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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앞에 어떻게 고개를 드나" 말수 크게 줄어든 朴 대통령

입력 2014. 05. 14. 03:28 수정 2014. 05. 14.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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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이후 두 번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가 열린 13일 오전 10시 청와대 세종실. 처음부터 무거운 분위기가 가득찼다. 침몰한 세월호에서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력함을 자각한 듯 각 부처 장관들은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리에 앉자마자 모두발언을 했다. "그동안 많은 의견을 수렴했고, 연구 검토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조만간 대국민담화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오늘 회의에선 국가재난안전제도를 어떻게 정착시킬지 집중 논의할 겁니다."

채 1분도 안 되는 모두발언으로 개의를 선언한 것이다.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박 대통령이 이렇게 짧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남긴 적은 없었다. '만기친람(萬機親覽)'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국정 현안 하나하나 세세하게 언급했던 평소와 전혀 달랐다.

이렇게 시작된 국무회의는 낮 12시50분까지 이어졌다. 먼저 세월호 관련 안전대책에 대한 난상토론이 박 대통령과 국무위원들 사이에 진행됐다. 장관들은 돌아가면서 현재의 재난대책 문제점과 이번 사고를 통해 드러난 정부의 잘못 등을 가감 없이 발언했고, 박 대통령은 주로 들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취임 초기에 공직 기강을 다잡지 못한 데 대한 회한을 얘기한 바 있다. 장관들은 박 대통령의 회한만큼이나 깊이 자아비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앞에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라는 얘기도 오갔을 것으로 짐작된다. 자기 부처에만 관련된 게 아니라 정부 전반에 나타난 문제점을 서로 지적하기도 하고, 왜 그런 문제를 스스로 고치지 못했는지 반성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회의 뒤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오늘 국무회의 토론은 세월호 사후대책과 안전대책, 공직사회 개혁방안 등에 대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민 대변인은 이어 "무슨 방안 같은 걸 서면으로 돌리고 이를 발표하는 식이 아니었다"고도 했다. "새로운 대책을 어느 장관이 꺼내면 이를 놓고 다른 장관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식"이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중간중간 장관들의 견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그렇지만 일상적인 국무회의 때보다 훨씬 말수가 적었다는 전언이다. 이번 회의를 통해 조만간 발표할 대국민담화의 방향과 가닥을 잡겠다는 결심이 선 듯했다는 것이다. 담화엔 본인의 진솔한 사과와 함께 국가재난안전 마스터플랜, 관피아(관료 마피아) 척결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다.

난상토론으로 점심시간도 넘긴 국무회의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기초연급법 관련 안건을 10분 만에 만장일치로 의결한 채 끝이 났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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