건강 상태도 제대로 점검하지 못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대책본부는 사고 직후 민간 잠수사들이 작업 중인 바지선 위에 군의관을 배치하고 보건복지부 소속 의료지원단을 투입했다.

이와 함께 입수 전 잠수사들의 혈압과 맥박 측정을 보다 강화키로 했으나 사망자까지 나온 상황에서 뒷북 행정이라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책본부는 "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한 뒤 다음 정조 때를 이용해 세월호 희생자 수습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재까지 수색 작업 중 잠수병이나 부상으로 치료를 받은 잠수사는 모두 17명이다.

gugg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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