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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보도국장 발언 파문.. '세월호 민심'에 속타는 靑

입력 2014. 05. 10. 02:37 수정 2014. 05. 1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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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를 비교한 KBS 보도국장 발언 파문이 일부 시민단체의 정권퇴진 선동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자 청와대가 다급히 민심수습에 나섰다. 발언의 진위 여부를 떠나 박근혜정부가 이번 사고의 파급력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 한다는 뉘앙스를 풍기지 않겠다는 스탠스다.

이정현 홍보수석과 박준우 정무수석은 9일 오전 9시20분부터 11시까지 항의차 청와대를 방문한 세월호 희생자 유족 대표 2인과 새정치민주연합 전해철 의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 1명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유족 대표 등은 "참사 희생자 수가 한 달 발생하는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적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진 KBS 김시곤 보도국장 퇴진과 KBS 사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도 요청했다.

이들의 표면적 요구는 "어떻게 KBS 보도국장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반드시 청와대가 나서 인사조치하라"는 것이었지만, 이를 통해 정부의 사고대처 과정 전반에 대한 분노를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특히 전날 밤 KBS에 항의하고 이날 새벽 청와대를 항의 방문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던 것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두 수석은 뒤늦게나마 김 보도국장이 자진사퇴했으며, KBS 내부에서도 자체적인 조치를 취한 만큼 요구사항이 충분히 수용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과의 면담에 대해선 "이 사안과 관련해 대통령이 뭐라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며 완곡하게 거절했다. 또 "이번 사고와 관련해 여러 조치를 준비하고 있고 조만간 발표할 것이다. 가족들이 또 다른 의견이 있어서 전달한다면 적극 검토할 것"이라는 박 대통령의 간접 메시지도 전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청와대는 '세월호 민심' 흐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주말 촛불시위가 비교적 조용히 끝난 마당에 국민여론이 또다시 "정부가 공영방송인 KBS까지 동원해 사고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식으로 흘러갈 경우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촛불사태'처럼 걷잡을 수 없는 반(反)정부 시위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국회 최고위원 및 여객선 침몰사고 대책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국민이 상처받는 상황에서 국정원 2차장에 공안검사 출신을 앉히고 KBS 수신료 인상안을 (여당이) 단독 상정한 것은 민심을 쉽게 생각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유족들 가슴에 대못을 박은 KBS를 누가 국민의 공영방송이라 생각하겠느냐"고 가세했다.

발언 파문 당사자인 김 국장은 오후 2시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논란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세월호 참사와 교통사고는 모두 '안전불감증'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회식 자리에서 이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정치 이슈화하려는 노조와 일부 언론들 때문에 논란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며 "일방적 주장을 하고 반론을 싣지 않는다면 명예훼손과 손해배상 청구까지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어 "보도국 독립성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면서 "언론 공정성을 침해하고 있는 길환영 KBS 사장도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유가족 등은 전날 밤 10시쯤 KBS를 방문했다가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새벽 3시50분쯤 청와대 진입로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으로 자리를 옮겨 밤샘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노조원과 시민단체 회원이 다수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이 어린 자녀를 잃은 학부모들의 슬픔에 편승해 정치적 선동에 나서는 등 정파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청와대는 "120명 정도만 희생자 유가족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신창호 김미나 전수민 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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