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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관계자는 따뜻한 방바닥, 실종자 가족은 체육관 찬바닥

입력 2014. 05. 09. 11:40 수정 2014. 05. 0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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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팽목항에서 5분 거리 국립남도국악원측 세월호 가족 숙소 공식 제안…정부 부처 관계자만 이용

[미디어오늘 이재진 기자]

국립남도국악원 측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의 숙소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실종자 가족들의 수용이 이뤄지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 해역이 있는 진도 팽목항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진도체육관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사고 해역과 숙소가 멀리 떨어져 있는 만큼 이동에 불편이 많았고, 정부 당국의 현장 브리핑도 일원화 되지 못해 불멘소리가 나왔다.

그런데 진도 팽목항에서 차로 5분 거리인 국립남도국악원 측에서 실종자 가족들의 숙소를 제공하겠다고 공식 제안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신 국립남도국악원 숙소는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 인원과 KBS 및 KTV 관계자 등이 이용했다. 이 같은 사실은 고발뉴스가 8일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국립남도국악원 시설담당 관계자는 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진도 관내에서 한국전력과 경찰서, KT 관계자들이 모여 지난달 19일 기관단체장 회의가 열렸는데 저희 쪽에서 원장이 실종자 가족들의 숙소를 제공하겠다고 공식 제안했다"고 전했다.

▲ 세월호 침몰 실종자들이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 모습이치열 기자 truth710@

국립남도국악원 측은 실종자 가족 90여명을 수용 가능하겠다고 판단하고 내부 준비를 마치고 해당 기간 계획돼 있던 공연사업과 체험사업, 연수 등을 모두 취소시켰다.

국악원 홈페이지에 나온 시설 설명을 보면 600석 규모의 국악전용극장과 14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이 마련돼 있다. 국악원 측은 2인실과 3인실이 마련된 A동이 공사 중이었고 6인실과 8인실 등 총 15개실이 있는 B동에 90여명을 수용할 수 있어 실종자 가족들의 숙소로 공식 제안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국립국악원의 공식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관계자는 "공식제안을 했지만 군에서 왜 (가족들을)보내지 않았는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신 국립남도국악원의 숙소를 이용한 사람은 정부 부처 관계자와 KBS 관계자 등이었다.

▲ 국립남도국악원 시설 조감도

국악원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일을 하는 기관 관계자들이 진도 관내 숙소가 없다며 숙소 이용을 신청한 결과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전남도청, 해양수산부, 교육부 직원들이 국악원 숙소를 이용했다.

KBS 관계자도 국악원 숙소를 이용했다. KBS 관계자는 6인실 2개방을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2일까지 이용했다. KTV 측도 29명의 인원이 내려왔고 11명이 남아 순환근무를 하고 국악원을 숙소로 이용했다. 정부 부처 관계자들이 국악원을 하루 동안 제일 많이 이용한 규모는 80여명이다.

국악원은 지난 2일 진도 관내 다른 숙소업소 이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정부 부처 관계자들의 숙소 이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공지했다.

관계자는 "공식 제안을 했는데 (진도)군에서 왜 수용을 안했는지 잘 모른다. 국악원의 시설이 썩 좋은 것은 아니다. 진도 체육관보다는 나을지도 모르겠다"면서 "그런데 사고 초기 당시 수용 가능한 인원보다 가족들이 많았기 때문에 따로 따로 분산해서 수용하는 게 적절했는지 모르겠고, 진도 체육관 쪽에서 가족들이 모여 공동대응을 한 게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 경찰이 4월 20일 전남 진도군 진도대교 인근에서 청와대 항의 방문을 시도하는 세월호 사고 실종자 가족을 막고 있다. ⓒcbs 노컷뉴스

진도체육관을 숙소로 이용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언론은 가족들의 사생활 보호가 되지 않고 있다며 칸막이 설치 문제를 제기한 바 있고 정부에서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애초 진도 팽목항과 거리도 가깝고 사생활 보장이 될 수 있는 숙박 시설을 갖춘 국립남도국악원이 가족들의 숙소 이용을 공식 제안했음에도 왜 정부 부처 관계자들에게만 숙소가 개방됐는지 의문으로 남는다.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자식 잃고 부모 잃고 친구를 잃은 유가족들은 찬 이성과 함께 냉정해지라고 일부러 찬 바닥을 주었나"라고 분개했다.

한 누리꾼은 "KBS, KTV 언론 보도하는 기자 나으리들은 성체가 한 군대라도 상하면 안되니까 따뜻한 숙소와 샤월실도 있는 곳을 주었나. 그 나으리들은 아주 귀한 옥체를 보존하시나 보다. 자식을 잃은 것이 죄인이로다"라고 꼬집었다.

국악원 관계자는 "지금 같은 경우 가족 분들이 50여명 남아있는데 언제든지 숙소를 이용하겠다면 가능하다는 것이 국악원의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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