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대책본부 "해경, 구조현장 통제불능 상태"
세월호 침몰 현장 구조 작업에 투입된 바지선에서 안전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구조 인력들이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점검 결과 드러났다. 잠수 횟수는 물론, 잠수부 신원조차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통제 불능 상태인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해양경찰의 부실한 구조 현장 통제가 민간잠수부 이광욱(53) 씨 사망의 원인이 됐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주목된다.
8일 문화일보가 단독 입수한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이 씨 사망을 계기로 바지선 현장 안전 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관리 체계가 '총체적 부실 상황'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잠수부 신원, 잠수 횟수 등 기본적인 사항에 대해서도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장 지휘통제가 이뤄지고 있지 못한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현장 점검단은 또 아울러 민간잠수부 입수 전·후 관리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잠수 전 건강검진·문진을 통한 기저질환 확인 등 사전 관리체계가 허술하고, 입수 후 건강 체크나 이상 여부 등에 대해 확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잠수부들은 두통약·근육통약 및 물리치료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장 점검단은 또 "민간잠수부의 경우 1일 4∼5회 잠수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잠수부들은 한 차례 잠수하고 나면 12시간 정도 휴식을 취해야 하지만, 무리하게 잠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향후 대책으로 ▲민간잠수부 대상 바지선 탑승 전 건강검진 ▲잠수 중간 팽목항 복귀 시 중간검진 ▲바지선 내 침상 확보 및 물리치료사협회와의 협조를 통한 물리치료 여건 확보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 같은 대책마저도 "현장통제가 확실하게 이뤄진다는 전제가 있어야 실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도 =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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