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유가족 청와대 항의방문, 시민 동참.. 장기화 조짐

오동현 입력 2014. 5. 9. 13:59 수정 2014. 5. 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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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나운채 정성원 인턴기자 = 각계 시민사회단체 및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세월호 침몰사고 유가족들과 뜻을 함께하기 위해 청와대 앞으로 속속 집결하고 있다.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지난 8일 밤 공영방송 KBS를 항의 방문하고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서울로 상경했지만 경찰의 저지로 청와대 인근 청운파출소 앞 도로에서 밤을 지샜다.

유가족들은 9일 오후 1시 현재까지 경찰에 가로막혀 대치 중이다.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의 가족들도 합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들의 항의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경찰들의 경비도 삼엄해졌다. 유가족들이 모여있는 주변을 3겹으로 둘러싸고 청와대로 향하는 골목 곳곳마다 경력을 배치했다.

한 경찰의 무전기에서는 "(유가족)이동시 신속하게 고착하고 해산절차를 밟도록 하고, 해산 안 할 경우 검거하고, 전과정 채증 철저히 하라"는 지시사항이 흘러나왔다.

이에 뒤질세라 시민사회단체 및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유가족들에게 지지를 보내며 대국민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유가족들은 대통령 면담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자리를 뜰 수 없다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모두에게 알려주시고, 이곳으로 가능한 한 빨리 모여달라. 지금 안산에서도 가족들과 시민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 "지인과 동료들에게 연락해주시고, SNS 등 다양한 경로로 알려달라. 저마다 함께 나눌 수 있는 작은 움직임을 만들어주시고, 큰 기적을 만들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를 언급할 때마다 유가족들은 오히려 실망과 분노로 가슴앓이를 해야 했다"며 "필요한 것이 있으면 이야기하라며 가더니 유가족들이 만나달라고 찾아오니 길을 막았다"고 대통령을 비판했다.

일부 유가족들은 시간이 오래 흐른 탓에 힘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채 자녀의 영정사진을 들고 있었다. 이들과 함께하기로 한 시민단체들은 테이블 위에 차, 음료, 빵 등의 음식과 탕비약을 비치했다.

참여연대 측에서는 노란종이와 끈을 준비해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수시로 종이배와 리본을 만들었다. 이에 일부 시민들도 지나가다 멈춰 서서 같이 리본과 종이배를 접곤 했다.

종이배를 접고 있던 시민은 "우연히 이 모습을 보고 지나칠 수 없어서 왔다"며 "세월호 참사는 모든 국민이 슬퍼하는 사고다.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가족들이 평안을 되찾았으면 하는 염원을 담아 종이배를 접었다"고 말했다.

유가족들 주변에 주차된 경찰 버스에는 '사랑한다', '같이 울겠습니다',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와 같은 글귀가 적힌 종이배가 붙여졌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이 종이배에는 실종자들이 무사히 돌아왔으면 하는 희망과 안타깝게 돌아가신 분들이 부디 편안히 잠드시길 바라는 염원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효자동 인근 주민들은 따사로운 햇살을 거리에 앉아 그대로 맞고 있는 유가족들을 위해 간이 종이 모자를 제작해 나눠줬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참여연대는)유가족들이 안쓰러워 돕기 위해 모인 것"이라면서 "(유가족들의) 절박하고 정당한 목소리에 함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이 KBS· 등 편파방송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최종책임자이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유가족들의 행동을 통제하려고 하는 청와대에 항의하는 것은 너무나도 정당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가족들이 청와대로 향하는 소식을 듣고 (시민들)너나할거 없이 모여들어 슬픔과 분노를 함께 하고 있다"며 "그 대상이 편파방송을 일삼는 공영방송과 이 모든 사항에 책임을 회피하고 은폐하려는 청와대로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박성식 민주노총 대변인은 "어제 밤부터 몇명이 상황파악을 하고 유가족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현장에서 함께하고 있다. 조직적 차원의 참여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상황파악이 된 향후에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번 참사에 진심으로 슬퍼하는 한 국민의 마음으로 활동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사고는 노조가 조직적으로 나서서 깃발을 들거나 해서는 안된다. 노조 소속의 활동가라기 보단 슬픔을 함께 나누고픈 국민의 한 사람으로 노조원들이 참여하여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가족들은 KBS 김시곤 보도국장이 지난달 말 부서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항의하며 KBS 길환영 사장과 김 국장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논란에 대해 김 국장은 "세월호 침몰 사고 뉴스 특보가 한창일 때 안전불감증에 대한 뉴스 시리즈를 기획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며 한달에 500명 이상 숨지고 있는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워야 한다는 취지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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